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인쇄

〔김동길 칼럼〕살면 얼마나 더 살겠다고?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4-08-15 오전 6:56:12
공유:
소셜댓글 : 0
twitter facebook

  8.15 해방이 69년 전이라는 것은 믿어지지 않습니다. 그날의 감격이 아직도 내 가슴에 생생하게 기억되는데 벌써 70년의 세월이 흘렀단 말입니까? 조국이 일제의 억압에서 풀려나던 그 날에는 열여덟이던 새파란 젊은이가 오늘은 87세의 한심한 늙은이가 되어 지팡이를 짚고 출입을 합니다. 내 나이에 벌써 출입을 전혀 못하는 친구들도 적지 않습니다.

 젊어서는 나의 나그네 길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인생은 한 없이 이어지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앞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절실하게 느끼게 됩니다. 내년 8.15까지 살 수 있다면 앞으로 열두 달은 더 살게 됩니다. 2020년 8.15까지 산다면 앞으로 72개월을 더 살아야 합니다. 은행마다 3년 예치 적금통장이 있는 걸 보면 그것도 어지간히 긴 세월 같습니다.

 다행이도 부모들로부터 건강한 ‘신체발부’를 물려받아, 별다른 큰 탈 없이 이날까지 살 수 있었으니 감사할 일입니다. 병약한 몸으로 이 날까지 버티는 ‘용띠들’도 없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나보다 훨씬 더 힘드는 인생을 살아온 친구들입니다. 학생 때부터 골골하면서 아직도 살아있는 친구도 있습니다.

 10만의 추종자를 거느린다던 유병언 왕국의 교주가 세월호 참사의 모든 책임을 홀로 걸머지고, 자의이건 타의이건 저렇게 죽어 구더기가 파먹는 신세가 될 줄은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 참사가 벌어진 것이 불과4개월 전인데! 그의 왕국이 궁지에 몰린 그를 그렇게 버리게 될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을 것’입니다.

 사탄의 화신이 아니고야 어떻게 자기를 낳아서 키워준 이 조국을 이렇게 괴롭힐 수 있겠습니까? 뿔이 돋아난 사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머리가 허연 사탄도 있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고약한 왕국이 한때 이 땅에 생겨나 ‘오대양 사건’이니 ‘세월호 사태’니 하는 참사를 일으켰다” 고 어느 사교연구가가 역사책에 한 줄 적어놓게 될 것입니다.

 “살면 얼마나 더 살겠다고?”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인쇄하기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2019.8.19 월요일
핫클릭 뉴스
포토뉴스 더보기
깜짝뉴스 더보기
외교부, 차세대 전자여권 디자인 확정
2020년부터 발급될 예정인 차세대 전자여권의 디자인이 17일 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