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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잘 입고 잘 싸면 그만인가?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5-05-26 오전 8: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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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풍진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니 이 아니 족한가

 개화기에 유행했던 노래라고 합니다. 두고두고 읊조려보면 점점 그 내포한 뜻이 깊은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 세상은 바람 불고 먼지 나는 그런 곳이어서, 이런 환경에서는 사람이 건강하게 살기가 어렵습니다. 20세기 중반부터 공해가 심해져서 지금은 땅도 물도 공기도 모두 심하게 오염되어 있어 인간의 생존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닙니다.

 유가에서 말하는 다섯 가지 ‘복’이 있는데 그 첫째가 “오래 사는 것”이고 둘째가 “재물을 많이 가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가 “몸과 마음의 건강”입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부귀와 영화’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생존의 궁극적 목적이 겨우 ‘부귀와 영화’란 말입니까?

 아무리 좋은 말로 감싼다 해도, ‘부귀와 영화’를 속된 말로 바꾼다면, “으리으리한 집에 살면서 좋은 옷 입고 좋은 음식 먹으며 탈 없이 살다 가면 된다”는 것입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따지고 보면 그것은 동물적 생존 밖에 되지 않습니다. 동물의 세계가 그렇지 않습니까? 사자나 호랑이를 보세요. 이놈들은 약한 짐승을 잡아먹고 잘 삽니다. 이 ‘풍진세상’도 그렇습니다. 이놈들은 포식합니다. 옷은 안 입지만 털이 있어서 옷을 대신합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며 매일 살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이라면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이 무엇입니까?

 사람은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하라고 창조된 피조물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호모 사피엔스에게는 꿈이 있어야 합니다. 롱펠로우(Henry Wadsworth Longfellow, 1807-1882)가 이렇게 읊었습니다.

  Tell me not in mournful numbers,
 Life is but an empty dream.
  For the soul is dead that slumbers,
 And things are not what they seem.

  슬픈 가락으로 말하지 마오
 인생은 다만 헛된 꿈이라고.
  졸고 있는 영혼은 죽은 것이요
 만물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라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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