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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칼럼] 이순신 서거 424주기에 되새겨보는 멸사봉공의 리더십

Written by. 권영태   입력 : 2022-12-15 오전 8: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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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24일 문화재청이 유성룡 대통력을 일본에서 들여왔다. 정식 명칭은 ‘유성룡비망기입대통력-경자’(柳成龍備忘記入大統曆-庚子)로 일종의 달력이다. 유성룡이 임진왜란 종전 후 2년 뒤에 사용했다. 유성룡은 금속활자로 찍은 대통력의 여백에 메모를 많이 적었는데, 이순신 장군의 최후에 관한 기록이 있다. 

“전쟁하는 날에 직접 시석(화살과 돌)을 무릅쓰자, 부장들이 진두지휘하는 것을 만류하며 말하기를 ‘대장께서 스스로 가벼이 하시면 안 됩니다’. 직접 출전하여 전쟁을 독려하다가 이윽고 날아온 탄환을 맞고 전사하였다. 아아!” (중앙일보 2022. 11. 25.)

 유성룡은 이순신의 최후를 달력에 표시해놓고 수시로 지켜볼 정도로 안타까워했다. 강의 중 12월 16일이 무슨 날인지 아는 사람을 물어보았다. 예상대로 아무도 없다. 이순신 장군이 장렬히 전사한 날이다. 노량해전을 검색해보면 11월 18일과 19일에 걸쳐 진행됐다고 나오는데 음력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다. 1598년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지 424주기가 된다. 마침 얼마 전 창원시에서 ‘2022 충무공 이순신 방위산업전’을 진해 해군사관학교에서 개최했다. 날짜가 동일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을 떠올리는 이들이 주최 측에 있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이순신 장군은 목숨을 잃는 마지막 순간에도 한창 진행 중인 해전을 지휘했다.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는 말은 마치 중국의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량이 사후에도 사마의와의 싸움을 어떻게 할지를 예비하는 장면을 보는 듯하다. 미리 거북선을 만들도록 했고, 모든 전투에서 승리했다. 난중일기라는 기록물도 남겼다. 조정의 잘못된 명령에는 자신의 신념대로 거부했다가 죽을 뻔한 위기를 겪기도 했다. 백의종군은 오히려 불명예의 순간에도 국가를 위한 최고의 헌신을 보여준 위대한 순간으로 평가해야 적절할 것이다. 물론 거북선을 이순신과 등치하는데 대해서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학계의 고증은 거북선을 이순신이 직접 만들지 않은 쪽으로 모이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거북선을 왜란이라는 민족의 위기 상황에서 군사작전으로 적절히 활용하는데서 이순신의 공적이 지대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앞선 기술과 무기가 그 자체로 군사적 우위를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역사는 보여준다. 단적인 예로 탱크를 먼저 발명한 영국보다 전술적으로 발전시켜 기동전을 통해 2차대전 초기 승기를 잡은 곳은 독일이었다. 거북선을 직접 고안하거나 만들지 않았더라도 이순신의 탁월함은 퇴색하지 않는다. 

 사실 이순신의 위대성에 대해서는 연구도 많이 되어 있고 많이들 알고 있기도 하다. 한 역사학도는 부족한 점을 찾아보려고 해도 공부하면 할수록 흠잡을 데를 발견하기는커녕 더욱 그 위대함에 감탄하게만 된다고 하기도 했다. 장군의 위대성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지만 무엇보다 위기상황에서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힘과 용기를 잃지 않게 만들어준 진정한 헌신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목숨이 다해가는 마지막 순간에도 적과의 싸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도록, 부하들이 흔들리지 않고 왜군을 격퇴할 수 있도록,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는 말을 남겼다. 평소에 늘 국가의 위기를 걱정하고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말이 저절로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말그대로 멸사봉공의 리더십을 보여준 역사의 최고 귀감이라는 평가가 모자라지 않는다. 이순신의 자기 희생을 통한 리더십은 부하들을 원칙으로 대하는 엄정함으로도 나타났다. 강한 군율을 세우는 이순신의 모습은 겁에 질린 부하를 즉결처분하는 영화 ‘명량’의 장면에서도 잘 확인할 수 있다. 난중일기를 꼼꼼히 살펴보면 이순신은 아주 엄한 리더였다. (이하 난중일기의 글은 장윤철 옮김, 스타북스, 2022년판에서 인용)

