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해결해야 할 대북 군사과제
이명박 정부의 임기가 채 3개월도 남지 않았다. 그런데 아직도 미결로 남아있는 대북 군사과제가 있다. 지금 일부 대선후보들은 이런 문제를 간과하고 차기 정부에서 서해 공동어로구역 설정 검토, 남북정상회담 개최 필요성 등을 언급하고 있다. 다음의 과제를 정리하지 않으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실패로 남을 수 있다. 차기 정부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군은 무기력한 군대란 평가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① 북한의 서해NLL 무효화 선언에 대해 정리해야 한다.
북한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2009년 1월 17일 장문의 성명을 통해 “3. 우리의 성의 있는 조치와 아량을 무시하고 조선서해 우리 측 영해에 대한 침범행위가 계속되는 한 우리 혁명적 무장력은 이미 세상에 선포한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을 그대로 고수하게 될 것임을 명백히 밝힌다. 조국이 통일되는 그날까지 조선 서해에는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NLL)’이 아니라 오직 우리가 설정한 해상군사분계선만이 존재하게 될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당시 우리 군은 군사대비태세만 강화했다. 북한의 주장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는 북한에게 ‘NLL무효화 억지주장’을 인정한다는 신호로 잘못 해석될 소지가 없지 않다.
② 북한의 남북 정치·군사 합의사항 무효화 선언에 대해 정리해야 한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009년 1월 30일 성명을 통해 “첫째, 북남사이의 정치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관련한 모든 합의사항들을 무효화한다. 둘째, ‘북남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협력, 교류에 관한 합의서’와 그 부속합의서에 있는 서해 해상군사경계선에 관한 조항들을 폐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우리 국방부와 통일부는 당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북한의 주장은 남북기본합의서, 10·4선언 등 38개 합의서를 더 이상 준수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NLL 무효화를 재차 선언한 것이다. 이후 우리 정부는 더 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답답하다.
③ 북한의 ‘서해5도를 한국영토로 불인정 및 서해5도 주변해역의 한국 함선에 대한 공격위협’에 대해 정리해야 한다.
조선인민군 판문점 대표부는 2009년 5월 27일 성명을 통해 “3. 당면하여 조선서해 우리의 서북쪽 영해에 있는 남측 5개 섬(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의 법적지위와 그 주변에서 활동하는 미제침략군과 괴뢰해군함선 및 일반 선박들의 안전항해를 담보할 수 없게 될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유엔군사령부는 2009년 5월 28일 “정전협정은 북한을 포함한 모든 서명 당사국들에 현재도 유효하며 구속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는 군사 대비태세를 강화했을 뿐 특별한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더욱 답답한 일이다.
④ 천안함 폭침도발을 해결해야 한다.
북한은 연어급 잠수정을 서해NLL 남쪽으로 침투시켜 2010년 3월 26일 야간에 천안함을 어뢰로 공격하여 폭침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에게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해왔다. 그런데 북한은 오히려 천안함 폭침은 ‘한국 정부의 자작극’이라고 억지주장을 하고 있다. 그동안 두 차례의 남북군사회담을 개최했으나 북한은 억지주장만 되풀이 했다. 이후 우리 정부는 별다른 군사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인민군 판문점대표부의 협박(2009.5.27)을 행동에 옮긴 것이 천안함 폭침도발이다. 이런데도 불굴하고 우리 정부가 이렇게 시간만 허비한다면 일부 국민은 북한의 주장을 더욱 믿게 될 것이다.
⑤ 연평도 포격도발을 해결해야 한다.
북한은 2010년 11월 23일 주간에 해안포/방사포로 두 차례에 걸쳐 연평도를 포격했다. 민간인 거주지역도 무차별로 공격했다. 북한은 우리 연평부대가 북한의 영해에 사격훈련을 했기 때문에 자위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억지주장을 하고 있다. 우리는 연평도 남쪽과 남서쪽 해상(NLL 이남 우리 수역)에 대해 국제기구를 통해 사전통고까지 하고 사격을 했다. 이런 훈련은 수십 년 동안 계속해온 것이다. 그동안 한차례의 남북군사회담을 개최했으나 북한은 억지주장만 되풀이 했다. 이후 우리 정부는 별다른 군사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결국 북한군 판문점대표부의 공격위협(2009.5.27)을 수용하는 모양새가 되어 가고 있다.
⑥ 북한 국방위의 ‘서해NLL 부정’에 대해 대응해야 한다.
북한 어선이 2012년 9월 12일~9월 25일간 서해NLL을 7회에 걸쳐 26척이 월선·침범했다. 북한 국방위는 2012년 9월 29일 서해NLL은 미군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유령선’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방위는 “10·4 선언에 명기된 서해에서의 공동어로와 평화수역 설정문제는 북방한계선 자체의 불법무법성을 전제로 한 북남 합의조치의 하나”라며 “북방한계선 존중을 전제로 10·4선언에서 합의된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박근혜의 떠벌임이나 다른 괴뢰 당국자들의 북방한계선 고수주장은 그 어느 것이나 예외 없이 북남 공동합의의 경위와 내용조차 모르는 무지의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 합의 시 공동어로구역은 NLL을 무시하고 설정하기로 했다는 암시다. 우리 국방부는 특이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⑦ 노무현 대통령의 NLL관련 대화록을 확인해야 한다.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2012년 10월 8일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2007년 10월 3일 남북정상 회담을 가졌다”면서 “대화록에서 노 전 대통령은 김정일에게 ‘NLL 때문에 골치 아프다. 미국이 땅따먹기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니까. 남측은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며 공동어로 활동을 하면 NLL 문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며 구두 약속을 해줬다”고 주장했다. 당시의 녹취록이 국정원에 보관되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하여 상당수가 이미 이를 열람했다. 국민만 모르고 있다. 재향군인회, 국민행동본부 등 안보단체들은 이에 대한 진실을 요구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북한이 서해NLL을 지속적으로 무효화하고, 서해5도의 법적지위를 부정하고 있는데도 우리는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천안함을 폭침하고 연평도를 무차별로 포격한 사유를 따져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국방부는 하루 속히 남북 장성급회담을 열어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konas)
김성만(예비역 해군중장, 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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