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의 세계화와 한국의 군사외교
본래 세계화(globalization)란 경제 분야에서 국가 및 지역간에 존재하던 상품, 서비스, 자본, 노동, 정보 등에 대한 인위적 장벽이 제거되어 세계가 거대한 단일시장으로 통합되어 가는 추세를 의미한다. 이러한 세계화는 냉전 종식이라는 역사적 계기가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시장경제에 기초한 자본주의가 계획경제에 입각한 공산주의를 퇴출시키면서전 지구적인 시장 통합을 이루었던 것이다. 또한 세계화는 정보 통신 기술과 교통수단의 발달에 힘입어 정보 교환과 인적 물적 이동의 편리성이 한층 높아져 지구촌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변화된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이제 세계화는 거스르기 힘든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특히 세계화 시대를 맞아 모든 국가들은 상호 의존이 심화되는 가운데 세계 수준의 국가 경쟁력을 갖추는데 부심하고 있다. 세계화가 국가의 번영과 생존에 긍정 부정의 양면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국가가 비교 우위의 경쟁력을 갖출 경우에는 경제 이익을 극대화하고 자원 배분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반면에 경쟁력을 구비하지 못한 국가의 경우에는 치열한 국제 경쟁사회에서 대외 의존도만을 높여 자칫 경제주권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안보의 세계화
더욱이 최근의 세계화는 경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문화, 환경 등의 분야에서도 그 속도를 더해가고 있으며, 특히 안보 분야에서 뚜렷한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경제가 안보의 기초라는 점에서 세계화는 이미 안보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지구촌 한 구석의 자그마한 분쟁도 그 현황이 실시간으로 전파되어 안방에서도 파악이 가능하다. 그리고 유혈사태로 이어지는 무력 분쟁의 경우에는 그 파급효과가 인접국가나 해당 지역은 물론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어 국제적인 반향과 대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분쟁의 주체도 과거처럼 국가 차원에 한정되지 않고 조직이나 개인 단위로 확대되고 있어 국가안보는 물론 개인안보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국제 테러리즘, 마약 및 무기 밀거래, 국제 조직범죄 등과 같은 초국가적 안보 위협의 문제는 거의 모든 안보 회의에서 필수 의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조직 및 정보망을 갖춘 국제 테러조직들의 활동무대는 이제 우리의 일상생활 주변까지도 침투가 가능한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안보의 세계화에 주목하고 대처해나가야 하는 상황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안보의 세계화는 안보 위협이 세계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방식도 세계화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미국의 대테러 전선
냉전 종식 이래 안보의 세계화가 진행되어 왔지만, 2001년의 9·11 테러사태는 이를 극적으로 증폭시키는 전환점이 되었다. 국가안보정책의 수립과 집행과정에서 국제 테러리즘은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안보위협의 대상이 된 것이다. 세계안보질서를 주도해왔던 유일 초강대국 미국은 9·11사태를 계기로 국가안보정책과 군사전략을 재검토하고 군사력도 재편하는 등 국제 테러리즘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세계 최첨단의 군사력을 동원하여 테러 배후세력으로 지목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과 이라크 후세인 정권을 예상보다 손쉽게 격파, 와해시켰다.
그러나 미국도 비대칭 전략과 종교적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무정형의 테러조직과 불명확한 전선에서 벌이는 후속 대테러전에서는 고전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국가를 상대로 했던 냉전기의 투쟁과는 달리 소규모 조직을 대상으로 한 대테러전에서는 외교적 강압이나 경제 봉쇄, 그리고 군사적 억제 등이 쉽사리 통용되지 않는다는데 연유한다. 국제 테러리즘의 속성상 대테러전에서는 군사, 경제, 외교, 문화, 심리 등의 측면에서 강제력과 설득력을 적절히 배합한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국제사회에 대해 반테러 연대를 형성하고자 했고, 대테러전 동참을 호소하면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테러리즘이 단기적 해결보다는 장기적 관리의 대상이라는 측면을 인식한다면, 대테러 전선에서 미국이 얻은 값진 수확은 오히려 새로운 유대와 협력의 동반자를 확보했다는 점일 것이다.
