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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한미 군사훈련

Written by. 이미숙   입력 : 2017-07-21 오전 9: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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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협상 지렛대로 한미 군사훈련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6월 21일 중국은 ‘쌍중단(雙中斷)’을 제안했다.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논의를 동시에 진행하자는 의미다. 계춘영 인도 주재 북한대사도 20일 현지방송에서 “미국 측이 잠정적이든 항구적이든 대규모 군사훈련을 완전하게 중단한다면 우리 또한 핵·미사일 시험을 잠정적으로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7월 4일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핵 활동과 한미 군사훈련을 동시 동결하자고 미 국무부에 제의했다.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을 ‘북침을 위한 핵전쟁 연습’으로 규정하고 1970년대 후반부터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해왔다. 북한은 북한적십자회 명의의 방송통지문(1978년 3월 19일)에서 한미 군사훈련을 비난한 이래 ‘조평통’ 성명과 노동신문 논평 등 언론 매체를 통해 군사훈련 중지를 요구하면서 남북회담 때마다 ‘대화의 중대한 장애요인’으로 거론했다.

 1990년대 초 남북고위급회담 때에도 북한은 팀스피릿 훈련을 ‘군사적 대결상태 해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선차적 과제’라면서 중단을 요구했다. 남한이 한미 군사훈련을 완전히 중단할 수 없다면 남북고위급회담이 진행되는 기간만이라도 잠정적으로 중단해 달라고 했다. 심지어 1992년 한 해만이라도 중단하라고 사정했다.

 ‘남북기본합의서’와 ‘비핵화 공동선언’의 채택으로 1992년 팀스피릿 훈련이 중단됐지만, 북한 핵 문제의 투명성은 보장되지 않았다.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의한 핵사찰만 수락했을 뿐 남북한 상호 핵사찰은 이행하지 않았다. 한미 양국은 1993년 팀스피릿 훈련을 재개했다. 북한은 이를 트집 잡아 제9차 남북고위급회담을 포함한 모든 남북회담을 일방적으로 결렬시켰다.

 그 후 1994년 10월 북핵 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위한 미·북 간 제네바 기본합의(1994년 10월 21일)가 이뤄지면서 한미 양국은 북한의 제네바 합의사항의 원만한 이행을 기대하며 또다시 팀스피릿 훈련을 중단했다. 그러나 주지하는 바와 같이 북한은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은 그들의 주장대로 팀스피릿 훈련이라는 핵전쟁 위협이 제거된 상황에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서둘렀다.

 이제 북한은 선전수단을 통해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던 이전과 달리 미사일을 쏘아대고 핵실험을 한다. 7월 4일에는 ICBM급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까지 발사했다. 게다가 과거엔 잠잠했던 중국과 러시아까지 북한의 핵 활동과 한미 군사훈련을 동시에 동결하자고 거든다. 1990년대 초 한미 군사훈련을 중지하면서 미·북 제네바 기본합의까지 체결했다가 북한에 속아 핵을 동결시키지 못한 아픈 과거가 되살아난다. 앞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더 가중된다고 할지라도 북핵 해법을 논의할 때 1990년대 초반 한미 군사훈련을 빌미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서둘렀던 북한의 진상(眞相)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 이 글은 국방일보 7.21자 국방광장에 게제된 내용임.

이미숙 /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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