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北 백두산 회담 제의, 진정성 확인 먼저"
홍관희 재향군인회 안보교수(자유연합 공동대표) 특별인터뷰
中東사태가 다국적군의 전격적인 리비아 공습으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궁지에 몰리던 反독재 민주화 혁명에 다시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중동의 정치적 격동이 한반도 주변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중국의 민주개혁과 북한의 개혁 개방 및 민주화 운동에 촉매역할을 할지가 국제사회의 주된 관심사다. 東일본 지진 대참사로 일본이 극도의 혼란상황에 빠져들었다. 원자력발전의 안전 문제가 새삼 부각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느닷없이 ‘백두산 화산’ 문제를 협의하자며 남북대화를 제의해왔다. 이에 konas는 홍관희 재향군인회 안보교수와의 특별 인터뷰를 통해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한반도 안보상황을 분석하고 우리의 대응방향을 점검해 본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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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美ㆍ英ㆍ佛ㆍ伊ㆍ加 5개국으로 구성된 다국적군이 3월 17일 UN안보리 결의안 채택 직후 ‘오디세이 새벽(Odyssey Dawn)’ 이름의 인도주의적 무력개입을 실행함에 따라, 독재자 카다피의 운명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리비아 공습의 의미는 무엇인가?
지난 1969년 9월, 27세의 약관(弱冠)에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리비아의 카다피는 42년간 철권 독재를 휘둘러 왔고, 국민들의 反정부 시위에 봉착하자 전투기를 동원해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폭격까지 감행했다. 리비아 정부군에 의한 대학살이 예상되자 다국적군은 UN안보리 결의안에 입각해, 리비아에 대한 군사행동을 개시했다.
다국적군의 군사행동은 평화와 인권을 위협하는 독재자에 대한 ‘인도주의적 개입(humanitarian intervention)’으로 국제법적으로 정당하다. UN헌장과도 부합한다.
국내 일부신문이 주장하듯 ‘국제전’이 아니며 카다피 측이 주장하듯 ‘식민전쟁’은 더욱 아니다. 독재자에 대한 국제사회의 합법적이고 정당한 응징이다. 북한의 김정일 독재정권도 이번 리비아 공습으로부터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
2. 中東의 정치격동이 북한의 개혁ㆍ개방 및 민주화 운동에 불씨가 될 수 있을 것인가?
북한의 경우 최근 휴대전화 보유자 수가 증가일로에 있어, 중동 여파(餘波)가 발생할 것인지 커다란 관심사로 떠올랐다. 휴대전화를 통해 북한 내부 상황이 거의 실시간으로 남한에 전달되는 경우도 있어, ‘휴대전화가 북한을 흔든다’는 말도 생겨났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인터넷이 철저히 통제되고 이렇다 할 SNS(사회네트웤서비스)도 없는 상황이다. 중동 정치격변이 북한에 미치는 영향을 비관적(悲觀的)으로 바라보게 하는 요인들이다.
3. 북한 민주화 운동을 저해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1980년대 후반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이 시민혁명을 통한 ‘체제변혁’에 성공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2차대전 이전 동유럽 주민들이 경험해 온 민주주의 경험 대문이다. 안타깝게도 북한의 경우 이와 같은 ‘민주주의’의 경험이 없고, ‘민주주의’를 향한 의식수준이 매우 낮은 상태다.
1945년 해방 이후 지금까지 65년 동안 북한에서는 맑스ㆍ레닌주의, 주체사상, 유일체제, 사회생명체론, 강성대국ㆍ선군정치, 후계자론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폭압적 ‘내면화(indoctrination)’가 무자비하게 실시돼왔다.
이렇게 볼 때, 북한의 민주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서는 (i)反민주적 이데올로기의 뿌리깊은 北주민 내면화 (ii)북한 내부 SNS(사회네트웤서비스)의 부족 (iii)민주화를 주도할 엘리트 계층의 不在 (iv)외부 정보 유입의 한계 (v)중국의 강력한 세습독재정권 배후 지원 등을 들 수 있다.
4. 북한 민주화 운동을 촉진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앞으로 북한 민주화 운동을 촉진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외부로부터의 정보유입>이 최대 변수다. 이런 점에서, 라디오ㆍ비디오ㆍCDㆍ대북전단 등의 북한유입 촉진과 대북심리전 곧 DMZ에서의 대북방송 재개 및 각종 대북 전파방송의 활성화가 북한 민주화를 위한 필수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다.
5. 북한이 東일본 지진을 계기로 ‘백두산 화산 폭발’ 문제를 협의하자며 남북대화를 제의하고 나섰는데, 북한의 의도는 무엇인가?
