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인갱(千人坑)사건을 국가는 아는가?
“현명하신 신이시여! 멀리 해남도 삼아시 남정현 이국 땅에서 고국 귀환을 애타게 기다리는 영령들께 천심이 동(動)하게하여 영광의 조국 귀환을 이루게 해주소서. 그리고 이 행사가 우리들만의 행사가 아니라 국가적인 대행사가 되어 님들의 원한을 원한을 풀어주는 행사가 되게해 주소서”
안보의 부재, 당리당략에 사로 잡혀 서로를 물고 뜯어내는 아귀다툼 하는 사이 조선(朝鮮)은 1592년 일본의 침략으로 7년 전쟁을 겪었다.
이 후 1905년 일본과의 을사조약을 시작으로 1945년 광복되기까지 나라의 주권이 찬탈 되고 국민들의 인권은 철저히 유린당했다.
힘없고 나약하기 그지없던 나라였기에 힘없는 백성들은 나라 잃은 슬픔도 모자라 일본의 침략전쟁에 강제 동원돼 동아시아 곳곳 전장터에서 싸우다 죽고, 병들어 죽고, 굶어 죽고, 매맞아 죽고... 심지어는 생체실험과 대규모 집단학살까지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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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인천시 남구 주안동 한국 불교 태고종 용주사(주지 혜월 이상연)에서는 해방 직전 일본군에 의해 중국의 하이난도(海南島)로 끌려가 강제 노역에 동원되었다가 1945년 해방의 소식도 모른 채 일본군에 의해 생매장과 학살당한 영령들의 영가 천도를 기원하는 ‘일제 징용 國인 1천명 사해자 등 7주기 영가 천도제’가 영광장교연합회와 용주사 주관으로 엄숙히 거행됐다.
해남도로 끌려가 강제노역에 시달리다 일본군에 의해 무참히 학살당한 이 사건은 중국정부의 일제침략 기록 자료인 ‘日軍海南省侵攻實錄’에 따르면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패망한 뒤 海南島 厓縣 지역에 고립된 일본군 부대가 조선인 징용 1천여명을 동원, 三亞市 南丁村 부근의 산기슭에 굴을 파고 무기와 군수물자를 은익하면서 이 작업에 동원된 조선인들에게 은익장소 옆에 굴을 파게 한 뒤 총알을 아끼기 위해 이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하고 매장했다’는 기록이 있다. 현재 이곳 현지인들은 ‘朝鮮村 天人坑’ 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이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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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영가 천도제에는 천인갱 생존자 고복남(95) 옹, 용주사 혜월 스님, 최갑석 예비역 장군, 박상준 한국 유격군 전우회 총연합회장, 권오강 영관장교연합회 회장, 박우섭 인천시 남구 구청장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혼들의 넋을 위로하고 추모했다.
권오강 영관장교연합회 회장은 추도사를 통해 “일본은 우리 동포 1천여 명을 중국 해남도로 끌고가 강제 노역 시키고 전쟁에 패했음에도 해방 사실을 숨긴 채 일본군이 저지른 만행 흔적을 없애고자 구덩이를 파게하고 그곳에 가두어 휘발유로 불태우고 칼로 난자하고 생매장 하는 등 인간으로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지극히 야만적인 수법으로 학살했다”고 아픈 마음을 토로했다.
권 회장은 또 “지금은 비록 이곳 용주사에서 뜻을 같이하는 의인들이 모여 매년 위령제를 올리고 있지만 하루속히 님들의 영원한 안식처가 고국에 마련되어 한 맺힌 이국땅 구천의 원혼에서 조국의 품안으로 돌아오실 그 날을 염원한다”고 기원했다.
그러면서 하늘을 향해 “현명하신 신이시여! 멀리 해남도 삼아시 남정현 이국 땅에서 고국 귀환을 애타게 기다리는 영령들께 천심이 동(動)하게하여 영광의 조국 귀환을 이루게 해주소서”라고 갈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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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 한국유격군전우회 총연합회장은 “천명이나 되는 우리 한국인 징용자들이 군사용도로 만들어진 갱에서 무참하게 학살당한 것이 60여년이 지나서야 확인 된 것은 통탄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에 일본당국을 향해 “일본이 저지른 만행을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명확한 진상 규명은 물론 관련자를 처벌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특별히 이 날 천도제에 참석한 인천시 남구 박우섭 구청장은 용주사 주지 스님과 영관장교연합회 회원들의 정성으로 그분들은 극락왕생 할 것이라며 본 사업에 대해 지원책이 강구될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할 것을 밝혔다.
‘일제 징용 國인 1천명 사해자 영가 천도제’는 정부차원의 어떤 지원도 없이 용주사와 영관장교연합회의 순수한 민간단체 행사로 진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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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인갱’사건은 중국 하이난성 정협(政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발간자료에 의해 처음 밝혀지고 이 사실을 조선일보가 1988년 3월 2일 보도한 바 있지만 정부나 국민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가 2005년 3월 27일 용주사 주지 혜월 스님과 영관장교연합회가 중국의 하이난도 ‘천인갱’을 직접 방문해 확인하고 그해 7월 봉안식 후 다음해부터 용주사에서 ‘영가 천도재’을 올리기로 한 이래 올해로 7번째 행사가 이루어졌다.
2005년 당시(노무현 정부) 권오강 영관장교연합회 회장은 ‘천인갱’의 존재 여부를 확인 후 귀국 직후 현장사진과 그 지역 주민들로부터의 증언 청취록 등을 문서화 하여 국내에선 최초로 청와대와 국회, 정부의 각 부처에 전하고 조속한 조사를 촉구했으나 그 해 7월 용주사에서 1천위에 대한 봉안식을 거행할 때 정부 소관 부서인 ‘일제강점하 피해진상규명 조사위원회’에서 다녀갔을 뿐 현재까지 어떠한 연락도 조치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뜻이 있다면 하늘도 알듯이 처음에 시작했던 영가 천도제 행사가 순수한 시민단체의 행사로 시작했지만 해가 지날수록 지역 행정기관에서의 관심도 표명되고 있다. 특히 용주사앞 진입로가 1년전 까지만 해도 비포장 언덕길 이어서 눈과 비가오면 차가 못올라 갈 정도였는데 지금의 박우섭 남구 구청장이 시멘트로 포장을 해줘 훨씬 수월한 여건속에 행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혜월 스님은 박우섭 구청장을 향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올해로 7회째 영가 천도제를 봉행하고 있는 용주사 혜월 스님은 우리국군창설의 모태인 국방경비대 출신이다. 제주 4·3사건 때 진압작전에 참여하고 6·25전쟁 중 전투유공을 인정받아 현지 임관하여 1970년 육군 소령으로 예편했다. 그 후 불교에 귀의해 호국불교 전도사로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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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혜월 스님은 지난 2005년 중국 하이난섬 현지 방문 이후 1천여명의 영령들을 위해 사비 1천만원을 들여 그해 7월 27일 이곳 용주사에서 그분들의 봉안식을 올린바 있다.
스님은 또 2년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격당한 천안함 희생자를 위해 대웅전 안에 46위의 사진을 놓고 그들의 극락왕생과 영면을 위해 매일 새벽 불공을 드리고 있다.(Konas)
코나스 이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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