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수기〕나는야 현영 아빠다∼
본 내용은 병무청이 주관한 『2012년도 공익근무요원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으로 선정된 글임.
"공익근무요원도 나라를 더 밝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당당하고 활기차게 출근을 한다.행복은 가까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자부심을 가지고 기쁜 마음으로 한다면 그것이 행복이고 웃음이 아닐까...'젊음 향기로 피어나다' 체험수기집 본문 중에서 (편집자 주)
『이곳은 아이들이 머무는 영아원이다. 이곳에서는 여자선생님들만 계시는데 아이들은 선생님을 엄마라고 부른다. 매일 오고 시간 날 때 놀아주는 나를 보면서 아빠가 그리운 것인지 아이들은 나를 아빠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오빠’라고 정정해 주었지만, 엄마는 매일 부를 수 있는데 아빠를 부를 수 없는 아이들이 마음 아프기에 아이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아이들에게 작지만 힘이 되어 주고 싶어서 ‘아빠’라고 부르면 친근하게 다가가 준다.』
작은 아이들이 머무는 집
오늘도 어김없이 출근을 하면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여기는 전주 중화산동에 위치하고 있는 전주영아원. 아이들의 커가는 소리가 들리는 곳이다. 이곳은 신생아부터 가장 나이 많은 아이가 9살 초등학교 2학년이다. 많은 아이들이 함께 지내는 곳이라 울음이 떠나질 않지만 그만큼 웃음소리도 큰 곳이다.
2층 집으로 되어 있으며 2층에는 신생아와 이제 돌이 지난 돌쟁이들이 머물고 있다. 주된 연령층은 3~5세 아이들로 한창 호기심이 많고 말썽을 부릴 나이다. 5개의 방으로 연령별과 성별로 구분이 되어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아이들의 해맑은 목소리가 들린다. 이곳의 아이들은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들어오지만 여기에 오면 아이들은 아들, 딸들이 되고 선생님들은 엄마가 된다.
아이들은 엄마를 따르며 단체생활에 있는 규칙을 지키며 지낸다. 아이들을 흔히 천사라고 하는데, 이곳은 아이들이 많아서 “천사들의 집”이라 해야 옳을 것이다. 순수하기 그지없는 아이들을 보면서 하루하루 지내는 게 즐거움 그 자체이며, 아이들과 친해졌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기쁘다.
아직은 어색하지만 나를 아빠라고 불러줘~!
아침 출근. 어린이집과 학교에 가고 어린 아이들만 남아 있다. 엄마가 불러도 까르륵 웃으며 장난기 어린 얼굴로 뛰어다닌다.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지도 7개월째. 어느새 아이들과 친해져 낯을 가리던 아이들도 스스럼없이 나를 반겨 준다. 아침부터 아이들의 웃는 얼굴을 본다면 누가 기쁘지 않겠는가. 아침 출근과 동시에 나는 어김없이 한 방으로 간다.
그곳은 여자아이들이 지내는 방인데 아침에는 어린이집 가고 3살인 삼총사 여자아이들이 그곳에 있다. 이 삼총사는 나를 아빠라고 불러준다. 그중 한 아이는 이곳에서 나를 가장 잘 따라다닌다. 처음에는 말도 안 들었지만, 이제 정들어서 매일 매일 꼭 봐야하는 아이. 항상 언제 어디서나 나를 발견하면 큰소리로 아빠라고 부른다.
처음에는 봉사자분들이 계실 때도 아빠라고 불러서 당황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아빠라고 불러줘서 고마운 아이. 매일 매일 내 바지를 잡으며 다니기도 하고, 손을 잡기도 하고, 안아 달라고도 한다. 항상 내 옆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 억지로 떨어지면 울어버리는 마음 약한 아이. 일이 있으면 어쩔 수 없기에 그 미안한 마음에 저녁 먹을 때라도 같이 있어 주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우리 둘은 정말 아빠와 딸처럼 항상 서로를 찾는다. 다른 아이들도 내가 나타나면 친절하게 그 아이가 어디 있는지 알려준다.
