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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미얀마의 민주화 길을 선택할 것인가?

Written by. 정용석   입력 : 2012-11-24 오전 9: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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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9일 미국의 국가원수로서는 처음 미얀마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도 미얀마의 민주화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문하였다. 그는 “독재국가들은 미얀마의 민주화 개혁 길을 따르라”면서 북한을 직접 거명하였다.

 2010년 11월 7일 미얀마 군사정권은 20년 만에 처음 총선을 실시하였고, 그로부터 6일 후 아웅산 수치 야당 지도자에 대한 가택연금도 15년만에 풀었다. 2011년 3월 총선에 의해 출범한 테인 세인 민간 정부는 민주화 개혁의 길로 들어섰다. 세인 장군은 군사정부에서 총리를 지냈다.

 올 4월 실시된 총선에는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도 참여, 군부에 의해 배분된 의석을 모두 휩쓸었다. 세인 대통령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도 받기로 하였으며 언론 검열 등 압제적 통제를 풀기 시작하였다. 미얀마의 민주화 개혁은 거침없이 내달리고 있다.

 여기에 경제적 외교적 제재를 50여년간 가해 오던 미국이 미얀마의 민주화와 개혁개방에 호응, 주저없이 따뜻한 손을 내밀었다. 중국의 동남아 지역 영향권 확대를 저지하기 위한 외교적 책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1년 전 56년만에 미국 국무장관으로서는 힐러리 클린턴 장관이 처음 미얀마를 방문한데 이어 지난 19일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최초로 미얀마를 방문했다. 그는 향후 2년에 걸쳐 1억 7000만 달러를 미얀마 경제 재건에 투입할 것이라고 약속하였다. 

 미얀마가 예상을 뒤엎고 민주화와 개혁에 나선 데는 그럴만한 연유가 있다. 50여년간의 군부독재와 국제적 고립으로 인한 경제파탄, 국제적 경제·외교 제재, 전근대적 농업구조, 낡은 사회간접자본시설, 비효율적이며 경직된 관료체제 등의 질곡 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이다.

 미얀마는 동남아 지역에서 가장 부자 나라로 손꼽혔었으나 군부독재와 사회주의체제 반세기 만에 가장 가난한 나라로 전락되었다.

 특히 미얀마 군부 지도부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강력한 경제·외교적 제재를 풀지 않고서는 빈곤에서 탈출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중국만의 지원으로는 한계를 느꼈던데 기인했다. 그밖에도 아웅산 수치 여사를 비롯한 국내외 민주화 세력의 굴할 줄 모르는 개혁개방 요구도 빼놓을 수 없다.

 똑 같은 맥락에서 북한도 오바마의 주문대로 ‘민주화와 개혁의 길’을 선택할 수 있을는지 국제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북한 지도부에게서는 결코 미얀마처럼 민주화와 개혁개방을 기대할 수 없다. 이유는 네 가지로 집약된다.

 첫째, 미얀마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경제·외교적 제재로 고립무원한 상태에 빠져 민주화와 개혁개방의 필요성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북한은 중국의 경제·군사·외교적 지원으로 그러한 개방개혁의 절박성을 느낄 필요가 없다. 북한 지도부는 개혁개방에 나설 경우 루마니아의 니콜라이 차우셰스크나 리비아의 무하마르 카다피 처럼 반군에 체포돼 처절하게 처단된다고 겁먹고 있다. 2400만 북한 주민들을 배불리 먹이는 것 보다 김정은 로동당 제1비서를 비롯한 지도부 몇몇의 부기영화를 누리기 위해서이다.

 둘째, 미얀마 국민들은 1885-1948년 사이 63년 동안 영국의 식민지로 통치되면서 서방 자유민주주의 정치문화에 부분적이나마 동화 될 수 있었다.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주의 의식화를 말한다. 미얀마 국민들에게 잠재되어 있던 자유민주주의 의식은 군부 지도부에게나 피지배 계층에게나  민주화의 밑거름으로 기여하였다.

 그에 반해 북한은 일본 군국주의 독재체제의 식민통치를 받았고 해방 된 뒤에도 자유민주체제 아닌 소련의 혹독한 공산독재하에 묶여있었다. 그 후에도 북한 지도부나 주민들은 자유민주를 맛 볼 기회 없이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의 가부장제적 독재체제에 길들여져 갔다. 그렇게 길들여진 주민들은 잔혹한 탄압과 감시속에 조직적으로 뛰쳐 나설 저항의식도 용기도 배양될 수 없었다.

 김정은이 스스로 위로부터 개혁개방에 나서지 않는 한 아래로 부터의 민주화와 개방화의 민중적 봉기를 바랄 수 없고 개방개혁도 상당 기간 기대할 수 없다.

 셋째, 미얀마에는 수치 여사와 같은 걸출한 민주화 지도자가 있었지만, 북한에는 뛰어난 지도자가 클 수 없었다. 수치 여사는 비록 15년 동안 가택연금 상태에 빠져 있었지만, 민주화를 열망하는 미얀마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등불로 타오르며 민주화의 불씨를 계속 지펴갈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로 흩어져 활동하는 미얀마 민주세력의 중단없는 민주화 운동도 적지않게 미얀마 군부에게 압력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군부 통치자들은 그들의 함성에 영원히 귀를 틀어막고 살 수 없었던 것이다.
 
 넷째, 미얀마 군부는 북한 집권세력 만큼 잔혹하지 않다. 만약 북한에 수치 여사와 같은 민주화 운동 지도자가 있었다면, 북한은 수치 여사를 미국 첩자로 몰아 가차없이 총살해 버렸을게 틀림없다. 하지만 미얀마 군부는 수치 여사를 가택연금으로 그쳤다.
 
 그런 맥락에서 북한 김정은과 그를 떠받드는 특권층에게서 미얀마식 민주화와 개방화를 바랄 수는 없다. 코끼리가 날기를 기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북한의 민주화와 개혁개방화를 위해서는 세 가지 길 밖에 없다. 하나는 북한에 대한 강경한 국제적 경제·외교제재 이다. 국제적 압력으로 북한을 제2의 미얀마로 길들이는 방법이다. 김정은 권력이 국제적 압박에 못이겨 민주화와 개혁개방의 길로 나설 수밖에 없도록 밀어붙이는 것 그것이다.
  
 다른 하나는 북한 내에서 중국의 덩샤오핑(鄧小平) 같은 실용주의자가 등장, 김정은 세력을 쿠테타로 제거하는 길이다. 또 다른 하나는 루마니아나, 리비아 같이 민중의 봉기로 김정은 일당을 제거하는 것이다. 쉽지는 않지만 가느다란 희망을 걸어 본다. 그 때 비로소 북한 동토의 땅에도 따뜻한 인간의 훈기는 감돌고 평화적 남북통일의 길은 열리기 시작한다.

정용석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국보법개정서명바로가기 : http://konas.net/event/signature.asp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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