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민족화해를 원하는가, 남한 사회의 분열을 원하는가" 비난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는  13일 남측 당국 때문에 8ㆍ15행사가 남북 공동으로 열릴 수 없게 됐다면서 "역사는 시대의 낙오자로 행세하는 남조선 당국의 범죄를 반드시 계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화협은 1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13일자 성명에서 남한 당국의  김일성 10주기 조문 불허, 탈북자 집단 입국, 범민련ㆍ범청학련 남측본부와 한총련 대표에 대한 방북 불허 등을 비난하며 "올해의 8ㆍ15통일행사는 명백히  남조선  당국에 의해 북과 남, 해외가 공동으로 개최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 지난 6.15  우리민족대회에서 남북해외 대표들이 민족대단합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북측이 이런 입장을 공식 발표함에 따라 2000년 6ㆍ15공동선언  이후인  2001년 부터 매년 남북이 모두 참가한 가운데 열렸던 8ㆍ15민족공동 행사가 올해는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민화협은 "우리(북)는 남조선 당국에 범민련과 범청학련 남측본부, 한총련 대표들이 올해 8ㆍ15통일행사에 참가하도록 하는 문제를 거듭 제기했지만 남조선 당국은 지난 6일 통일부 차관을 내세워 참가를 허용할 수 없다는 정부 입장을 공개  발표했다"면서 "결국 오늘 시대는 앞으로 가고 있으나 남조선 당국은 뒤로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특히 "남조선 당국은 추모대표단의 평양방문을 불허한 데 이어 이른바 `탈북자'들의 집단적 유인납치범죄를 감행한 위에 또 이번에 8ㆍ15공동행사 파탄죄까지 덧쌓는 죄를 짓고 있다"면서 남측 당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또 "온 겨레는 이제 때늦게 후회하는 자들을 보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남조선 각계각층이 보안법을 휘둘러 남북왕래를 차단하고 통일행사까지 파탄으로  몰아넣는 자들에 반대해 항거의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의 대내용 매체인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민화협 성명 내용을  전하면서 탈북자 문제가 언급된 "이른바 `탈북자'들의 집단적 유인납치범죄를  감행한  위에" 부분을 삭제한 후 내보냈다.

    이에 앞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등으로 구성된 민족공동행사 남측  추진본부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북측 민화협은 범민련ㆍ한총련 등의 합법적 참가를 8ㆍ15 남북공동행사 개최의 조건으로 내세울 것이 아니라 조건 없이 대회 성사에  대한 의지를 천명하라"고 촉구했다.

     재향군인회 정일훈 안보부장은 "북측은 자기들 요구대로 남측이 해주지 않으면 토라지는 버릇을 고쳐야 한다"며 "한총련 등 이적단체로 판시된 불순한 단체의 참가를 고집하는 북측의 의도는 남한 사회의 내부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려는 데 있는 것이고, 김일성 조문단을 정부가 보내지 않은 것은 국민정서상 용납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며, 탈북자 대거 입국문제는 탈북자 자신들이 한국행을 원해서 우리 정부가 도움을 준 것 뿐인데도 북한은 자신들의 잘못은 반성치 않고 남측 탓만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 부장은 또 "북측이 진정으로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원한다면 생색내기 용 일회성 행사에만 매달리지 말고 반북단체까지도 받아 줄 수 있는 도량을 넓혀야 한다"고 주문했다.(kon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