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의 헌법규정화 바람직한가?
행정·법학 전문가, “잦은 정부조직 개편은 국가미래 망친다!” 對 “시대흐름 반영해 바꿀 수 있어야” 찬·반 토론
현재 법률에 규정된 정부조직 개편을 헌법에 규정화하는 문제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바른사회헌법포럼(공동대표 김재광)은 12일 오전, 서울 정동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세미나실에서 무분별한 정부조직 개편의 문제를 두고 ‘정부조직의 헌법규정화, 무분별한 조직개편의 제동장치 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법학․행정학계의 전문가들이 팽팽한 논쟁을 펼쳤다.
이는 그동안 새로운 정부가 탄생할 때마다 정부조직과 이름이 변경되면서 사무분배가 원칙없이 이루어져 능률이 떨어지고 국민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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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는 행정부 조직 구성의 문제점으로 “역대 정부가 행정각부를 구성하는 잣대가 주로 정치적 목적에 기인하다 보니 부처 명칭이 수시로 바뀌고 사무배분도 원칙이 없어 위인설관의 문제와 인사 갈등을 통해 체계성과 효율성이 저하되었다”면서 이로 인해 국민의 불신을 초래하는 부작용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년 말 대통령이 선출되면 첫 과제로 추진될 정부조직 개편은 “정치적 논리가 아닌 법치주의적 관점에서 개편되어야 한다”며,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바를 적시해 사무배분에 따른 확실하고 대표적인 명칭을 사용해 체계적이고 능률성을 극대화하는 개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성균관대 교수는 “정부조직 사항을 헌법으로 정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정부조직의 헌법규정화에 찬성의 뜻을 표했다.
또한 김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정보통신부 해체를 예를 들어 무분별한 조직개편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IT산업의 미래를 우려했다.
정보통신부를 없애고 그 기능과 권한을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지식경제부로 이관한 후 구체적인 성과나 평가가 나오기도 전에 벌써 차기 정부의 IT 거버넌스 개편방향이 논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차기 정부에서 정보통신부와 같은 IT 총괄부서가 신설된다 한들 이미 여러 부처로 분산된 기능과 권한을 통합하기가 어렵고, 기능과 권한이 통합이 된다 해도 전문인력의 통합은 더더욱 어려우며, 인력의 재통합이 이루어진다 해도 지난 4년 반동안의 업무공백으로 발빠르게 변하는 IT 동향을 따라잡기 어렵다고 비판하면서 잦은 정부조직 개편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한편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 부소장은 “필요성과 효과에 대한 평가가 없는 상태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조직이 수시로 변경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정부조직들을 헌법속에 고정시키는 것은 어렵고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부조직의 헌법 규정화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특정정당이 내건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정부조직 개편은 용인되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작은 정부’를 공약했다면 공약의 실천을 위해서 정부조직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너무 잦은 정부조직의 개편이 불러올 부작용을 낮추는 방안으로, 민주주의 정치체제의 유지에 필요한 핵심적인 부분을 다수결로 변경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창원 한성대 교수도 “정부조직의 유연성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정부조직의 헌법규정화에 반대했다.
덧붙여 이 교수는 “정부조직 개편은 시대의 흐름과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며 차기 정부가 범 정부적 차원에서 ‘고용창출형 정부조직’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들이 어느 때보다 정부에 원하는 것은 일자리 창출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고용부에 일자리 창출의 ‘컨트롤 타워’를 맡기고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확대개편하는 것을 고려할 것을 제안했다.
이명박 정부가 기존의 노동부를 고용노동부로 전환했지만 고용부가 고용정책과 관련해 실질적으로 각 부처를 총괄하고 조정하는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고, 중소기업의 체질강화 없이는 실효성 있는 고용창출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장용근 홍익대 교수도 잦은 정부조직 개편의 폐해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조직을 헌법규정화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러면서 정부조직의 중요한 원칙으로 “국민주권주의에 기초한 전문성의 향상, 직업공무원제에 근거한 정치적 중립과 국민에 대한 책임, 국민 참여의 확대로 정부조직에 대한 통제방안 마련”을 강조했다.
이 날 토론회는 정부조직의 명칭과 기구가 바뀜에 따라 추가적인 유무형의 비용 낭비를 수반한다는 지적과 함께, 새로운 정권의 조직개편 결과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채 개편이 반복되어 온 점을 들어, 앞으로 다가올 대선 이후의 정부조직 개편 움직임에 대해 모두 입을 모아 우려를 표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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