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군사회담을 통해 북한군 협박 저지해야
북한군의 협박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군(軍)은 동분서주하고 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지난 9월 29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미군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유령선’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한 국방위는 10월 20일 우리 대통령의 연평도 방문(2012.10.18)을 비난하면서 “조국이 통일되는 날까지 조선 서해에는 NLL이 아니라 오직 우리가 설정한 해상군사분계선만이 존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북한군이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전단(삐라) 살포계획(임진각. 10.22. 오전11시)에 대해 “사소한 삐라 살포 움직임이라도 포착되면 즉시 경고 없는 무자비한 군사적 타격이 실행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인민군 서부전선사령부는 10월 19일 ‘공개 통고장’을 통해 “극도의 동족 대결에 피눈(혈안)이 되고 있는 이명박 역적패당이 우리의 최고 존엄을 건드리는 삐라 살포행위에 매달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삐라 살포는 가장 노골적인 심리전이자 용납할 수 없는 전쟁도발”이라며 “임진각과 주변의 남조선 주민들은 있을 수 있는 피해를 예견해 미리 대피하라. 우리 군대는 빈말을 하지 않는다”라고 거듭 위협했다.
이에 대해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10월 19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그렇게(북한이 도발) 한다면 그 원점 지역을 완전히 격멸하겠다”면서 “(서부전선의) 1군단 지역에도 이미 경고가 내려갔다. ‘대비태세 B급’을 하달해놓았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10월 20일 강원도 철원의 중부전선 최전방 부대를 방문해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적이 만일 도발하면 몇 발이란 개념 없이 충분히 대응 사격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우리 사회의 남남(南南)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10월 19일 국정감사 시 NLL의 성격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서해NLL은 60년간 관할해온 관할수역이고, 이미 영토선 개념으로 굳어져 있다”며 “조금이라도 양보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경계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정승조 합참의장은 10월 21일 북한의 임진각 타격위협으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서부전선을 방문, 군의 경계태세와 즉각 대응태세를 점검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서부전선 최전방 도라OP(관측소)에서 육군 1사단장으로부터 최근 적 동향과 대비태세를 보고받고 “적의 기습을 받지 않도록 부단히 적정을 감시하고 경계에 허점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하라”고 주문했다. 도라OP는 임진각과 인접한 곳이다.
정 의장은 “최근 적이 구체적인 도발 장소까지 거론하며 우리 국민을 불안하게 한 만큼 각종 전투 및 전투지원 장비를 최상으로 유지해 유사시 즉각 임무수행이 가능토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정 의장은 이어 1사단 인근 다련장로켓(MLRS) 부대를 방문, 사격절차를 점검한 뒤 “유사시 자위권 차원에서 계획된 표적과 적의 도발원점, 그리고 지원세력까지 과감하고 단호하게 응징하라”라고 강조했다.
우리 군 당국은 또 해당지역의 화력 대응태세를 상향 조정했다. 군은 자주포와 견인포 등의 화력대기 전력을 증강했고, F-15K와 KF-16 등 공군 초계전력도 증강 운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의 위협 발언이 알려진 직후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군의 화력 대응태세를 격상하고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우리 군은 관광객들의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출입을 10월 22일 오전 8시부터 통제하기로 했다. 육군 1군단과 파주시, 파주경찰서는 10월 21일 오후 대책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평화누리공원 출입통제 조치는 북한의 군사적 타격위협이 완전히 사라지면 해제된다. 이와 함께 군은 민통선 대성동, 해마루촌, 통일촌 주민 820여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주민들도 10월 22일 오전 8시부터 상황 종료 시까지 해당 마을대피소에서 각각 머무를 계획이다.
국방부장관과 합참의장이 휴일에 연이어 전방부대를 시찰하고, 주민 대피와 임진각 출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왜 취하는가? 북한의 도발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군 서부전선사령부(중장 지휘관)의 협박에 이렇게 허둥대는 모습을 보는 국민은 불안하다. 군사회담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른 방향이다. 북한군이 서해NLL을 부정하고 임진각에 대한 타격 운운은 이미 명분을 잃은 것이다. 서해NLL은 남북기본합의서에 남북이 합의한 선이다. 그리고 북한군은 지난 9월 29일 야간에(21:27~22:56) 두 차례 조명탄을 이용한 풍선으로 우리 측 경기 파주군 일대에 전단을 살포했다. 북한군은 올해 4월과 7월에도 전단을 우리 쪽으로 살포했다.
따라서 국방부는 북한에게 긴급히 군사회담을 제의하고 여기서 이런 문제를 따져야 한다. 그리고 군사회담에서 우리의 의지를 분명히 전달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다. 분명한 의사가 상호 전달되어야 불필요한 충돌을 예방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이 국방부장관과 합참의장이 예하부대를 순시할 때마다 “북한 도발가능성이 있다. 성동격서식 도발이 예상된다. 적이 도발 시 도발원점과 지원세력까지 공격하라”란 지시를 남발하는 것은 아무래도 정도가 아니다. 차분한 가운데 남북군사회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 정전협정과 관련되는 것으로 미·북 군사회담을 병행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konas)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 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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