3살인 남자 아이가 있다. 남자 아이들 방에서는 가장 막내이면서도 호기심이 많은 개구쟁이다. 친해지고 싶었지만 낯을 가리기에 가장 친해지는데 공들인 아이다. 오늘도 해맑게 개구쟁이 같은 얼굴로 “아빠~”라며 달려온다. 이제 많이 친해져서 여자 아이와 내 옆에서 단짝을 이루는 아이이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은 형, 오빠라고 하지만,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은 하나 둘씩 나를 아빠라고 부르고 있다. 나는 그렇게 불러주는 아이들이 오히려 고맙다.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서 혼란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지금 여기서 만큼은 모든 아이들의 아빠가 되어주고 싶다. 같이 놀아주고 밥 먹을 때 옆에 있는 아빠.
돌이 막 지난 아기 중에 몸이 불편한 아기가 있다. 혼자서 움직일 수 없는 아이. 나는 매주 2번씩 이 아이를 데리고 대학병원에 물리 치료를 다닌다. 아이가 언제 자고 언제 일어나는지,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지까지 알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이제 돌쟁이에 고개를 가누지 못 해서 많이 안쓰러운 아이. 병원에 가면 사람들이 묻는다. “아기가 예쁘네요. 몇 개월 됐어요?”, “아기 잘 보는데 아기 아빠에요?” 아직 아기 아빠가 될 만큼은 아닌데 그래도 같이 있는 시간이 많으니 아빠라고 대답하는 나. 어느새 나는 작은 아이들의 젊은 아빠가 되어 가고 있다.
관심!.... 아이에겐 웃음이죠
아이들은 같이 생활하는 친구들과 놀기도 하고 때론 싸우기도 하지만 언제 싸웠냐는 듯 화해하고 논다. 영아원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지 남자 봉사자보다는 여자 봉사자들이 많이 온다. 주로 병원진료, 청소, 식사 보조 하는 일이 많지만 이 사소한 일들이 이곳의 아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단체 생활을 하다 보니 자주 아픈 아이들이 많이 있다. 아프지 않고 병원 가는 아이들이 좀 적어졌으면 좋으련만..... 우리가 평소에 하는 일이 이곳의 아이들에게는 사랑이다. 이러한 사소한 관심이 아이들에게는 웃음이 되며 힘이 될 수 있다.
개인적인 바람인데 남자 봉사자들이 많이 왔으면 한다. 아이들과 신나게 놀아 줄 수 있고, 남자 아이들 같은 경우 더 잘 따르기 때문이다. 가장 바라는 것은 아이들의 순수함을 잃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후원으로 무엇인가 사주는 것뿐만이 아니라 이곳에 와서 함께 놀아주고 작은 청소라도 해주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큰 사랑이다.
방학 때는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봉사활동 목적으로 많이 오지만, 개학을 하고 나면 봉사자의 수는 급격히 줄어든다. 그나마 꾸준히 정기적으로 와주시는 모임이 있어서 다행이다. 방학 시즌이 아니더라도 봉사자가 많이 와줘서 시끌벅적하고 신나는 영아원이 되었으면 한다. 아이들 하나하나를 모두 돌보아 줄 수 있는 만큼의 많은 봉사자가 오는 날을 기대해 본다.
나는 공익이지만 이곳에서 오늘도 보람을 느낀다!
사회에서 공익근무요원을 보는 시선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 군대 안 가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빠져서 졸거나 뺀질거린다는... 그러나 그것은 오해다. 나처럼 부족하지만 주어진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공익근무요원이 대부분이다.
이곳은 아이들이 먹고 자고하는 생활 시설이기 때문에 생활하는 데에 불편함이 없어야 해서 항상 봐줘야 하는 곳이다. 어디가 고장 났다고 하면 달려가서 부족한 손길이지만 고쳐주고, 아이들의 간식 또는 생활품을 살 때는 따라가서 작은 도움이라도 주려고 한다.
부족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면서 조금이나마 발전되어가는 나의 모습을 그려본다. 쉬운 일도 있고, 힘든 일도 있어 때론 땀도 많이 나고 쉬고 싶기도 하지만 퇴근하면서 어김없이 아이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나면 ‘오늘도 보람된 일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힘들었어도 아이들의 작별인사가 나에게는 힘이 되며,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투박한 손길, 부족한 기술 그래도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준다.
공익근무요원... 사소한 곳에 있으면서 사람들을 도와주는 보람된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공익근무요원이다. 공익근무요원도 나라를 더 밝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당당하고 활기차게 출근을 한다.
행복은 가까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자부심을 가지고 기쁜 마음으로 한다면 그것이 행복이고 웃음이 아닐까....(Konas)
김현영(전주영아원)
*국보법개정서명바로가기 : http://konas.net/event/signature.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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