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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시간 길어질수록 통일비용 늘어나”

콜린 뒤르코프 콘라드 아데나워재단 한국·일본 대표부 소장, “독일은 2019년까지 연대세 징수”
Written by. 최경선   입력 : 2010-09-15 오후 4: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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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콘라드 아데나워재단에서 열린 행사에서 한 인사가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하나님은 독일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시나 봐요. 독일이 먼저 통일한 덕분에 한국은 통일을 잘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 인사는 아직까지 통일을 이루지 못한 것을 기뻐할 수는 없지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된 것에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독일은 분단 1990년, 우리의 개천절인 10월 3일 통일했다. 많은 세계인들은 동·서독 주민들이 서로 부둥켜 안으며 통일의 감격을 누리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통일’이라고 하면, 이탈리아나 베트남, 예멘보다 독일을 먼저 떠올리는 이유는 당시의 감격이 너무나도 인상 깊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독일은 분단햇수를 셈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재통일의 햇수만이 존재할 뿐이다. 우리는 올해에도 ‘분단 65주년’이란 말을 들으며 무심코 지나치지 않았는지 돌이켜봐야 한다. 남과 북이 그토록 바라는 통일의 하늘은 어느 때에나 열리게 될까?

통일은 그 비용 때문에 무섭다?
콜린 뒤르코프는 지난해 콘라드 아데나워재단의 한국·일본대표부의 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오스트리아 인스브룩대학에서 경제학 및 사회과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국제연합 식량기구(UNFAO) 이탈리아 지부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태국, 터키 등지에서 세계은행 프로젝트를 이끌었고, 1988년부터는 해외 곳곳의 아데나워재단 사무소에서 이름을 날렸다. 독일 콘라드 아데나워재단은 세계 120여 개국에서 독일을 알리며, 민주주의, 법치주의, 사회적 시장경제 발전에 노력하고 있는 정당재단이다.

“독일은 올해로 통일 20주년이 됐습니다. 1990년, 하룻밤 사이에 나라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누구도 생전에 경험할 것이라 상상하지 못한 일이 이뤄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통일은 ‘대단히 큰 성공’이었습니다.”

물론 어떤 독일인은 막대한 통일비용을 언급하며 통일을 ‘끝나지 않은 악몽’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독일국민 대다수는 동서 간에 국경이 사라지고, 민주주의가 신장하며, 국토 전역에서 인권이 존중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과거 침체됐던 동독 지역의 경제는 살아나고 있으며, 동독 출신 여성 정치인이 총리가 되는 등 독일의 변화는 그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콜린 소장은 급격히 이뤄진 독일의 통일사건이 한국인들로 하여금 통일비용과 후유증을 지나치게 염려하도록 만든 것은 아닌지 걱정하기도 한다. “한국 국민들의 염려는 이해할 만합니다. 누가 더 많은 세금을 내길 원하겠습니까? 독일인들 역시 추가적인 세금을 부담스러워했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국가의 통일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기 때문에 보다 넓은 관점에서, 그리고 장기적으로 내다보며 인내하고 있을 뿐입니다.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콜린 소장에 의하면 독일은 아직까지 통일세를 내고 있다고 한다.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 통일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분단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통일 비용은 늘어날 것입니다. 독일은 통일 이전에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했습니다. 통일이 되고나서야 비로소 ‘연대세(solidarity tax)’를 만들어 동독 지역의 발전자금으로 활용하도록 했습니다. 이 세금은 동독 주민들을 포함해 모든 독일 국민들이 소득세 외에 별도로 납부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기간 동안만 부과될 줄 알았지만 아직까지 징수하고 있습니다.”

현재 독일의 연대세는 2019년까지 징수될 예정이라고 한다. “처음 연대세가 발표된 이후 독일 국민들은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한국도 통일이 되면 어떤 방식으로 재정을 충당할지 미리 고민해 두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다만 한 가지 고려할 점은 독일 통일정부는 동서독 주민 모두에게 연대세를 부과했지만, 한국은 그렇게 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여론을 살펴보면 한국 국민들도 독일과 같이 통일세를 썩 환영하는 입장은 아닌 듯합니다. 하지만 통일에는 반드시 돈이 들어가게 돼 있습니다.”

세상엔 공짜가 없다고 말하는 콜린 소장. 그러면서도 그는 통일이 가져다주는 기쁨과 희망은 어떠한 가치로도 바꿀 수 없다고 힘주어 이야기한다. 통일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비용이 든다고 해서 통일을 꺼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통일비용보다 분단비용이 크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동서독보다 더 긴 남북 분단
콜린 소장은 독일이 통일되던 그날, 아데나워재단의 태국사무소 소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당시는 인터넷이나 DW(전 세계에 방송되는 독일 방송)이 발달하지 못한 시절이었으니, 갑작스레 고국에서 전해온 소식 한 통에 목이 멜 수밖에 없었다.

