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일 "한반도 통일은 3단계로"
"제1단계: 북한의 '체제전환' 추진 단계, 제2단계: 남·북의 '경제통합, 사회문화통합' 단계, 3단계" 남북한 '정치통합', '법률제도통합'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동북아는 물론 동아시아에서 번영과 평화의 신질서가 구축되기 위해서는 한반도 통일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조선일보와 공동으로 개최한 '한반도 통일 및 동북아 번영 국제 컨퍼런스'에서다.
박세일 이사장은 이 날 한·중·일·러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와 석학들이 참석한 컨퍼런스에서 한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통일을 전제한 동북아시아 내지 동아시아의 통합을 통해 새로운 아시아의 역사를 창조하자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여기서 "동북아 다자주의에 기초한 [경제-안보 공동체]라는 [신뢰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실패하면 동북아에서는 다시 신 냉전(new cold war)이 시작될 것이며, 무한 갈등과 무한 대립의 시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측하고 신뢰공동체 성공을 위한 불가결한 전제조건으로 "한반도 통일"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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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한반도가 분단되어 있는 한 동북아 공동체는 불가능하며 아시아의 미래는 번영과 평화의 방향으로 나가지 못한다"며 "따라서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한반도 문제는 한민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는 물론 동아시아, 나아가 아시아 전체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신 동아시아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우선 "'한반도 통일 이후의 비전'과 '통일과정의 전략'이 나와야 하고, 남북의 주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 내용과 이웃나라들이 지지할 수 있는 합리적 내용이 나와야 하고 그 전 과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구체적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이를 위한 안보와 관련해서는 ▲통일한반도는 비핵화 원칙과 동북아에 비핵회랑을 조성, 확대 ▲군축을 포함한 '아시아 영구평화' 제도적 노력과 신뢰체제 구축 ▲동북아 안보공동체 정착 때까지 주한미군의 '남한에만' 계속 주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한반도 통일과 관련해서는 ▲북한정권의 비핵화와 개혁, 개방의 희망과 환영, 체제전환이 불가피시 북한에 남한과 합작할 수 있는 '비핵, 개혁, 개방정권'의 등장 희망 ▲남북통합의 성공적 운영 위해 남과 북의 일정기간 행정적- 경제적으로 별도의 관리단위로 운영 ▲북한의 개혁개방과 남북통합의 각 단계를 성공적으로 이끌 구체적 청사진을 준비 등을 제시하고 이와 관련해 "통일은 적어도 3단계를 거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의 기조연설 전문 내용임.(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기조연설]
통일한반도를 통해 [아시아 평화의 시대]를 열자
오늘 우리는 동북아의 미래 더 나아가 아시아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우리는 오늘 [실패의 동북아]가 아니라 [성공의 동북아], 갈등과 대립 그리고 가난의 아시아가 아니라, 발전과 번영 그리고 평화의 아시아를 위하여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지금부터 5년 내지 10년 안에 우리들이 과연 어떠한 결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동북아와 아시아 100년의 미래역사가 과연 평화와 번영의 시대가 될 수 있는지 아니면 전쟁과 낙후의 시대가 될 수 있는지 그 여부가 결정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동북아, 그리고 아시아는 지금 문명사적으로 새로운 국제질서, 새로운 국제적 가치의 등장을 기대하는 과도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지난 2000년 간 동아시아의 국제질서는 항상 중앙과 변두리가 위계적으로 관계하는 [수직적 국제질서]였습니다. 오랫동안 중국의 [패권적 중화주의]가 아시아의 중심에 있었고 근세에는 일본의 [침략적 제국주의]가 아시아의 중심에 서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냉전의 시대로 여전히 아시아의 국제질서는 동과 서라는 두 축(bi-polar)을 중심으로 위계적으로 수직적이었습니다.
이제 냉전이 끝난 이후 세계는 새로운 동북아 질서, 동아시아 질서를, 그리고 그 새로운 질서를 뒷받침할 새로운 국제적 가치관 아시아 평화철학 내지 아시아 평화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21세기 세계화 정보화 민주화 시대에 걸 맞는 바람직한 새로운 동아시아질서는 호혜 평등한 주권국가들 간의 상호존중과 협력의 수평적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국에 의한 일방주의(unilateralism)가 아니라 모든 국가들이 평등하게 참여하는 다자주의(multilateralism)에 기초해 이 지역의 각종 문제들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이 지역에서 세계화, 정보화, 민주화가 성공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동아시아공동체] 더 나아가 [아시아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경제 공동체]로만 그치지 않고 [안보 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1세기 동북아시아, 우리 앞에는 두 개의 길이 놓여 있습니다.
하나는 발전과 번영, 그리고 그 결과로서는 평화와 화목의 길입니다.
