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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年學徒, 청춘의 그대들에게!

155마일 휴전선 전적지를 답사하는 대학생들의 발길 한 걸음 한 걸음은 그냥 걷는 길이 아니고 조국을 양어깨에 짊어진 걸음걸이다
Written by. 이현오   입력 : 2011-06-30 오후 2: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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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지를 달구는 이글거리는 태양도, 들판을 누런 황톳물로 물들이며 그침 없이 쏟아지는 폭우도, 폭포수가 되어 밀려드는 계곡의 거친 물살이 잠시 나를 멈추게 해도, 거친 광풍(狂風)이 순간을 멈칫거리게 해도 부여된 목표지점 '통일전망대'를 향하는 그들의 가는 걸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휴전선 155마일 분단(分斷)의 현장. 국토의 한 허리가 반 토막으로 잘려져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곳임을 일깨우며, 비극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곳. 누구나 한번 꿈을 꾸고 단 한번만이라도 횡단하고 싶어하지만 아무나 갈 수 없는 곳. 그러나 그곳을 지금 그대들은 걷고 또 걷고 있구려.

 장대비가 주룩주룩 쏟아지는 지난 6월25일 아침 8시30분, 피비린내 진동하는 전장(戰場)에서 피와 땀을 쏟으며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절체절명의 현실 속에서 생(生)사(死)를 넘나들었던 6·25해외교포 참전용사와 군(軍)의 원로들이 동작동 서울 현충원 현충탑 앞에서 머리를 숙였다.

 61년 전 처절했던 시대를 함께 했던 이 땅의 젊은이들이 누군가는 꽃다운 청춘에 주검이 되어 국립묘지에 말없이 누워있고, 누구는 이제 백발이 성성한 채 구부정한 자태가 되어 그들 앞에 말없이 서서 쏟아지는 빗물에도 아랑곳없이 그렇게 하염없이 서 있었지요.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아직도 수많은 호국의 영령들이 북한 지역 장진호 근처 어디인가로부터 백마고지, 피의 능선, 단장의 미아리고개, 향로봉에서 백석산, 그리고 휴전선을 연한 비무장지대 어딘가, 상주의 화령장에서 다부동, 낙동강 전선,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전국의 이름 모를 산야 한 귀퉁이에서 고혼(孤魂)으로 호국의 수호신이 되어 잠들어 있다.

 그 분들이 계셨기에 오늘 대한민국은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속에 우뚝 선 자랑스런 국가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기에 그 분들의 위대하고 고귀한 희생(犧牲)과 나라사랑정신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본받고자 한여름 무더위와 장맛비에도 굴(屈)하지 않고 젊음의 그대들이 전장 600km의 거리를 힘차게 뻗어 나가는 것이다.

 1,670명. 무려 14대1의 경쟁률을 뚫은 140명 제4회 대학생 휴전선 전적지 답사단. 그대들은 장한 우리의 미래입니다. "오직 나"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요즘 젊은이들의 세태 속에서 고행(苦行)을 통해 "나 보다는 너, 동료 우선"을 깨달으며 먼저 베풀고 도움을 주는 행동을 표방하는 그대들이야말로 이 땅의 자랑스러운 청춘의 대표자들이라 믿습니다.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 각별하고 '국가의 운명'을 '나의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휴전선 155마일을 걷고 있는 책임자 박대수 단장을 비롯한 142명(통제2, 스텝20, 대원120) 대원들. 오늘도 그대들은 빗방울이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애기봉 전망대에서 동쪽 끝 통일 전망대를 향해 굴함 없이 걷고 있구려.

 아마 탈 없이 일정 그대로의 행군을 계속하고 있다면 지금 이 시각 중동부 최전방부대 15사단의 금성지구전투전적비를 향해 빗물에 축 쳐진 천근 만근의 배낭을 짊어지고 서로의 격려 속에 힘찬 발걸음을 계속하고 있을 것이외다.

 발바닥은 좀 어쩔거나. 이미 터지고 겹쳐 또 터진 발바닥의 물집은 아예 굳은살로 배긴지 오래일 것이고, 무릎과 관절마디에는 덕지덕지 어른 손바닥만한 파스가 도배되어 있을 것이며, 근육통에, 모기 벌레에 물린 피부는 가려움증으로 긁어댄 손톱자국 독에 의해 벌겋게 부풀어올라 있겠지. 연일 발라대는 연고제는 또 얼마나 될 것인가.

 하지만 젊음이 있기에 참을 수 있고, 청춘의 뜨거운 피가 용솟음치기에 그대들은 그 고통도 견디어 낼 것이며, 자신의 아픔보다는 동료의 힘들어함에 더 애가 타고 가슴앓이 하고 있을 것임을 어찌 모르리오.

 6·25전쟁 61주년 행사가 거행된 전쟁기념관에서 6·25가 준 교훈을 상기한데 이어, 서해 최북단 애기봉 전망대로부터 본격 행보(行步)를 시작한 지 오늘로 6일째, 자연 10박11일의 반환점이 되는 날이구려. 셈을 해봄에 이제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칠 그런 때이기도 하고.

 때로는 무너지고 싶기도 하겠지. "할 만큼 했으니 이쯤에서 그만두어도 되겠다" 하는 자신과의 싸움도 있을 수 있겠지. 사랑하는 부모형제와 애인이 너무 보고싶고 그립기도 하겠고. 먹고싶고 마시고 싶은 것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하지만 힘을 내시게나. 용기를 부여하게나. 스스로 기(氣)를 불어넣고 힘든 동료에게 한번의 손길, 다정한 한마디의 말로 위로를 더 건네 보게나. 1회부터 3회까지 그대의 선배가 그렇게 했고, 앞으로 그대들의 후배가 그 길을 또 가게될 것이기 때문이라네. 아니 그대들이야말로 진정한 이 땅의 무적(無敵) 도전자요 지성의 대표격이며, 철철 넘치는 에너지와 젊음으로 무장한 '청춘'의 주역이기도 한 때문이라면 지나친 비약일까? 아닐세, 결코 아니라네.

 왜냐? 그대들의 발길 한 걸음 한 걸음은 그냥 걷는 길이 아니고 조국을 양어깨에 짊어진 걸음이기에...... 분단된 조국이 처한 현실을 직접 눈으로 보고, 두발로 걸으면서 통일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가를 온몸으로 체득할 수 있게 하는 발걸음이기에 더 소중한 것일 거외다.

 인생에 있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 이번 그대들의『155마일 휴전선 전적지 답사 국토대장정』은 그래서 값지고 소중한 것이라 생각한다오.

 반환점에 들어선 142명 단원 모두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7월5일 통일을 기원하는 땅, 통일전망대에서 다함께 함박웃음을 머금는 그 날까지 '파이팅'을 크게 외쳐 봅니다.

 대한민국 만세! 155마일 휴전선 전적지 답사단 파이팅!(konas)

이현오 (코나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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