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선거
북한헌법 제6장 제1절 ‘최고인민회의 제87조’에 보면「최고인민회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최고주권기관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최고인민회의는 헌법상 입법권을 갖는 최고의 주권기관으로 한국의 국회이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우리의 국회의원과 같다. 최근 북한이 실시한 대의원 선거는 지난 2009년 3월 제12기 대의원 선거 이후 5년 만에 실시되었으며 현재 대의원은 687명이다. 제4조에 따르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은 노동자, 농민, 군인, 근로 인테리를 비롯한 근로인민에게 있다. 근로인민은 자기의 대표기관인 최고인민회의와 지방 각급 인민회의를 통하여 주권을 행사한다”고 되어 있다.
북한 주민의 주권을 행사하는 최고주권기관이 바로 최고인민회의인 것이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의 임기는 5년이며 1년에 한두 차례의 정기회의가 개최된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의 정수는 매 대의원 선거 시 인구증가율에 따라 결정하며 통상 인구 3만 명당 대의원 1명의 비율을 유지한다. 최고인민회의의 권한을 살펴보면 헌법과 법령을 제정 또는 수정·보충하며 대내외 정책의 기본원칙을 세우고 국방위원장과 위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위원, 내각총리 이하 주요 행정 각료, 최고재판소장 등을 선출하고 소환한다. 조약의 비준·폐기에 대한 결정권도 최고인민회의 권한이다.
최고인민회의의 회의는 대의원 3분의 2이상이 참석하여야 성립되며 최고인민회의에서 토의하는 법령과 결정은 거수가결의 방법으로 참석대의원 과반수의 찬성에 의해 채택된다. 헌법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3분의 2이상이 찬성하여야 개정할 수 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최고인민회의의 상설 조직으로 위원장, 부위원장, 서기장, 위원 및 소수의 원로 인사급 명예 부위원장으로 구성되어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일반조약의 비준과 폐기, 외교대포의 임명·소환 결정, 대사권 행사 등 일반적 대외업무를 담당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고인민회의 선거 절차
북한 최고인민회의 선거는 일반선거, 평등선거, 직접선거. 비밀선거 원칙에 의하여 진행된다. 새로운 대의원 구성을 위한 다음선거는 최고인민회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최고인민위원회의 상임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진행된다. 그러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선거를 하지 못할 경우에는 선거를 할 때까지 그 임기를 연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출은 각 도, 시구역의 대의원을 선출하는 선거방식과 달리 노동당이 사전에 지명한 후보자에 대해 찬성, 반대로 투표하는 방식으로 선거가 진행된다. 최고인민회의 선거는 중앙당 집권기관제를 형성함으로써 일반사람들이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권리가 명시돼 있지 않으며 다만 최고인민회의 법률에 따라 지시와 명령에 복종하고 순응하는 자세로 선거에 임해야 한다.
최고인민회의 경우 몇 백 명의 노동당원들만이 비공개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여 최고인민회의 구성원들을 선출하고 인민들은 찬반투표에만 참여하는 방식으로 선거가 진행된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내부적 투표를 통해 선거를 치른 뒤 노동신문, TV(텔레비전)로 인민들에게 알리는 방식이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는 당에 대한 충성도가 이미 검증된 특권층들의 세대교체의 형성을 의미하며 비공개로 투표한 뒤 공개적으로 공표하는 절차를 지금껏 따라왔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후보자 추천 및 등록 관련 보도에는 “김정은 동지의 선군혁명 영도를 높이 받들고 조국의 부강번영과 인민의 행복을 위해 헌신적으로 투쟁하고 있는 인민군 군인들과 노동자, 농민, 지식인들, 일꾼들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후보자로 추천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에 치러진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3기(‘14년 3월 19일) 대의원은 전체 선거자의 99.97%가 참가 해당 선거구 대의원에게 100%의 찬성표를 던졌다. 북한에서 대의원이라는 존재는 오직 당과 수령께 충실한 모범적인 당 일꾼으로 생각할 수 있고 이들은 결국 높은 직책의 대의원 자리까지 올라갈 것으로 인민들은 모두가 생각한다는 것이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는 비공식적으로 투표한 결과를 일반인민들에게 공표하여 당내 모범적 일꾼들이 대의원으로 선출되었으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찬성투표만 요구하는 식의 형식적인 선거를 진행한다. 3대 세습으로 이어져 오고 있는 김정은 정권시대에도 변함없이 보여주는 선거 행태라고 할 수 있다.