동북아와 동아시아에 진정한 [경제 공동체]가 만들어지면 곧 발전과 번영이 오고 이 과정에서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안보 공동체]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러면 아시아의 미래는 번영과 평화가 될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갈등과 대립, 그리고 그 결과로서는 빈곤과 낙후의 길입니다.
동북아 다자주의에 기초한 [경제-안보 공동체]라는 [신뢰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실패하면 동북아에서는 다시 신 냉전(new cold war)이 시작될 것이며, 무한 갈등과 무한 대립의 시대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런데 동북아에 다자주의에 기초한 [경제-안보 공동체]라는 신뢰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데 성공하려면 불가결한 한 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한반도 통일]입니다. 한반도가 분단되어 있는 한 동북아 공동체는 불가능하며 아시아의 미래는 번영과 평화의 방향으로 나가지 못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은 한반도의 문제는 한민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는 물론 동아시아, 나아가 아시아 전체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는 사실입니다.
중국이 자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변방의 안전을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진정한 변방의 안정은 한반도 분단이 지속되는 한 올 수 없습니다. 한반도가 통일된 이후 우리 모두가 동북 3성과 연해주의 개발 등을 통해 [신 동북아 시대]를 열어나가면서 동북아에 [경제-안보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일을 성공시켜야만 비로소 중국의 변방은 태평성대가 될 것이고 중국은 화평굴기(peaceful rising)를 계속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은 이미 성숙한 선진 국가입니다. 그러나 구조적 재정적자와 급속한 고령화, 소자화로 인하여 빠르게 활기를 잃고 있습니다. 일본경제사회가 한 번 더 도약하고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길은 국내보다 국외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동북아공동체, 아시아공동체 구성을 주도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반도 통일이 전제되지 않고는 동북아 공동체, 아시아 공동체는 현실화될 수 없습니다.
러시아는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있는 유라시아의 대국입니다. 지금 세계경제권력의 중심은 빠르게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러시아가 21세기 더욱 발전하려면 지금까지의 [유럽 중심의 러시아]에서 [아시아 중심의 러시아]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반도 통일 이후 동북아공동체가 성공하게 되면 반드시 시베리아개발 그리고 중앙아시아와의 경제협력 등을 통하여 [신 유라시아 시대]를 여는 방향으로 역사발전이 이루어지리라 확신합니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와 동아시아 모두의 이익이 될 것입니다.
미국의 최대 관심은 동북아, 동아시아에서 새로운 팽창적 패권주의가 등장하지 않고 수평적 국제질서와 다자주의에 기초한 [경제-안보 공동체]가 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번영과 평화의 동아시아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갈수록 제1의 세계의 질서창조자 내지 리자로서의 역할이 점점 힘들어 질 것입니다. 따라서 동아시아에서 자생적 평화와 번영의 질서가 만들어지는 것이 미국에게도 큰 이익이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한반도의 통일]과 [신 동북아 시대]내지 [신 동아시아 시대]를 열기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등장합니다. 실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하여 오늘 이 자리에 5개 국가의 석학들이 모였습니다. 여러분들의 지혜와 경륜이 이 문제를 푸는데 크게 빛이 되고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우선 두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다자주의에 기초한 [동북아, 동아시아의 안보 비전]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비전은 모든 관련 국가들이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통일한반도를 포함하여 동북아, 동아시아에 어떠한 집단안보가 가능한가, 집단안보 실현을 위한 비전과 전략은 무엇인가 그리고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등이 나와야 할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한반도 [통일 이후의 비전]과 [통일과정의 전략]이 나와야 합니다. 남북의 주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 내용, 그리고 이웃나라들이 지지할 수 있는 합리적 내용이 나와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통일 이후의 비전]과 [통일과정의 전략] 그리고 그 전 과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구체적 로드맵이 나와야 합니다.
이상의 두 가지 문제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안보와 관련해서는
첫째, 통일한반도는 비핵화의 원칙을 지켜나가야 합니다. 동북아에 비핵회랑을 만들어 이를 점차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통일한반도는 다자주의에 기초한 [동북아의 안보공동체][집단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적극 앞장서야 합니다. 군축을 포함하여 [아시아의 영구평화]를 위한 제도적 노력과 신뢰체제 구축에 앞장서야 합니다.
셋째, 주한미군은 [동북아의 안보공동체]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때까지 [남한에만]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모든 관계국에게 이익이 됩니다.
다음 한반도 통일과 관련해서는
첫째, 북한정권이 비핵화와 개혁, 개방의 길을 가는 것을 우리는 무엇보다 희망하고 환영하고 지지합니다. 그러나 북한정권이 개혁, 개방을 못하고 그 결과 체제전환이 불가피해질 때 우리는 북한에 남한과 합작할 수 있는 [비핵, 개혁, 개방정권]이 등장할 것을 희망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분단시대의 [과거 잘못을 묻지 않고]대동단결하여 남북통합의 길로 나갈 것이고, 그 다음에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과 협력하여 발전과 평화의 [신 동북아시대], [신 유라시아 시대]를 열어 나갈 것입니다.
