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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무요원 수기 ‘꿈의 발판이 되어준 사회복무’(입선)

Written by. 김재호   입력 : 2019-11-22 오전 9: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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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은 지난 5월 24일∼ 6월 21일까지 사회복무요원 체험수기를 공모해 선발된 내용을 책으로 엮은 '2019 젊음, 향기로 피어나다'를 9월 26일 발간했다. 2006년 시작된 체험수기집 발간은 올해가 14번째로 사회복무요원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겼다. 코나스는 병무청의 협조 아래 우수작을 중심으로 게재한다.<편집자 주>

어떤 신체등급을 받더라도 감사합니다.
 저는 중학교 3학년이었던 2014년 개학식 다음날, 어느 순간 머리에서 열이 나기 시작하며 임파선 쪽이 붓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스트레스 때문에 몸에 피로가 쌓여서 몸살이 왔나 생각했는데 감기증세도 같이 동반하며 열이 떨어지지 않아 인근 병원에서 조금 큰 △△병원으로 옮겨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병원에서는 우선 독감인 것 같다고 하며 저에게 타미플루를 처방해 주었고 복용하고 나서는 괜찮아지나 싶었는데 오히려 열이 40도까지 치솟으며 얼굴은 붉게 변하고 열화상을 입게 되었고 병원에서는 병의 원인을 찾을 수 없다하여 ◯◯ 병원으로 긴급이송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수액만 맞았을 뿐, MRI 검사와 각종 세부 검사를 해보았지만 열이 잡히지 않아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게 되어 □□병원으로 긴급이송 되었고 집중치료실에서 소아병동 교수들이 모여 저의 상태를 검사하여 간신히 병세가 악화되는 것을 늦추는 방법을 찾아 ‘소아 종양 혈액과’ 교수가 저의 주치의가 되어 1인 무균실에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주치의는 부모님께 “생존율은 40%이고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라는 이야기를 하셨다고 했습니다. 그때 당시 저는 정말 죽을듯한 고통을 느끼며 왜 받아야 하는지도 모르는 항암치료를 받았고, 그로 인한 열화상과 약부작용으로 얼굴과 온 몸에는 붉은 화상 딱지가 거울을 볼 때마다 흉측하다는 느낌일 들 정도로 덮이고 눈앞에서 머리카락은 뭉텅이로 빠졌습니다. 제가 왜 무균실에 입원을 하게 되었는지 상당히 혼란스럽고 무서웠는데 옆에서 응원해 주는 부모님이 있어 그 두려움과 아픔을 참고 견뎌내려 노력했습니다.

 결국은 항암치료로 인한 심한 탈모 때문에 미용실에서 머리카락을 싹 밀게 되었고 그 순간이 아직도 트라우마로 잊혀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긴 항암치료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몇 달 동안 항암치료와 통원치료를 계속하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항암치료요법이 잘 통해 남들보다 조금은 힘들었지만 고등학교 1학년부터는 학교를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이 생겨 학교를 다닐 수 있음에 감사하며 즐거운 학교생활을 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병명은 혈구탐식성림프조직구증후군이었는데 희귀병이라 딱 간단명료한 이름이 아직까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병은 복무하는 이 순간에도 완치가 된 상태는 아니지만 발병 후 5년이 지나고 있는 지금은 다른 사람들이 보면 아픈 사람이 아닐거라 생각할 정도로 정상인처럼 잘 지내고 있으며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이 세상에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써 신체등급 4급 판정을 받고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게 생각하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나의 진로희망은 사회복지사
 중학교 3학년에 갑작스레 찾아온 병으로 인해 고생이 많았던 해였지만 병으로 인한 유급을 받기 싫어 항암치료를 받는 와중에도 저는 인문계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홈스쿨링을 하며 중간・기말 시험을 치르고 원하는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반년동안 홈스쿨링으로 공부를 해서 그런지 고등학교 1학년 때는 교우관계를 하는 것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학교를 다니며 공부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며 열심히 생활했습니다.

