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5일 저녁 MBC `시사매거진 2580' 500회 특집 프로에서 "독재시대의 낡은 유물은 폐기하고 칼집에 넣어 박물관으로 보내는게 좋지 않겠느냐"며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한 발언에 대해 보수단체가 취소 결정을 구하는 헌법 소원을 헌재에 제출한다.

▲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5일 '시사매거진 2580' 500회 특집에서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했다.

자유민주민족회의(상임의장 이철승), 육해공군해병대(예)대령연합회(회장 서정갑), 실향민중앙협의회(회장 채병률), 대한민국 건국회(회장 노학우) 등 보수단체는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대통령 국보법폐지발언 취소 결정을 구한다"는 취지의 헌법소원을 27일 오전 10시 30분 헌법재판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38인으로 구성된 청구인들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피청구인으로 하여 노 대통령의 국보법폐지 발언으로 헌법 제10조(행복 추구권), 제11조(평등권), 제17조(사생활 자유권), 제21조(언론.출판.집회.결사권), 제23조(재산권) 등 국가보안법이 수호하는 자유민주주의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며 이같은 헌법소원을 제출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청구인들은 A4지 139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청구 이유'에서 "피청구인인 노 대통령의 국보법폐지발언 이후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가 무너질지 모르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헌법수호자이자 최고국가기관인 헌법재판소가 피청구인의 국보법폐지선언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청구인들은 당시 노 대통령의 국보법폐지 주장은 ‘포괄적 직무를 수행하는 대통령의 발언으로서 개인적 의견진술이 아니며’ 또한 ‘피청구인 주장 이후 열린우리당 등에 의한 국보법폐지를 위한 구체적 후속조치가 뒤따랐다’며 이는 ‘공권력의 행사’로서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청구 이유서에서 피청구인인 노 대통령의 자유민주주의관, 개혁관, 사법관 및 언어습성, 언론관, 기업관, 외교관, 민족ㆍ자주관, 종교관 등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노 대통령의 국보법 발언과 공권력 행사가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헌법수호자인 헌재가 분연히 일어나 취소 결정을 내려 달라고 주문했다.

이밖에도 청구인들은 열린우리당의 국보법폐지 당론과 형법개정론안 등을 비판하며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취소결정이 내려지지 않았을 경우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서정갑 대령연합회 회장은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헌재에 제출하기에 앞서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2월 임시국회에서 친북386의원들이 국보법 폐지를 강행처리 할 것으로 보여, 이에 앞서 헌법소원을 제기함으로써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지난해 10월 4일 서울시청 앞에 30만명이 운집해 실시한 ´국보법 사수대회´의 의미를 살리려는 것"이라고 소원 청구의 배경을 설명했다. 

헌법소원 담당 변호사는 법무법인 동호합동법률사무소 이진우 변호사다. (kon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