“국내자생테러 예방해야”
한국테러학회장, 스페인·영국의 자생테러를 “소수집단에 대한 차별과 편견”으로 분석, 우리 사회의 소수집단 통합노력 강조
“국제결혼 이민자, 외국인 노동자, 북한이탈주민 등의 국내유입 증가에 따라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유형의 차별과 편견 등은 한국에서 사회적 갈등의 근원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자생테러의 잠재적 원인으로 작용하여 한국의 새로운 테러환경이 될 수도 있다”
최근 자국민에 의해 발생하는 자생적 테러리즘(homegrown terrorism)이 새로운 위협으로 대두됨에 따라, 한국에서의 자생적 테러 발생 가능성을 제기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강조하는 논문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테러학회 회장이자 호원대학교 법경찰학부 교수인 이만종 교수는 금년 2월 국가정보원에서 발행한 「대테러정책연구논총」 제8호에 ‘국내 자생테러의 위협과 우리의 대비전략’이란 주제로, 2004년 스페인, 2005년 영국에서 발생한 테러가 국제 테러분자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국민에 의해 발생한 테러라는 점을 지적하고, 그 원인을 분석해 한국에서의 자생적 테러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스페인 마드리드 및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테러가 해당 국가에서 다양한 형태의 온갖 차별과 멸시를 받아왔던 파키스탄과 모로코에서 이주한 부모를 둔 자국 국민에 의해 자행되었다”며, “이들의 좌절이 테러로 분출되었다”고 분석했다.
(국내)자생테러란 국제테러집단에 의한 국제(외입)테러와 구별(또는 대칭)되는 개념으로 이민 2-3세대로 태어나서 자라고 교육받은 자국민에 의해 국가내부에서 발생한 테러를 의미한다.
특히 이 교수는 “이제 지하드(jihad: 聖戰)전사는 비디오 선전물과 인터넷 등을 통해 집에서 길러진다”며, 수십 개 넘게 운영되고 있는 인터넷 과격무장단체의 테러교육 프로그램에는 체력단련을 비롯한 무기사용법, 폭탄제조, 자폭테러 수구세력에 대한 소탕작전, 게릴라전 수행 및 대처방법, 통치구조 구성방법, 정보기관 설립, 포로 및 반대세력 처형방법 등 “정규군보다 더 강력한 킬러를 만들어 내는 정교한 훈련프로그램으로 가득 차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자생테러의 훈련과 전술을 설명하면서 이 교수는 자생테러의 주요사례로 3․11 마드리드 테러와 7․7 런던 테러의 사례를 들고 특징과 교훈을 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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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테러는 2004년 3월 11일 오전 6시 39분, 하루 평균 65만 명이 이용하는 스페인 마드리드 남부 아토차(Atocha)역 4개의 교외선 통근열차에서 10개의 폭탄(총 200Kg)이 연쇄적으로 폭발해 202명이 사망하고 2,000여명이 부상당한 테러다.
테러 발생 28일 후인 4월 3일, 스페인 경찰은 마드리드 남쪽의 한 아파트에서 모로코인 또는 모로코계 스페인인 11명, 인도인 2명, 스페인인 2명, 시리아인 3명 등 테러 용의자들을 체포하는 등 총 76명의 테러 혐의자를 체포해 25명을 테러범으로 구속했다. 테러범들은 대부분 모로코계 스페인 이민 2세이거나 모로코인으로 밝혀졌다.
이 교수는 3․11 마드리드 테러의 특징을 “△인터넷을 이용한 초국가적 연계조직에 의한 테러 △ 테러 수단으로 첨단장비 사용 △ 테러 가담 인원의 증가” 등으로 파악했다.
런던 테러는 2005년 7월 7일 오전 8시 49분부터 1시간 30분 동안 런던 금융 중심가의 지하철에서 연쇄 폭탄 폭발사건이 발생해 56명이 사망하고 700여명이 부상당한 테러다. 테러범 4명은 4.5kg이 든 폭탄배낭을 메고 킹스크로스역으로 집결하여 목표물을 향해 분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4명 모두 파키스탄계 영국 시민권자로 폭발현장에서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런던 테러도 종전의 대규모 테러와 달리 영국에서 태어나고 영국에서 자란 파키스탄계 영국인들이 자행한 자생적 자폭테러다. 테러범들은 영국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민주주의를 교육받았지만 소수자(minority)로 갖은 차별과 멸시를 받으며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이민세대의 자손이었다.
이 교수는 런던 테러의 특징을 “△대형 테러가 얼마나 쉽게 일어날 수 있는가를 보여준 점 △ 알카에다와 관련이 있다는 점” 을 들었다.
또한 이 교수는 미국에서 자라난 자생적 테러로 지난 2010년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 폭탄테러 기도사건과 미국 여성의 이슬람 테러리스트단체 가입사건, 지난 2009년 텍사스주 포트 후드 총기난사 사건 등도 사례로 들면서 “2000년대 인터넷의 급속한 발달로 과격 무슬림 동영상이 확산되면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의 민간인 학살 등에 ‘도덕적 분노’를 느낀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의 자생테러의 위협과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한국사회의 소수 집단으로 등장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와 국제결혼으로 인한 외국인 배우자들과 이들의 자녀에 대한 차별과 편견의 문제 등이 강도 높은 사회적 갈등의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들이 받는 고통과 좌절이 분노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우리 정부와 사회가 외국인 노동자를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데 인색했으며,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국제결혼의 추세를 감안해 이들과 이들의 2세를 포용하는 다민족․다인종 사회로의 전환에 인색했다는 지적과도 일치하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이 교수는 “작년에 이미 2만명을 넘어선 북한 이탈주민들을 한국사회가 포용하지 못하고 감싸주지 못한다면 이들도 한국사회로부터 소외될 수 밖에 없다”며, “외국인 근로자, 국제결혼자 및 그 2세, 새터민들이 한국사회에서 계속 차별을 받아 좌절하게 된다면 한국사회를 불안정하게 하려는 세력들이 이들의 불만을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이용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아울러 스페인․영국과 한국의 유사성을 “△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 전쟁 참여 △ 한국의 외국인 근로자, 혼혈아, 그리고 새터민이 영국․스페인의 이민 2세들처럼 한국사회로부터 차별을 받아 고통과 좌절을 겪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한국에서의 대형 자생테러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자생테러의 예방을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먼저 “대테러 활동의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테러단체들의 활동을 막기 위해서는 여행규제, 입국통제, 강제출국, 동향관찰, 감청 등의 방법이 필요한데 국내법상으로는 어려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디지털 지하드 시대에 맞는 대테러전략 수립, 테러에 대한 정보의 국제공유를 위한 노력 강화, 엄격한 출입국관리, 테러의 목표물이 과거 여객기나 정부건물 등 ‘경성목표물(hard target)’을 노리는 데서 지하철․기차와 같은 ‘연성목표물(soft target)’로 옮겨간바 이에 대한 대책 수립, 테러관련 정보활동 및 철저한 테러관련자 감시활동, 아랍권이나 회교권에서 유학 오는 이공계 학생들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근원적인 해결방안은 “사회통합에 걸림돌이 되는 사회 곳곳의 차별요소들을 찾아내 없애고 보완해 나가는 것”이라며, 한국의 외국인 근로자, 혼혈아, 그리고 새터민들에 대해 정부와 사회는 이들을 한국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열린 정책과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