 그렇게 지내다 2학년 때 상담반 동아리를 가입하게 되었는데 동아리활동을 하면서 저처럼 힘든 일이 있거나 고민이 많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심리치료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몇 개월 동안은 심리학과 또는 비슷한 전공이 있는 학교들을 찾아보며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지내다가 2학년 2학기 때 속초의 어느 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의 영정사진을 촬영해 주는 프로그램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직접적으로 어르신들을 케어하고 말벗활동을 하는 봉사라기보단 이론 위주의 프로그램이긴 했지만 봉사활동을 하며 복지관에서 일하시는 복지사 분들을 보고 ‘아, 심리치료사는 마음이 아픈 사람을 보듬어 주겠지만 사회복지사는 힘든 사람의 마음을 보살펴 주며 말벗도 해주고 재밌는 프로그램도 진행하며 삶의 질을 높여주고 이것저것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업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그때부터 ‘사회복지를 해야겠다.’ 다짐하고 고등학교 3학년을 보내는 동안 사회복지학과를 가기 위해 공부를 해서 4년제 대학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게 되었고, 지금도 그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회복무, 나에게는 2년간의 진로체험
 사회복무요원이 배정받는 기관이 저희 지역은 90%가 사회복지시설이었는데 저는 배정 기관 명단들을 보고 나서 앞으로 어떤 기관에 배정이 되었든 저에게는 참 도움이 되는 근무생활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집 근처의 속초노인복지센터로 배정이 되었고 19년 1월 28일 저는 선복무로 보은 사회복무연수센터에서 4박 5일간 복무기본교육을 받은 뒤 2월 4일부터 속초노인복지센터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하게 된 일은 사무실의 사무 보조, 간단한 문서작업, 사회복지 프로그램 보조 등인데 복지시설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직원 분들이 정말 잘 대해주셔서 현재까지 아무 탈없이 근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저에게 주어진 일을 하면서 복지센터 직원들이 어떤 식으로 일을 하는지, 특히 저랑 같이 프로그램 하는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무슨 서비스를 하시는지, 어떻게 진행하는지 대략 5개월간 근무하면서 어느 정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꿈인 저로써는 2년간의 복무생활이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복무생활동안 버리게 된 편견
 복무하고 몇 달 동안 사회복지사 선생님과 함께 2주에 한번 씩 어르신들 이불빨래 서비스를 도와드리러 가는 일이 있었는데, 이 서비스는 이불같이 무거운 빨래들을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이 세탁하기 많이 힘들어 할 수 있기 때문에 기관 대상자 중 일정 기준에 해당하시는 어르신들에게 세탁이 필요한 이불 빨래를 수거하여 지역 내 연계되어 있는 기업에 빨래를 맡기고, 빨래가 완료된 세탁물들을 수거한 집에 다시 배 달해드리는 서비스입니다.

 사회복지사 선생님과 분담하여 이불빨래 한 것을 어머님들과 아버님들께 드리면 감사해하며 받아 주실 때 배달해 드리면서 힘들었던 것들이 싹 사라지는 기분이 들면서 계속해서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여태껏 있었던 어르신들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는 기분이랄까, 사실 노인복지센터에 들어오고 나서 좀 걱정이 되었던 것이 있었다면 같은 또래거나 어린 친구들을 상대하는 일이라면 하는 일에 있어서 조금 편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과, 작년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많이 만나봤던 ‘꼰대’ 마인드를 가진 어르신들이 저에게 행했던 일들을 다시 떠올려보면 분명 모든 어르신들이 그런 것이 아닌데, 그냥 저도 모르게 어르신들이 대화를 걸면 피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부 어르신들 때문에 상대하기 불편할거란 편견이 이 센터에 들어와서 사회복무요원 활동을 하다 보니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고 오히려 사회복지사가 된다면 노인복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만큼 저의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된 것 같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나 뵙고 보니 외롭고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더 많다는 걸 눈으로 직접 보게 되었고, 사실 제가 살고 있는 동네인 속초가 제 생각에는 진짜 많이 발전한 동네고 잘 사는 동네라는 생각이 강했는데, 할머님 할아버님들을 방문할 때마다 그 생각이 싹 사라지게 만드는 집이 한 둘이 아니구나, 정말 도움이 많이 필요하신 분들이구나, 특히나 거동이 불편하시든지, 눈이 잘 안 보이신다든지, 귀가 잘 안 들리시든지, 그럴 때 독거로 살아가면 얼마나 힘이 드실까, ‘고독사’ 라는게 참 딱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환경에 처해있는 어르신들이 사회복지사 선생님들 같은 지원자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일지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복무기간에 대한 다짐
 이 글을 쓰고 있는 기점으로 복무기간이 앞으로 1년 5개월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는데 남은 기간 동안 병역의 의무로써 성실히 임할 것이며 또한 저의 진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복지시설에 들어온 만큼 얻어 갈 수 있는 것들을 얻어가고 많이 배우고 값진 경험으로 남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는 사회복무요원이 될 것을 다짐합니다.

김재호(속초 노인복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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