“통일되던 날, 해외에 있었다는 거.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된 때였습니다.” 하지만 경제전문가인 그에겐 그런 감격도 잠시, 통일된 독일의 장래를 걱정했던 시름 또한 그날의 추억이 되었다. “독일은 통일되기 전에 어떠한 시나리오도 준비해 두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서독은 분단이 오래 갈 줄로만 알았습니다. 통일되기 바로 1년 전에도 본(Bonn)에다가 의사당건물을 지을 정도로 통일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정부 요직에 있던 사람들도 전혀 몰랐습니다. 통일이라는 사건이 터진 거죠.”

콜린 소장은 독일 통일을 교훈삼아 한국이 통일에 대비하길 바란다고 말한다. “동서독 간의 긴장 완화에만 너무 집중한 나머지 통일이 갑작스럽게 찾아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동독이 갑자기 붕괴해 버린 이유가 컸죠.” 동독이 붕괴됐다고 해서 바로 서독과의 통일이 약속돼 있던 것은 아니었다. 프랑스나 러시아의 견제를 극복해야 했고, 동독 주민들의 의사도 중요했다. 콜린 소장은 독일 통일의 요소를 세 가지로 정리한다.

“독일이 통일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소련 외교정책의 변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개혁·개방에 나섰던 소련이 실패하면서 동구권이 차례로 붕괴되기 시작했거든요. 그리고 여기에 더하여 동독 주민들의 애타는 자유 열망, 동서독 주민 모두의 민족 동질감이 어우러졌기 때문에 통일이 이뤄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콜린 소장에 의하면 서독의 초대 총리 콘라드 아데나워는 서독이 미국을 포함한 서방 자유국가 진영을 토대로 발전해야 하며, 그렇게 발전해야만 그 모습을 보고 동독 주민들이 서독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는 구상으로 정책을 펼쳤다고 한다. “동독 주민들이 서독으로의 통일을 원했던 이유는 그들이 자유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동독인들은 40년 동안 지속된 억압에서 풀려나 처음으로 여행의 자유를 맛보았고, 법치주의와 정치적 권리를 요구하며 선거를 치러냈습니다. 최초의 자유선거로 결성된 동독의회는 서독으로의 통합을 최선의 정치 결정으로 삼았습니다.”

지금의 한민족은 당시의 동·서독처럼 민족동질감을 가지고 있을까? 남·북한은, 동·서독과 달리, 서로 전쟁을 치렀다는 사실 때문에 선뜻 답하기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동·서독 주민들 간에는 적대의식을 품었던 적이 있을까? “우리는 서로 적대의식을 가진 적이 없습니다. 남·북한과의 가장 큰 차이겠죠. 서독 사람들은 동독 주민들에겐 자유가 없고,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인식만을 갖고 있었습니다. 물론 분단 상태가 40년간 지속됐기 때문에 서로를 낯설어 하는 감이 컸습니다. 남·북한은 그런 어색함이 더할 것 같습니다. 독일에 비교하면 교류·왕래가 거의 없고, 분단의 시간은 더 오래되지 않았습니까?”

한국도 통일할 수 있습니다
콜린 소장은 1993년 처음 한국 땅을 밟은 뒤 여러 차례에 걸쳐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 “독일의 뮌헨,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와 같은 도시들은 10년이 넘어도 별다르게 변하는 것이 없습니다. 한국은 10년 전의 모습을 다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성장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매우 역동적으로 살아 숨 쉬는 국가라고 생각합니다.”그러면서도 콜린 소장은 한국의 어두운 면도 지나치지 않고 지적한다.

“정치적 이념 갈등, 맹신적 종교 행태, 지역 갈등이 전 사회에 걸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바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는 일은 어려운 과업일 것입니다. 더욱이 합의까지 도출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겠죠. 그런데 아십니까? 독일 사람인 제가 볼 때 한국인들의 가장 인상적인 면은 ‘할 수 있어’라고 서로를 격려하는 태도였습니다. 남·북한 7천만 사람들 모두 근면하고 성실한데, 통일을 하게 된다면 세계에서도 놀랄 일을 감당하는 나라가 될 것을 확신합니다.”

진심으로 남·북한이 통일되길 바라는 독일인. 그가 한국에 있는 동안 남북 통일이 이뤄진다면, 그가 20년 전 놓쳐 아쉬워했던 통일 현장의 감격을 대신 할 수 있지 않을까? 분단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한반도 통일의 감격은 더욱 클 것이다.(konas)

홍진옥 민족화해 객원기자

* 위 내용은 「민족화해」제46호에 실린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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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9-15 오후 10:06:02
    찬성0반대0
  • 최봉신    수정

    요즘 애국우파들이 통일비용이 분단비용보다 싸다고 합니다만,,,좀 자조스런 말이긴 하지만, 한국인들은 세금 늘어난다고 항의할줄도 불만을 표시할줄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노시개시절에 그렇게 많은 세금을 거두어서 지들멋대로 펑펑 써대도 누구하나 알려고하지도 않고, 불만을 표시하지도 않는 백성들이지요. </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

    2010-09-15 오후 8:3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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