김정은식 특유의 선거방식
김정은 정권은 과거보다 세대교체의 폭이 넓어지고 과감하게 이루어졌다. 1인 독재 및 세습주의에 걸림돌이 된다면 최측근을 숙청시키는 것을 비롯한 임기가 남은 대의원이라도 무자비하게 내치는 행위를 저질렀다. 따라서 대의원의 절반이 세대교체로 바뀌었고 신규 발탁된 인물들도 다수 있다. 새로운 인물에는 노동당 대의원으로는 조연준, 박태성, 황병서, 군부대의원으로는 부부장급 장정남, 젊은 지휘관들인 이병철, 김명식 등의 인물들이 발탁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북한은 5년 만에 실시한 선거결과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명단을 발표하는 동시에 새로운 김정은 시대를 이끌어갈 지배계층 687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김정은 정권을 구성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55% 곁가지치기 형식으로 새로이 구성한 것이다. 김정은식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결과를 이틀 만에 언론에 공개했다. 비교적 신속하게 보도하며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김정은의 북한 내 통치 권한을 만방에 알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노동신문은 “우리 인민은 선거가 있을 때마다 높은 정치적 열의를 가지고 선거에 참가하여 100% 찬성투표함으로써 우리의 일심단결이 결코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줬다”고 언급했다.
김정은은 이번 선거를 통하여 제1 위원장으로 처음으로 대의원에 선출되었고 또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1차 회의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을 재추대했다.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라는 통치권을 대의원을 비롯한 전 인민들에게 알려 자신의 위대한 존재감과 유무일적인 창조적 리더십을 내보이려는 것이다.
북한 중앙선거위원회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 선거결과에 대하여’ 라는 제목으로 선거자 명부에 등록된 전체 선거자 99.97%가 선거에 참가하여 해당 선거구에 등록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후보자에게 100% 찬성 투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경축일로 간주, 이날 하루를 쉬며 모두가 선거장에 가서 찬성투표를 한다.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는 법에 의한 선거보다 수령 중심의 당 간부들의 소위 물갈이라고 볼 수 있다 단순 세대교체를 위한 당의 하나의 방편이라고 생각된다.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법령은 당(黨)·정(政)·군(軍)의 순으로 그 중요도가 결정되고 우선순위로 선택한다.
하지만 북한 언론보도를 보면 항상 수령과 당이 법률조항보다 앞서있기에 대의원 선거로 선출된 의원들이 선택한 법령은 형식에 불과하다. 오로지 1인 세습의 정당화를 일반 주민들의 투표권을 중요하듯 내세운 것이라고 보여 진다. 이렇게 북한은 5년마다 진행되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화려하고 요란하게 진행한다. 일반주민들에게는 경축일로 지정하며 인민들은 당에서 결정한 사항을 무시하거나 그들이 지시한 대로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 뒤 결과를 따지며 사상에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취급하게 된다.
선거일에는 무조건 당의 지시대로 모두 나와서 참석해야 한다. 대의원 선거의 찬성률을 최대한으로 높이고자 하는 북한 정권의 술책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선거일이면 외국에 나간 1%의 특수한 사람들을 제외하고 외국친척이나 해외업무로 출국한 대외무역 상사들도 무조건 고국으로 돌아와 선거에 참여하여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북한에서 선거참석을 거부하는 것은 곧 수령과 당에 대한 과감한 도전행위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북한의 선거는 북한 사회 내에 강압적인 세뇌적 사상교육이 오늘날까지 이어오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드러내고 각 지역에 선출된 대의원 또한 오직 수령님을 위해 충성을 맹세하고 헌신하는 일원으로 등장하게 된다.
이들이 어떤 존재의 인물이 되어 지역에서 힘을 발휘하고 또 역할을 하는지는 알 수 없다. 일반 인민들은 대의원 선거에서 무조건적으로 찬성투표를 할 뿐이고 당의 지시대로 움직인 중간 간부들과 말단 간부들 역시 당과 수령이라는 주인공들의 연출에 지원하고 보조했을 뿐이다. 그들 역시 북한 선거의 내막은 일체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김선호 (한성대 국방과학대학원 원장)
* 출처 : 자유 월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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