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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자원 병역이행 병사 체험 수기㉓] 덕기의 병영일기

Written by. 박덕기   입력 : 2017-09-12 오전 9: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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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은 병무청이 주관한 「2017 자원 병역이행 병사 군생활 수기」 ‘영주권’ 부문 장려글이며, 자원입대한 병사들의 계급은 체험수기 응모 당시의 계급임(편집자 주)

 충성! 원하는 건 이루고야마는 상병 박덕기입니다. 제 몸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던 제가 대한민국을 지키며 당찬 육군으로 복무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게 된 일화가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고등학생일 때 저는 눕기만을 좋아하는 살찐 사람이었습니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소파에 누워 TV를 보고 있는데 TV에서는 한창 소방관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뉴스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 소방관이 고양이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작은 생명을 구하려 자신의 목숨을 던지는 소방관의 모습에 전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갑자기 찾아온 충격과 감동으로 저는 소방관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소방행정학과로 진로를 정하고 대학에 입학하여 20살이 된 제게 병역판정검사 통지서가 왔습니다.

 주변에서 자신에게 불편한 곳 한 군데가 있으면 신체등급이 1등급씩 떨어진다는 소문을 듣고 저는 몸무게와 고혈압 때문에 3급을 받을거라 확신했습니다. 강인한 소방관이 돼서 시민을 지키기 전에 나라를 먼저 지키고 와야 된다는 저의 주관 때문에 전 무조건 현역을 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3급을 받는다는 생각에 안심을 했지만 결과는 4급 판정이었습니다.

 절망했습니다. 몸 관리를 못한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해 친구들에게 신세한탄만 늘어놓았고 우울하고 심각한 저와는 다르게 친구들은 “어휴...사회복무요원으로 가서 편하겠네~ 축하해~” 라며 놀릴 뿐이었습니다. 몸무게와 고혈압 때문에 원하던 현역을 가지 못한 제 마음도 모르고 친구들은 사회복무요원으로 가면 편하단 말을 하며 노렸고, 저는 자존심이 무척 상하고 열등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전 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살을 빼서 재병역판정검사를 받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먼저 제 결심을 부모님께 말씀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저의 꿈 얘기와 함께 현역으로 멋지게 복무를 하고 싶어 다시 재병역판정검사를 받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부모님은 제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든든한 아들이고, 기특하다” 라고 하시며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전 그 뒤 헬스클럽을 다니며 6개월 만에 120㎏에서 80㎏으로 무려 40㎏을 감량하였고 이런 제 자신이 무척이나 대견했습니다. 이제 현역판정을 받을 자신이 생겨 광주병무청에서 재병역판정검사를 받아 원하던 현역판정을 받고 2016년 4월 19일 35사단 신교대에 당당한 군인으로 입영을 했습니다.

 신교대에서 생전 처음 하는 훈련을 받으면서 괜히 현역으로 왔나 후회를 할 뻔 했지만 하룻밤이 지나 돌이켜보니 훈련이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제 옆에는 동기들과 전우들이 있어 의지가 많이 돼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마침내 기다리던 수료식 날이 왔습니다. 수료식은 평탄하게 진행이 되었고 끝나갈 무렵 사단장님이 훈시 말씀 중 “4급 판정을 받고 사회복무요원이었지만 재병역판정검사 후 현역으로 온 이병 박덕기 고생했다” 라며 제 이름을 불러 주셨습니다. 그때 전 난생 처음으로 제 자신이 자랑스러웠고 뿌듯함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수료식을 마치고 부모님은 제게 달려오셨고 어머니는 저를 안아주시며 울음을 터트리고 저 또한 같이 울었습니다. 아버진 제게 이등병 약장을 달아주시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습니다. 그렇게 전 수료식을 마치고 2016년 5월 27일에 국군56정보통신대대 3중대 가설병으로 전입을 오게 됐습니다.

