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로   보이는 신원 미상자 29명이 22일 오전 9시께(현지시간) 베이징(北京)의 한국 국제학교에 진입, 보호를  요청했다.

여성 23명, 남성 6명에 7세와 8세의 아이가 각각 1명씩 포함된 이들은 이날  창핑(昌平)구에 있는 한국 국제학교 후문 부근에 대기하고 있다 열려진 후문을  통해 교내로 진입했다.

이들의 진입 당시 후문에는 잠금 장치가 없었고, 보안 요원이 배치되지 않아 진입이 순조로웠다.

이들은 진입뒤 밭과 공터를 가로질러 500m 떨어진 본관 5층 건물의 1층 교장실로 곧바로 들어갔다.

이들은 교직원들에게 탈북자라고 신원을 밝히면서 한국행을 희망하고 탈북 난민 지위를 확보하기위해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학교측은 이들을 탈북자 보호시설이 있는 주중 한국대사관 영사부(총영사관) 건물로 인계할 방침아래 총영사관에 이들의 진입 사실을 통보했다.

이들 중에는 북한을 탈북한지 1개월만인 일가족과 탈북 7년간 중국에서 생활한 모자 등이 포함돼있다.

특히 최근 탈출한 량강도 주민 출신이 포함돼 지난달 대규모 폭발설이 나돈 김형직 郡 사건에 대해 어떤 소식을 전해줄지 주목되고 있다.

탈북자의 베이징 한국 국제학교 진입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앞으로 이들의  신병 처리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 국제학교는 외교적 면책 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

베이징 창핑(昌平)구 취난(渠南)촌에 있는 한국 국제학교에는 모두 556명의  초ㆍ중ㆍ고등 학생이 재학하고 있으며, 내년 완공을 목표로 지난 6월 한국촌으로 불리는 왕징(望京)에 신교사 건축에 들어갔다. (konas)

<뉴스해설> 탈북 대형화 추세..탈북 루트도 다양화 
 
서울행을 희망하며 베이징(北京)에 있는 한국과 외국 공관 및 국제 학교 진입을 강행하는 탈북자 규모가 대형화되면서 탈북 루트로 다양해지고 있다.

탈북자 20명이 주중 한국 대사관 영사부(총영사관)에 진입, 보호를 요청한지 1주일만에 또 29명이 베이징 한국 국제학교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미국 상원의 북한 인권법 통과와 거의 동시에 탈북자 44명이 주중 캐나다 대사관에 들어가 보호를 받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24명이 베이징의 일본인 학교에 진입, 소그룹별 한국행을 모색하고 있다. 종전에는 공관 등  진입시도 탈북자는 10명미만의 소규모였다.

베이징에서만 두달이 채 안되는 기간에 117명이 대규모로 서울행을 감행했고 루트도 종전의 한국 총영사관 일변도에서 한국 국제학교, 일본인 학교, 캐나다 대사관 등 다양해졌다.

이같은 추세는 북한 인권법이 지난달 29일 미국 상원에서 통과된데  이어  지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것과 때를 같이해 주목되고 있다.

북한 인권법의 발효로 탈북자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국제적 관심이 높아질 것이 자명해지자 각종 지원 단체들이 탈북자 지원에 더욱 적극성을 띠게  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규모의 대형화는 효율성과 홍보성을 겨냥한 전략이며, 기존 탈북자 진입 통로에 대한 경비가 강화되자 루트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자 중국 당국은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외교공관 진입 과정에서 체포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관진입에  성공한 탈북자들이 한국으로 가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인도주의 원칙에 입각해 사실상 허용해왔다.

중국 당국은 그러나 원칙적으로 탈북자를 난민이 아니라 불법  입국자로  규정, 처벌 대상으로 삼으면서 북한과 송환협정을 맺고 있는데다 최근들어 미국의  북한인권법이 발효되면서 탈북자 처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북한은 최근 동남아의 한 국가를 통해 수백명의 탈북자가 한꺼번에  서울로 들어오자 "납치"라며 한국 정부를 비난한데 이어 미국의 북한인권법에 대해   내정간섭이라며 크게 반발, 탈북자 단속에 더욱 신경을 쓰는 한편 중국에 이들의 송환을 강력 요청할 방침이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최근 북-중 국경을 `국방 최전선'으로 지정, 경비 강화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탈북자의 베이징 한국 국제학교 진입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이들의  신변처리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 국제학교는 외교적 면책특권이 없어 중국 당국이 마음만 먹으면 경찰 병력을 진입시켜 탈북자를 불법 입국 협의로 체포할 수있다.

주중 한국 대사관은 이번 탈북자의 서울행을 위해 중국 당국과 즉각 교섭에  나서 한국 국제학교에서 탈북자 보호시설이 있는 영사부(총영사관)으로의 이송을 허용토록 요청했다.

총영사관 보호시설에는 현재 지난 15일 진입한 탈북자 20명을 포함해 130여명의 탈북자가 한국행을 기다리며 수용돼 있다. (kon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