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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정상과 비정상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4-08-21 오전 9: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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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차관을 지낸 김 모 씨가 검사 출신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사람의 이름과 ‘성접대’ 의혹은 언제나 붙어 다니는 것 같습니다. 한 동안 잠잠하다가 튀어나옵니다. 요새는 잠잠합니다.

 채 모라는 검찰총장은 아들까지 낳아준 내연의 여인이 있었지만 끝까지 ‘아니다’라고 우기다가 옷을 벗어 던졌습니다. “나는 죄가 없어요”라며 악을 쓰던 그 사람이 너무 쉽게 옷을 벗는 것 같아 의아스럽기도 하였습니다.

 채 검찰총장은 퇴임식에 부인과 딸까지 참석케 하고 검찰의 식구들이 다 지켜보는 가운데 윤동주의 유명한 시를 연상케 하는 한 마디를 남기고 매우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그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다”던 그의 독백은 새빨간 거짓말이었습니다.

 최근에 벌어진 제주 검사장의 추태는 여기서 언급하기도 민망합니다. 그의 ‘노상음란’ 현장을 목격한 한 순진한 여학생이 한밤중에 그 꼴을 보고 경찰에 신고하였다는데 장본인은 “사람을 잘못 본 것 같다”며 ‘범행’ 일체를 부인하면서도 엉뚱한 이유를 내걸고 사표를 제출하여 즉시 사표가 수리가 되었습니다.

 앞서 거론한 세 사람의 ‘철면피들’이 모두 검사 출신이라는 사실에 나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들도 검사가 되기 전까지는 다 ‘정상’이었을 것입니다. 뻔히 드러날 죄를 짓고도 끝까지, 완강하게 부인하는 범법자들을 날마다 상대하다 보니 검사 자신이 그런 ‘비정상’이 된 것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상’과 ‘비정상’은 종이 한 장 차이밖에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정상’을 가장하고 떳떳하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심리적 심층에는 그 김 차관이, 그 검찰총장이, 그 검사장이 숨어서 때를 기다리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그런 우리가 누구를 감히 ‘비정상’이라고 탓할 수 있겠습니까?

 이 시대를 함께 사는 우리 모두의 생존 자체가 위태롭게 느껴집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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