 그러나 자대에 와서 저의 군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온지 얼마 안되어 농구를 하다 발목을 다쳐 깁스를 하게 됐습니다. 당시 유격훈련을 얼마 앞두지 않은 때여서 주변 선임들은 “이등병이 벌써 훈련 빠지려고 다쳤네”, “일부러 다쳤네” 라는 등 저를 비난했습니다. 힘들었지만 일부러 다친 것이 아니었기에 타인들과 제게 떳떳해 지기 위해 재활운동을 계속 했고 유격훈련은 비록 받지 못했지만 유격행군은 참여해 완주를 했습니다.

 그리고 8월이 되어 일병으로 진급했고, 신병 위로휴가를 나가게 됐습니다. 약 4개월 만에 집에 가는 기분은 누구나 알듯이 몹시 흥분되고 설렜습니다. 집에 도착해 부모님과 누나를 보니 반가운 마음에 호탕한 웃음이 먼저 나왔습니다. 그렇게 저의 신병 휴가는 호탕한 웃음으로 시작해 웃음 진 결말로 끝날 줄 알았지만 아니었습니다.

 복귀 전 날 잠을 자면서 복통이 너무 심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단순히 체한줄 알았지만 큰 고통으로 부모님과 함께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응급실에서는 쓸개에 돌이 찼다며 일명 담석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을 했습니다. 전 너무 화가 났습니다. 특별히 무엇을 하지도 않았는데, 어디가 자꾸 아픈지 짜증이 났고 건강하고 당당한 남자로 나라를 지키려고 온건데 몸이 이러니 모든게 원망스러웠습니다.

 아무튼 이 사실을 부대에 알려 휴가를 연장한 뒤 다음날 저녁 바로 수술 날짜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몸이 호전되어 수술 받은 지 8일 뒤 부대로 복귀를 했습니다. 역시나 부대에서 주변 사람들 대부분의 눈초리는 좋지 않았습니다. “훈련을 빠지려고 일부러 아프다” “휴가 길게 나갔다 오려고 일부러 아프다” 라는 소문이 들려왔고 전 억울했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보려주고 싶어 작업과 훈련을 빠지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했습니다.

 또한 힘을 쓰는 거면 먼저 나서서 도왔습니다. 그러자 부대 사람들은 저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시작했고, 더불어 최근에는 분대장 교육까지 가서 차기 분대원들을 이끌어나갈 통솔력을 습득하기도 했습니다. 이러면서 점차 저는 현재 성실한 박덕기로 거듭났습니다. 지금까지 롤러코스터 같은 군 생활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입니다.

 몸도 아팠고, 마음도 힘든 적이 많았지만 전 자랑스러운 군인이 된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고 앞으로도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군대에 와서 제일 힘들었던 점은 가설작업, 훈련 등 고된 육체적 고통이 아닙니다. 바로 사람들의 인식과 편견이었습니다. 단지 제가 살쪘다는 이유로 남들과 달리 더 힘들 것 이라는 편견에서 비롯되는 쓸데없는 인식을 느끼고 그것을 박살내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런 인식들을 잘라낼 수 있었던 것은 다른 것도 아닌 저의 승부욕과 꿈에 대한 절실함 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점차 제 자신을 믿게 되면서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도 저처럼 과체중이거나 아니면 다른 문제로 현역을 가고 싶은데 4급 판정을 받아 슬퍼하는 사람이 있거나 혹은 현역을 가기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저는 이 글을 쓰면서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없고 모자란다고 포기하지 말고 절실하기만 하면 타인은 물론 내 자신을 넘을 수 있다. 그리고 남들이 당신에 대하여 어떠한 편견을 가지고 있던지 신경쓰지 말라. 당신을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당신이 얼마나 특별한 사람인지’ 저는 군대를 단순히 시간을 버리는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꿈에 다가가는 발판이라고 여기며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힘을 주고 싶습니다.

(제2정보통신단 국군56정보통신대대 상병 박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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