2011년 신년 들어 북한은 非정상이라 할 만큼 집요하고 다방면으로 對南 대화(對話)공세를 전개해왔다. 신년공동사설의 대화선동으로부터 2월초 남북군사실무회담 개최에 이르기까지 평화제스쳐가 全방위로 취해졌다.
일본의 3ㆍ11 쓰나미 대참사로 원자력발전 사고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북한은 3월 17일 느닷없이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 협력사업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자”며 ‘백두산 회담’을 제의해왔다.
북한의 ‘백두산 회담’ 제의는 금년초 전개돼 온 대화전략과 일맥상통한다. 북한의 의도는 복합적이다.
첫째, 東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화산 폭발에 대한 공포가 커진 상황에서 남북대화를 재개해 대북지원을 유도해 보려는 것이다.
둘째, 위장(僞裝)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여 북한 무력도발에 대한 한국민의 주의(注意)를 분산시키고 안보의식 및 대북경계심을 약화시켜 추가도발의 발톱을 감추려는 것일 수도 있다.
북한 외무성이 러시아·북·남 연결철도와 가스관 부설, 송전선 건설 등의 계획을 지지하고 3자(남·북·러) 실무협상 제안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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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북한의 ‘백두산 회담’ 제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한국 측의 나이브(naive)한 대북 유화책을 경계해야 할 시점(時點)이다.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한 후 대응하는 신중모드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잦은 핵실험이 백두산 화산 폭발을 촉발시켜 한반도 대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북한이 진정 백두산 화산 폭발을 염려한다면, 지하 핵실험 등 핵개발 기도부터 먼저 중단해야 한다. 행동의 뒷받침 없는 대화 제의는 위장 전술에 불과하다. 북한의 진정성 확인이 먼저라고 본다. 만약 회담을 한다면, 북핵 포기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워야 한다.
7. 북한의 대남 추가도발 가능성은 어떤 정도인가?
우리는 중동의 ‘재스민 혁명(革命)’이 북한에도 일어나기를 희망하지만, 북한의 현실(reality)은 당장은 체제붕괴보다는 對南 무력도발을 먼저 경계하고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북한은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감행 이후 한국의 보복 대응이 없자 3차 도발에 대한 유혹을 강하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더욱이 북한軍은 증강된 재래식 전력에 핵+미사일 공격력까지 확보하고 한국사회 내부 종북좌파의 지원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이 한국의 대응의지를 과소평가하여 오판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북한은 3월 4일 발생한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DDOS) 공격의 주범(主犯)으로도 추정되고 있고, 개성 지역에서 GPS 교란 전파를 발사해 우리 위성 위치정보시스템(GPS) 수신장애 현상을 일으켰다. 韓美연합군의 미사일이나 폭탄이 GPS에 의존하고 있다. 북한의 GPS교란능력은 큰 위협이다.
8. 東일본 지진 대참사로 일본이 극도의 혼란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인의 질서의식과 절제 및 인내심이 국제적 찬사를 받았다. 일본문화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까?
죽음을 앞둔 절박한 상황에서도 일본인들은 질서를 존중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절제심을 잃지 않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세계 유수 언론(WSJ, FT, NYT)이 찬사를 보냈다.
피터벡 교수가 지적했듯, 일본은 일단 성립된 권위에 충성심을 갖고 복종하는 기질을 갖고 있는 듯하다. 지도자가 바뀌면 또 새 지도자에 충성한다. 이에 비해 우리 국민은 자발성과 창의성이 강하고 기존권위에 대해서도 문제가 발견되면 과감히 지적하고 이의를 제기한다.
장단점이 있다고 본다. 일본인 같은 기질로서는 지도자가 능력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무능한 지도자를 만나면 불행을 자초할 수 있다. 또 맹목적인 단결과 힘의 추구는 과거 2차 대전 전 군국주의 경향 같은 것을 불러올 수도 있다.
한국인은 개인적으로 우수하고 뛰어나나, 개인과 가정 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경향이 부족하다. 일본의 대지진을 계기로 우리 국민이 질서에 관한 좋은 교훈을 얻었다고 본다.
9. 일본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에 대한 문부성의 검정 결과가 이달 말 발표된다. 금년 검정 신청 교과서에도 역시 독도 및 과거사에 관한 왜곡된 내용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역사 문제와 일본지진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한마디로 일본의 역사왜곡과 지진참사에 대한 지원은 별개다. 지진 참사 지원은 하되, 역사왜곡 및 독도 영토주장에는 강력히 비판하고 그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 일본 지진 참사에 대한 지원은 ‘인도적 지원’이고, 역사왜곡 및 불법 영토주장은 시시비비를 가려 일본인의 잘못된 인식을 고치는 일이기 때문이다.
10. 장 시간 감사합니다.(konas)
코나스 권재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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