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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국토대장정 소감문(12)] 더욱 빛나고 성장한 국토대장정

Written by. 정의현   입력 : 2023-08-24 오전 10: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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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13기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 참가 소감문입니다.)               

 학기가 끝나고 방학을 맞이하면서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3개월이라는 시간을 의미있게 쓰고 싶었다. 방학의 첫 단추를 잘 끼워야 남은 방학을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 뜻깊은 활동을 통해 성장하고 싶었다. 우연히 제13회 향군 국토대장정 기사를 인터넷에서 접했고, 활동 내용이 마음에 들어 참가하게 되었다. 올해로 정전협정 70주년, 한미동맹 73주년을 기념하여 호국영령들이 수호한 국토를 직접 두 다리로 걸어본다니 한국 역사를 공부하는 나에게는 더욱더 각별했다. 활동을 통해 지금의 우리가 걸어 나가야 할, 지켜나가야 할 미래와 의미를 얻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한 1일 차. 모든 것이 낯설었다.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입단식 예행연습, 결의문 낭독, 6·25전쟁 정부 행사 등등 어색한 활동들은 일상의 나에게서 보지 못했던 이면들을 마주하게 했다. 낯선 나와 씨름하는 사이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고 해가 어느새 산 너머로 저물고 있었다. 이날 활동 중에 잊을 수 없는 장면이 있었으니 73주년 6·25전쟁 정부 행사장 가운데 앉으신 참전 용사분들의 모습이었다. 행사를 진행하면서 감사한 마음이 북받쳐 올라왔다. 조국을 위해 가족을 뒤로 한 채 죽음이 만연하는 전쟁터로 나아간 결연한 의지와, 전쟁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삶의 전쟁터로 나아가야만 했던 끈기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행사를 마친 뒤 장충체육관에 나와 국립현충원으로 이동했다. 현충문을 지나 현충탑 앞으로 다가가 묵념 시간을 가졌다. 몸을 돌려 밖으로 걸어 나오며 전쟁터에서 돌아오지 못한 분들이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셨으면 좋겠다는 소원이 생겼다.

 2일 차. 기상 후 통일전망대로 이동했다. 전망대 꼭대기에서 북한을 바라보며 해설자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전망을 바라보며 북한이 그리 멀리 있지 않음을, DMZ 사이로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아쉽게도 안개가 짙어 해금강 너머로 북한의 모습을 자세히 보지 못했지만, 우리나라 영토는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전망대에서 나와 식사를 간단히 한 후 행군하였다. 이어진 철책을 따라 거친 비바람을 헤쳐 나가며 평화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군 간부님들과 만났다. 바쁘신 와중에 귀중한 시간을 내어주셨고 학우님의 열정적인 질의 속에서 밤은 깊어졌다. 국방수호를 위해 젊음을 희생하셨다는 부사관님의 이야기와 군사학과 학우님들의 적극적인 학업 태도를 보며 깨닫는 바가 있었다. 잠자리에 누우며 우리가 평안히 잘 수 있는 것이 누군가의 노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감사했다, 그리고 내가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하였다. 개인적인 욕심이지만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였다.

 

 ▲ 2023 '제13기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konas.net


 3일 차. 평화의 댐부터 오미리 마을까지의 긴 행군이 시작되었다. 맑은 산골 공기를 맡으며 팀원들과 힘차게 걸어갔다. 산길이어서 행군은 고되었지만, 기분은 상쾌했다. 수색대대에 들러 군 장비를 입어보고 설명을 들으며 국방수호의 현장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었다. 이후 평생 잊을 수 없는 곳을 갔는데 바로 금성지구전투전적비였다. 평화협정이 맺어지기 2주 전 영토 수복을 위해 치른 마지막 전투라는 것과 결과적으로는 중요한 화천댐 지역을 수복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마지막인 전투인 만큼 치열했고 시산혈해를 이루었다고 한다. 

