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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의 표상’ 채명신 사령관님을 추모하며

Written by. 이병희   입력 : 2013-12-12 오전 9: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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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12.12일 국방일보 16면 '오피니언' 난에 게재되었음(편집자 주)

채명신 사령관님 이렇게 허망하게 가시다니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제가 사령관님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69년 초 당시 다낭주둔 해병부대가 베트콩 기습공격의 보복작전으로 지역 양민과 충돌사건이 있었을 때 민정보좌팀장으로 임무를 수행할 때부터입니다. 그 후 매년 수시로 국제통화와 서신을 주시고 최근 한 달 전에도 진행 중인 미국 베트남 참전기념 교육센터 건립지원에 관한 고견을 주셨는데, 그것이 마지막 유언이 됐습니다.

 자유 우방들이 6·25전쟁 공산침략으로부터 한국을 구해준 데 대한 보답으로 참전을 통해 자주국방의 방위 능력 확보와 전투 능력을 향상했다는 의미에서 한국군의 베트남 전쟁 참전은 5천년 역사상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또 이 참전은 여러 대에 걸쳐 가난에 찌든 변방의 약소국이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는 민족적 대약진의 거름이 되기도 했습니다.

 사령관님은 주월 한국군 총사령관의 명을 받아 3년 9개월 동안 연중 폭염의 열대 정글을 누비며 작전을 지휘하신 명장군으로 불렸고, 걸출한 리더십이 국제적으로 인정돼 세계전사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베트남 전쟁 미군 총사령관 웨스트 모얼랜드 장군은 1967년 4월 28일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1952년 한국전쟁 당시에 한국군이 세계 제일급의 전투 병력이 되리라고 믿은 사람은 거의 없었으나 오늘날 용감히 싸우는 한국군은 실로 제일급의 전사(a Warrior)인 동시에 가장 유능한 대민봉사단이라는 것을 의심할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찬사했습니다.

 파월 초창기 한국군 작전지휘권 문제가 큰 장애로 대두됐습니다. 베트남에서 한국군이 미군 지휘 하에 있을 경우 용병이라는 비난을 면할 길이 없게 되는 것은 물론 조국과 사랑하는 부하 장병에게도 정당한 참전의 명분을 줄 수가 없었습니다. 이때 사령관님께서는 한국군의 독자적인 작전지휘권의 타당성을 강력히 주장해 관철시켜 이를 실천하셨습니다.

 베트남 전쟁에서의 대민지원과 심리전에는 일찍이 사령관님께서 6·25전쟁 때 겪은 유격전투를 통해 체득한 풍부한 경험을 적용했습니다. 즉, 베트남의 전선 없는 특수 환경에 따라 베트콩과 양민을 분리해 “백 명의 베트콩을 놓치는 한이 있어도 한 명의 양민을 보호하라”는 전술개념입니다.

 사령관님은 대민지원 30% 심리전 70%의 군사작전을 통해 주민과의 우호증진으로 마을 평정에 큰 성과를 보았습니다.

 존경하는 사령관님! 지난달 말씀하신 대로 5000여 명의 전사자, 1만여 명의 전상자, 32만 참전용사들의 명예를 기리는 우리의 참전 기념비와 참전 기념관 건립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또 “미국 베트남 참전기념 교육센터가 세워진다고 하니 여기에 한국군의 작전 실상이 잘 전시되도록 하라”고 권유하신 말씀을 기억하고 실천에 힘쓰겠습니다.

 사령관님, 장군의 특전을 마다하고 병사들 곁에 나란히 누우신 사령관님의 전우애는 참다운 군인의 표상이며 귀감입니다. 32만 베트남 참전용사와 가족과 함께 사령관님의 명복을 빌며 하늘나라에서 영원한 안식과 복을 누리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konas)


이병희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미 동부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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