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이 점점 쇠퇴해 가는 '근이영양증'이라는 희귀 근육병을 앓고 있는 배재국(11.대전 옥계초등학교 3학년)군이 아버지 배종훈(41)씨와 함께 국토종단에 나선다.

 대전시교육청은 배군 부자가 한국메이크어위시 재단(이사장 황우진)의 도움을 받아 13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25일간 부산에서 서울까지 '근육병 환아를 위한 희망의 국토 종단'을 벌일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부산역 광장을 출발, 마산, 대전을 거쳐 서울 시청 앞 광장에 도착하게 된다.

 재국이는 근육병을 앓고 있어 등 부위가 딱딱하게 굳었고 다리에 힘이 없어 휠체어에 의지하지 않으면 이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같은 힘겨운 처지에 있는 근육병 환우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모으고 투병 의지를 심어줄 후원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루 25-28㎞를 가야하는 강행군에 나서기로 한 것.

 국토 종단은 아버지 배씨의 생각이었다.

 배씨는 "재국이가 어렸을 때부터 몸에 이상증세가 나타났지만 근육 위축이 한참 진행된 다음에야 병을 발견한게 늘 한이 됐다"며 "이번 종단을 통해 근육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그동안 이웃들에게서 받은 도움과 사랑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재국이 말고도 배씨의 3남매는 모두 병을 앓고 있다. 첫째딸 은비(13.중학교 1학년)는 뇌종양으로 투병중이고 예림(9.초등학교 3학년)이는 코와 입이 틀어지고 더 이상 자라지 않는 '반안면 왜소증'을 앓고 있다.

 배씨는 전기자재 배달일을 해 왔으나 아이들의 통원치료를 위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었고 엄마(39) 역시 혼자 설 수 조차 없어 휠체어와 보조기에 의지해야 하는 재국이의 병간호와 등하교에 매달려왔다.

 재국군은 "힘들겠지만 꼭 완주해서 같은 질병을 앓고 있는 친구들과 우리 가족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라며 다부진 의지를 보였다.

 이들 부자는 종단 기간 근육병에 대한 홍보와 치료방법을 담은 브로슈어를 만나는 시민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이들 부자의 국토종단에는 뜻있는 여러 기업도 참여한다.

 푸르덴셜생명에서는 자원봉사를 신청한 임직원들이 코스별로 나눠 전 구간을 재국이네 부자와 함께 걷고 4천만원의 기금을 후원할 예정이고 혼다자동차도 2대의 호위 차량과 1천만원의 후원금을 지원키로 했다.

 스포츠 토토는 매 1Km를 걸을 때 마다 1만원의 후원금을 조성키로 했으며 네이버는 해피로그(http://happylog.naver.com/wish.do)를 통해 네티즌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응원메시지를 모을 예정이다.

 재국이가 다니는 대전 옥계초등학교 어린이들도 힘든 일에 나선 친구에게 용기와 힘을 실어주기 위해 대전을 지날 때 작은 정성을 전달하고 격려하기로 했다.

 배씨 부자와 종단을 함께 하게 될 메이크어위시 재단은 전 세계 27개국에서 16만명 이상의 백혈병과 소아암, 희귀 난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어린이들의 소원을 이루어준 세계 최대의 소원성취기관 'Make-A-Wish(본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한국 지부로, 2003년부터 지금까지 447명의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어줬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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