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칼럼〕건강한 노인이 있는가?
노인이라는 말이 많이 쓰이긴 하지만 사람은 몇 살부터 노인이라고 불러야 옳은지 분명치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노인으로 보이는 사람도 노인이라고 하면 좋아하지 않습니다. 대개 “젊어 보인다”면 좋아하지만, “못 뵙는 동안에 많이 늙으셨네요”하면 그렇게 말하는 젊은 놈을 괘씸하게 여기는 늙은이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젊음을 좋아하고 늙음을 싫어하는 것이 인간의 천성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기를 싫어합니다. 지구상의 모든 동물이 다 그렇습니다. 늙으면 병에 걸리기 쉽고 앓아 눕게 되고 그러다 떠나는 것이 인생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한국만큼 잘 사는 나라에서는 65세부터를 노인으로 간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대학 교수의 정년이 65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기준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남들이 만나서 “건강은 어떻습니까?”라고 물으면 그 질문을 받은 사람의 노년기는 시작되었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의사가 노인의 신체적 기능을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분류한다는데 첫째는 “15분 쯤 걸으면 다리가 아프기 시작하는가?” 둘째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 손잡이가 필요한가?” 셋째는 “한 발로 서서 양발을 신을 수 있는가?” 넷째는 “앉았다 일어날 때 누구의 도움이 필요한가?” 아니면 제 손으로 무릎이라도 짚고야 일어나는가?
다리가 튼튼한 노인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사람은 대개 걷지 못해서 누워 있고, 누워 있다가 저 세상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팡이 짚고 다니다가 휠체어 타는 사람은 대개 이런 순서를 예상하고 있을 겁니다. 어느 누구도, 뛰어서 천국으로 직행할 수는 없습니다.
노인 인구가 너무 많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지각없는 젊은 놈들이 많습니다. 나는 그런 젊은 놈들에게 “50년 뒤에 보자!”고 말하고 속으로 비웃습니다. 50년 뒤에 나는 물론 없겠지만 노인을 귀찮게 여기는 그 놈은 50년 뒤에 또 무슨 꼴이 되어 있을지 내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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