맑음. 날씨가 매우 따뜻해서 봄날과 같았다. 영암 향병장 유장춘이 적을 토벌할 사유를 보고하지 않았으므로 곤장 50대를 쳤다.(정유년 12월 초2일)

맑음. 매우 추웠다. 늦게 김윤명에게 곤장 40대를 쳤다. 장흥 교생 기업에게 군량을 훔쳐 실은 죄로 곤장 30대를 쳤다.(초4일)

 이순신은 자신이 지휘하여 나간 싸움에 희생된 부하들의 이름도 일기에 적고 있다. 

맑음. 오전 6시경에 진군했는데 우리 수군이 먼저 출항하여 12시까지 서로 싸워 적을 많이 죽였다. 사도 첨사가 탄환을 맞아 전사하고, 이청일도 죽음에 이르게 되고, 제포 만호 주의수, 사량 만호 김성옥, 남해 현령 유형, 진도 군수 선의문, 강진 현감 송상보는 탄환을 맞았으나 죽지 않았다.(무술년 10월 초 2일)

 곧, 이순신의 엄한 리더십은 부하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 기초했음을 알 수 있다. 오늘 우리는 많은 위기에 봉착해있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은 날로 격화되고 있다. 무역 분쟁 정도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사이버 상의 전투는 상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를 실전 배치했고, 적절한 대응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는 요원하기만 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인플레와 에너지 같은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키기고 있다.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절에 이순신의 멸사봉공의 리더십은 더욱 빛난다고 하겠다. 국민의 신뢰는 리더십의 진정성에 따라오게 되어 있다. 향군 조직 전체적으로도 그렇고 향군의 구성원 각자가 이순신과 같은 자기희생의 리더십을 겸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이 안보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때론 오해를 받더라도 잘못을 지적하는 악역도 맡을 수 있어야 한다. 

 이순신의 부하들에 대한 리더십은 원칙에 따른 엄정함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국가안보를 위한 향군의 진정성 또한 원칙에 따른 엄정함의 리더십을 국민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konas) 

권영태 한양대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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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Crusader(crusader)   

    @ 멸사-봉공~?? == 21세기의 줄임말은~~ 머인가?? == 멸공~!!

    2022-12-16 오전 10: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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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Crusader(crusader)   

    @ 구형 T-62가지고도...최신형T-72개량형이...포탑-사출이 되잖아요~??ㅎㅎㅎ @ "비행사가 되고싶엇는데~? 못 된사람은...러시안-전차병으로 지원하라던데~???"ㅎㅎㅎ

    2022-12-15 오후 2:31:00
    찬성0반대0
  • G-Crusader(crusader)   

    @ "푸틀러를 옹호하는 경건한(?) 그리스도인도 꽤? 잇어용~? 용~??"ㅎㅎㅎ...위장-보수/위장-기독인/능-구렁이/민주82-조-벨스/M-180/카라멜라-옹의 제자답지요~!!ㅎ

    2022-12-15 오후 2:28:19
    찬성0반대0
  • G-Crusader(crusader)   

    @ 개별-무기의 스펙보단...?? 전술적-실전/운영능력들이...얼마나 중요한지~?? 16C-이순신 장군에 이어서...20C-북-베트남/21C-우크라가 보여주고잇음~!!ㅎ

    2022-12-15 오후 2:25:35
    찬성0반대0
  • G-Crusader(crusader)   

    여러각국의 구형-무기들로 쳐바른...우크라이나의 군사-운영능력은 출중하더군요~!!ㅎ 홈그라운드의 지형지물을 잘~~이용하는...전술적 우위가... 드론을 잘~ 이용한 정찰-능력의 우위등...!!ㅎ vs. 러시아군은...신형무기들로 무장햇지만...오합지졸~!!ㅎ

    2022-12-15 오후 2:24:10
    찬성0반대0
1
    2023.3.22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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