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서 거짓진술을 한 아들을 어머니가 “다시 가서 조사를 받으라”며 아들을 경찰서로 되돌려 보냈다. 어머니는 담당 경찰관에게 ‘속죄의 편지’도 보냈다.

광주 모 백화점 판매사원인 A(여ㆍ46)씨는 7일 오후 경찰서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막내 아들 B(18ㆍ고3)군이 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신고됐으니 아들과 함께 출두하라는 것이었다.

경찰서에 도착한 A씨는 경찰관으로부터 아들이 친구 1명과 함께 2일 오후 11시20분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알고 지내던 C(18)군이 묻는 말에 대답을 하지 않는다며 폭행을 가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아들이 친구를 폭행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던 A씨는 경찰 조사를 받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또 한번 가슴을 쳤다. 아들이 목격자 및 피해자와의 대질 신문에서 폭행사실을 완강히 부인했기 때문이다. “저건 내 아들이 아닌데….”

A씨는 경찰 조사가 끝난 후 아들과 함께 식당에 앉았다.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실수를 한다. 다른 것은 다 용서해도 거짓말은 용서할 수 없다. 오늘 너의 모습을 보니 엄마의 마음이 무척 아프다”며 아들을 설득했다.

결국 B군은 “너무나 무서워서 그랬다”며 고개를 떨궜다. 집으로 돌아온 A씨는‘내가 사죄해야 한다’고 결심, 속죄의 편지를 썼다. 그리고 이틀 뒤인 9일 “담당 형사님께 전해 드리라”며 아들을 다시 경찰서로 보냈다.

A씨는 편지에서 “우리 아이는 절대로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어리석은 부모가 되어 부끄럽다. 제가 부덕해 바르게 가르치지 못했는데 누굴 원망하겠느냐”며 “이 일로 아들이 바르고 정직한 것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는 A씨는 10일 “아들을 비굴한 남자가 아닌 책임감 있는 남자로 만들고 싶었고, 우리 애가 죄를 뉘우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며 “피해 학생 부모에게 찾아가 아들을 잘못 가르친 죄에 대한 용서를 빌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B군 등을 폭력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뒤 A씨의 편지를 사건 송치서에 첨부해 검찰에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