둘째, 북의 [비핵, 개혁, 개방정권]과 남이 힘을 합쳐 남북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룩하기 위해서는 남과 북을 일정기간 행정적- 경제적으로 별도의 관리단위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즉 일정기간 북에 [행정-경제특별구역]을 설치하여 남과는 별도관리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결국 일정기간 일국양제(一國兩制)의 시기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그 기간 동안 남북간의 인적 물적 교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남과 북이 일정기간 별도관리 되어야 하는 이유는 본격적 남북통합이전에 북한의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의 [체제전환이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북한의 개혁개방과 남북통합의 각 단계를 성공적으로 이끌 구체적 청사진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통일은 적어도 3단계를 거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통일의 제1단계는 북한경제의 [체제전환]을 추진하는 단계입니다. 즉, 남한과의 통합과 경제의 대외개방을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북한경제를 지금까지의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전환시키는 노력과 더불어 본격적 남한경제와의 통합 그리고 앞으로 있을 대외개방을 위해 북한의 새로 도입된 시장경제의 기초를 튼튼히 하는 단계입니다.
제2단계는 남과 북의 [경제통합, 사회문화통합]의 단계입니다. 어느 정도 체제전환과 시장경제의 발전기초가 구축된 다음에는 남과 북의 경제통합, 그리고 사회통합의 과정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상품시장통합]과 [자본시장통합] 그리고 [노동시장통합][사회보장통합]이 이루어져야 하며, 동시에 [교육통합][방송 언론통합][문화 예술통합] 등의 단계를 밟아 나가야 합니다.
마지막 제3단계는 남북한 [정치통합],[법률제도통합]의 단계입니다. 즉, 한반도 전체에 단일 통치기구와 단일 법률체계를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위에서 제시한 각 단계의 통합을 추진할 구체적 청사진을 준비하여야 합니다. 혹자는 만일 북한의 변화가 급격히 이루어지면 과연 이상과 같은 단계적 접근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합니다. 그러나 비록 급격한 변화가 있다 하여도 결국은 일정기간의 혼돈 후에는 질서가 등장하지 않을 수 없고, 우리가 성공적 통합을 목표로 한다면, 그 새로운 질서 속에서 불가피 단계적 통합을 추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3단계의 통합이 시간적으로 단기간에 압축적으로 이루어 질 수도 있고,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착실히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공적 통일을 위해선 역사변화에 중간단계의 생략은 어렵습니다.
특히 정치통합을 경제통합 보다 뒤에 두는 이유는 남북통합과정에서 정치인들의 인기영합적 포퓰리즘의 등장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정치인들의 정파적 단기적 이해관계가 독일의 경험에서와 같이 [통합과정의 왜곡],[통합비용의 증대]를 결과하기 쉽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한반도의 통일은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새로운 동북아의 새로운 번영과 평화의 [21세기 아시아]를 만드는 역사적 대사업입니다. 남한과 북한주민만이 아니라 이웃나라 국민들이 모두 함께 새로운 동북아, 새로운 아시아의 역사를 창조해 나가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방향 - 아시아 평화의 시대 - 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데 가장 큰 장애가 있습니다. 그것을 저는 우리 사이에 있는 [20세기적 냉전적 사고]와 [상호불신의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더 이상 냉전의 시대가 아닙니다. 상호협력과 공존공영의 시대입니다. 그런데 우리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 [냉전적 사고]와 [불신의 문화]가 아직 남아 있어 아시아의 역사발전에 큰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동북아 나아가 아시아에 번영과 평화의 신 질서가 구축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새로운 가치관 냉전과 불신을 극복하고 미래지향적인 보편적 아시아적 가치에 기초한 아시아 평화철학 내지 아시아 평화론이 나와야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오신 국내외 석학 여러분들이 이 지역에 남아 있는 [냉전적 사고-불신의 문화]를 극복하는데 앞장서 주시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아시아 평화의 철학- 아시아 평화론]을 창조하고 확산시키는데 앞장서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평화의 신아시아의 시대를 열기 위한 성공적인 [한반도의 통합]과 성공적인 [동북아시아 내지 동아시아의 통합]을 위해 여러분들의 지혜와 경험을 함께 나누어 주시길 기대합니다.
역사의 큰 변화는 항상 작은 데서 시작됩니다. 큰 물리적 변화도 작은 생각의 변화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저는 오늘의 이 모임이 비록 큰 모임은 아니지만 21세기 동북아, 나아가 아시아 전체의 역사를 크게 바꾸는데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또한 반드시 그렇게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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