한국군의 현대화와 군사외교
안보 세계화 시대를 맞아 한국군이 지향해야 할 현대화 목표는 △북한의 군사 위협을 억제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 것과 △국제 테러리즘과 같은 새롭고 다양한 안보 위협에도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배양하여 지역 안정과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우선 군사력의 현대화를 위해서는 기술집약형 전력 구조를 갖추고 군사작전체계의 효율성을 증진시키는 등 군사혁신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와 병행하여 군사외교도 안보 세계화 추세에 걸맞게 강화되어야 한다. 군사외교는 군사적 신뢰구축 및 교류협력, 다자안보협력 등을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실질적인 군사력 증강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좋은 방안이기 때문이다. 안보 세계화의 군사적 의미는 대외 협력을 통한 군사역량의 보강이며, 이때 대외 협력은 상호적 성격을 지닌다. 특히 국제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대외적으로 우리의 군사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외국의 군사역량이나 안보자산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군사역량의 발휘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군은 1993년 이래 유엔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 활동해왔고, 특히 동티모르에서 치안과 재건이라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한 바 있다. 외국 군사역량의 활용 측면에서는 그동안 효과적인 대북 억제를 이루어온 한미동맹관계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 그런데 향후 예상되는 안보 위협 가운데는 좀더 다양하고 포괄적인 군사외교를 통해 대응해야 할 것이 적지 않다. 예컨대 한국처럼 대외 경제의존도가 높은 국가가 상품과 자원의 수급 경로인 국제 해상교통로의 안전이 위협받을 경우, 또는 그동안 유지해온 대북 억제에 차질이 생겼을 경우, 이에 독자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우리의 역량과 수단은 아직도 매우 제한적이라는 사실이다. 군사외교의 성과와 가치는 평시에 축적해놓아야 유사시에 확인되고 작동되기 때문이다.
한국 군사외교 지평의 확장
이와 관련하여 최근 열렸던 “제3차 아시아 안보회의”는 매우 중요한 군사외교적 의미를 지닌다. 이 회의는 공식적인 다자안보기구가 없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유일한 ‘국방장관급’ 다자안보대화이다. 외형상으로는 영국의 국제전략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Strategic Studies, IISS)가 주최한 회의로서 정부간 공식 안보대화체는 아니지만, 싱가포르 정부의 후원 아래 한국 국방장관을 포함하여 15개국의 현직 국방 장 차관급 인사와 주요 안보관계자들이 참여함으로써 그 비중은 ‘공식’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IISS 샹그릴라 대화”로도 부르는 이 회의는 매년 아태 지역의 안보 국방 관련 의제들이 논의된다는 점에서 이 지역의 안보 및 국방정책 발전을 위한 유용한 대화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제안보 측면에서 한국의 기여를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고위급회의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물론 평소 수행되는 다양한 실무급 군사외교활동이 뒷받침되어야 그 상승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역내 다자안보대화에서 논의되는 주요 의제에 대해서는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한국의 입장 천명과 아울러 국가 능력과 위상에 상응하는 적절한 기여 수준도 제시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또한 향후 예상되는 유엔 상비군의 창설 또는 역내 안정을 위한 지역 평화유지군 성격의 다국적군이 결성될 것에 대비하여 한국군의 지역적 역할 범위를 재정립하고 이에 따른 능력을 구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때 적어도 아태지역 범위에서 한국만큼 평화유지 작전 경험과 능력 면에서 ‘경쟁력’ 있는 군을 보유한 국가도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충분히 반영해야 할 것이다.(konas)
이근수(한국국방연구원 국방정책연구실 책임연구위원 leex@kida.re.kr)
- 관련기사보기
-
21세기는 글로벌시대로서 전반적인 모든 부분이 세계화가 되어야한다. 그렇지 못할시는 뒤지는 나라로 전략하고 만다. 정보의 공유화가 되지안으면 외톨백이가 되기때문이다. 안보 역시 국제적인 공유로 세계화되어야한다고 본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6-11-20 오전 9:38: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