 묵념하면서 금성지구에 잠든 호국영령들의 유지가 우리에게 이어진 듯하였다.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치신 분들을 기리고 그들의 뜻과 의지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진짜 ‘역사’가 아닌가 생각하였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체험을 할 수 있었고 아마 같은 자리에 있던 이번 국토대장정 참가자 모두가 같은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4일 차. 누적된 피로로 인해 붕어섬에서 파로호까지 행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나흘간 대원분들과 이어진 유대감은 목적지에 도달하게 해준 지지대가 되어주었다. 이미 어릴 적에 많이 가보았던 제2땅굴과 철원 평화전망대를 견학하였다. 신기하게도 같은 장소였지만 느낌은 다르게 다가왔다. 아마도 관광목적으로 방문한 것과 호국이라는 의미를 담고 방문한 것에서 차이가 있지 않았나 싶다. 익숙한 곳이 반가웠지만, 마음은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평화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아름다웠지만 동시에 슬펐다.

 5일 차. 장마철이라 그런지 비가 억세게 내렸다. 비를 맞으며 주상절리에서 고석정까지 행군하였다. 모든 일차 중 가장 지쳐있었고 많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었다. 멈춘 듯한 4일이 확 뛰어넘어 지금에 도착한 것 같았다. 내가 국토대장정을 하며 깨달은 것, 배웠던 것, 느꼈던 것을 상기해가며 차근차근 정리해 나갔다. 6일 차를 맞이하기 전, 그동안 걸어왔던 행적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행군이 끝난 뒤, 온기를 돋아주는 두부전골을 먹으며 레크레이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자신이 맡은 부분을 열심히 연습했고 5일 차 전야제에서 아름답게 빛났다. 우리의 성의가 닿은 것인지 1위를 하였다.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부끄럽지만 한 사람도 빼지 않고 참여해줘서 더 뜻 깊었다.

 6일 차. 육지의 용사들을 만난 뒤에 바다와 하늘에서 노력하시는 용사님들을 볼 수 있었다. 공군 제10 비행전투단과 해군 2함대사령부를 방문하여 업무와 역사를 알 수 있었다. 특히 최근 사건이었던 연평해전과 관련된 고속정과 천안함을 보며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불과 20년도 채안된 이야기가 역사처럼 남아 우리에게 전해지고 교훈을 준다니 신기하였다. 우리의 국토대장정도 역사로 남아 누군가에게 전해진다고 생각하니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관람한 뒤 위령비에 조화를 올리고 묵념하였다. 아직 종전이 아닌 정전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 2023 '제13기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konas.net


 장소를 옮겨 해단식을 진행하였고 5박 6일의 여정이 막을 내렸다. 이제 막 친해지려고 한 대원들, 같은 방 친구들과 사진을 찍으며 왁자지껄 떠들었다. “우리가 해냈어”와 같은 표정을 다들 지으면서 말이다. 나도 그런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우리 언젠간 시간이 되며 꼭 다시 만나자는 말을 마지막으로 헤어졌다. 행복하면서 조금 슬펐다. 다음에는 조금 더 길게 만나 두터운 정을 쌓고 싶었다. 배운 것을 바탕으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더욱 빛나고 성장한 모습으로 미래에서 만나길 기원한다,

 이번 대장정 간 매일 시간을 내어 소감을 조금씩 적어보았다. 순간순간 느껴지는 솔직한 감정들을 그대로 글로 옮겨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그러다 보니 일기처럼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행군을 같이한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응원한 경험은 값지고 비싼 경험이었다. 앞서 말한 대로 의미 있는 경험들로 나를 채울 수 있었고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그만큼 특별했던 5박 6일의 추억은 사회로 되돌아간 나를 지탱해줄 튼튼한 뿌리가 되어줄 것이라 기대한다. 

 국토대장정을 같이한 1조 대원들 전부 성공적으로 완주하여서 기뻤고 아무런 경각심 없이 남의 이야기처럼 흘려들었던 안보에 대해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어준 활동이었다. 우리에게 닥친, 코앞의 안보문제를 간과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와 같은 활동들이 활발히 전개되어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 나라를 지키느라 밤낮으로 항상 고생하시는 군인들과 이런 기회를 마련해주신 단장님과 스태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konas)

정의현(국민대학교 한국역사학과)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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