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과의 전쟁에서 이길려면
세상을 살면서 만약의 위기 속에서 화를 입지 않기 위해 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은 ‘유비무환’이다. 늘 깨어 있어야 하고,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인간은 특별히 전쟁의 화를 피하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군대를 만든다. 그리고 가상의 상황을 상정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며 땀 흘려 훈련한다. 전쟁을 비롯한 모든 위기상황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돼지독감’의 만연으로 세상이 뒤숭숭하면서 ‘유비무환’이라는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하고 또 어려운 것인가에 대해 절감한다. 또 인간들 사이의 전쟁 못지않게 인간과 세균 사이의 전쟁의 역사가 얼마나 유구하고 힘든 일인가에 대해서도 새삼 느끼게 된다. 세균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나 감염질환을 전공하는 의료진들의 노력은 끊임없이 이뤄지나, 세균의 변화와 증식 속도는 과학진의 연구 노력을 압도할 수밖에 없다.
연구는 이미 나타난 세균에 대해서만 가능한 것이고, 세균이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 것인지에 대한 예측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세균과의 전쟁이 인간들 사이의 전쟁보다 더 어려운 까닭이다.아무튼 이번에 나타난 감염질환은 식량으로서 돼지고기가 차지하는 비중 때문에 ‘인플루엔자A형’(H1N1)으로 부르게 됐지만, 확산 과정에서 마치 돼지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처럼 돼 버렸다.
말하자면 돼지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이에 ‘인플루엔자A형’의 주역으로 떠오른 셈이다. 문제는 이번 감염질환으로 인한 불안과 혼란에 대한 책임을 죄 없는 돼지에게 떠넘길 수 없는 일이라는 점이다. 언제 어디서 어떠한 형태로 나타날지 모르는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대비는 인간의 몫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동안 나타난 변종 물질이나 신형 바이러스의 탄생과 확산 과정에는 인간의 과오나 실수가 개입돼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후천성면역결핍증이나 광우병, AI, ‘인플루엔자A형’ 등 대다수의 변종 바이러스 내지는 변종 프리온에 의한 질환들은 인간의 탐욕과 과학적 성과의 만용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건 새로운 감염질환이 나타날 때마다 주역으로 떠오르는 원숭이나 닭, 소나 돼지는 그러한 점에서 무죄다. 이제 새로운 감염질환에 대한 대응은 감염질환을 연구하는 학자들과 의료진의 노력, 그리고 모든 국민의 유비무환적 노력이 수반돼야만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날씨가 추우면 감기에 걸린다는 고정관념, 열나고 기침하거나 몸살 기운이 있으면 그저 대수롭지 않은 감기라는 그릇된 고정관념을 바꾸지 않고서는 변종 바이러스나 변종 물질에 의한 새로운 감염질환으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 이는 수년 전 메콩 강 유역에서 댕기바이러스에 감염돼 투병했던 필자의 체험으로부터 비롯된 생각이다.
댕기열은 신종 질병은 아니지만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또 ‘인플루엔자A형’의 감염을 의심하며 침착한 자기관리를 통해 더 이상의 전염을 막을 수 있었던 한 수녀님에 관한 기사도 질병에 관한 그릇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공감하는 계기가 됐다. 세균과의 전쟁에서 유비무환은 바로 질병에 관한 그릇된 고정관념을 바꾸는 일에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http://kookbang.dema.mil.kr/)
이명천(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사)한국PR학회 회장)









![[안보칼럼] 강한 국군이 곧 평화의 조건이다](/img_data/article/260930/260930_63035.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