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 ‘재향군인의 날’을 맞는 소고(小考)
오는 10월 8일은 제72주년 재향군인의 날이다.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연혁(沿革외국)과 함께 외국의 예를 살펴보고 필자의 소고(小考)를 간략히 밝히고자 한다.
재향군인의 날의 설립 목적과 변천 과정은 다음과 같다. ‘재향군인회’는 재향군인 상호 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군인정신의 함양은 물론 군사능력을 증진하여 대한민국의 독립과 자유 수호에 공헌할 목적으로 1952년 2월 1일 부산에서 창설되었다. 1년 뒤인 1953년 11월 17일에는 ‘대한민국제대장병보도회’로 이름을 바꾸었다. 4년이 흐른 1957년 1월 17일 ‘대한민국참전전우회’와 통합하면서 ‘대한상무회’로 개칭하였다. 1960년 5월 14일 ‘대한민국재향군인회’로 다시 변경하였으며, 1961년 5월 8일 세계향군연맹(World Veterans Federation: WVF)에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이사국이 되었으나 1961년 5·16군사정변으로 해산되는 곡절도 있었다.
1965년 6월 8일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재향군인회가 세계향군연맹에 가입한 1961년 5월 8일을 ‘재향군인의날’로 의결하였으며, 1973년 3월 30일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제6615호)’을 제정 공포하면서 기념일로 정했다. 그런데 5월 8일이 어버이날로 서로 겹친다는 의견이 많아 2002년에 ‘재향군인의 날’을 10월 8일로 변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외국의 사례로 미국, 영국 및 독일의 ‘재향군인의 날’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이다. 미국의 ‘재향군인의 날(Veterans’ Day)’은 11월 11일이다. 이날 미국인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군복을 입고 조국을 위해 복무한 용사들을 기린다. 이날을 정한 이유는, 1차세계대전이 발발한 지 4년 만인 1918년 11월 11일 정오 휴전협정이 발효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이날을 ‘휴전기념일’로 선포했다. 이날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 거리 행진을 하고 11시에는 전몰장병을 기리는 묵념을 하였다. 이후 1954년에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이날을 전·평시를 구분하지 않고 미국을 위해 복무한 모든 재향군인을 기리는 공휴일로 지정하였다. 이날 행사는 버지니아 주 소재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기념식이 열리며, 미국 외 지역에서 태어난 사람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 행사의 일부가 되었다.
둘째, 영국이다. 영국 ‘재향군인의 날(Armed Forces Day)’은 매년 6월 27일이다. ‘재향군인의 날’이 생기게 된 계기는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군인들의 노고를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는 고든 브라운 전 총리의 주장으로, 2006년 2월에 이에 대한 초안이 발표되었다.
2007년 6월에는 하원의원 짐 디바인이 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청원을 제출했지만 법으로 통과하지는 못했다. 비록 ‘재향군인의 날’이 공휴일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BBC 방송은 재향군인의 날 기념일 제정이 로열 빅토리아 훈장 수훈식 못지않은 역사적인 기록이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하기까지 했다. 영국의 ‘재향군인의 날’ 기념식 때에는 행사개최 도시뿐 아니라 각 지역별로 특색있는 행사를 하며, 생존해 있는 사람들에게 메달을 수여하였다.
셋째, 독일이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재무장을 선언하였으며, 연방군 창설 69년 만인 올해에 ‘재향군인의 날(Veteranentag)’을 제정하였다. 독일 연방의회는 6월 15일을 ‘재향군인의 날’로 정하고 현역·예비역 군인과 가족에게 각종 지원과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가결했다. 의회는 해외 파병 중 신체적으로 부상한 군인은 물론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도 국가가 관리하도록 했다. 2019년 6월 15일은 독일에서 예비역 군인에게 처음으로 훈장을 수여한 날로,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재향군인의 날’을 제정하였다.
독일 의회에 따르면 1955년 창설된 독일 연방군은 지금까지 1,000만 명이 넘게 복무했다고 한다. 1959년부터 해외 파병을 시작한 독일은 50여 개국에서 50만 명 이상이 평화유지군 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특히 독일은 옛 서독 시절부터 70년 넘게 연방군을 운용했지만 군국주의에 대한 주변국의 우려와 경계심으로 기념일은 생각지도 못했으나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되어 ‘재향군인의 날’이 제정되었다.
이들 나라뿐만 아니라 프랑스,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서 이러한 행사를 하고 있지만 본고에서는 세 나라만 살펴보았다.
필자는 위에 설명한 세 나라의 ‘재향군인의 날’과 함께 오는 10월 8일 우리나라의 ‘재향군인의 날’을 맞이하면서 몇 가지를 밝히고자 한다.
첫째, 현역 군인과 재향군인(예비역)은 한 뿌리로, 국가에 대한 충성과 헌신이 그 바탕이라고 본다. 올해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행사를 보면서 군복무를 마친 한 일원으로 굉장한 자긍심을 느꼈다. 특히 ‘호국영웅과 유족의 카퍼레이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군(軍)을 연결하는 고리로 매우 의미 있게 보았다. 이처럼 군복무 중인 현역 군인이거나 전역을 한 재향군인(예비역)을 불문하고 그들 모두가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자주 마련되기를 바란다.
둘째, 한·미 동맹 강화는 물론 6.25 전쟁에 참전한 유엔군 참전국과의 관계도 더욱 긴밀하게 해야 한다. 특히 이번 국군의날 행사에 미 공군의 초음속 전략폭격기인 B-1B 랜서가 처음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명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의 동참은 확고한 한·미 동맹의 상징으로 여겨져 마음 든든하였다. 아울러 6.25 전쟁 당시에 참전하여 우리나라를 도왔던 나라들과도 유대를 더욱 강화하여 한반도의 위기 상황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군인은 국민의 군대이다. 너무나 당연하다. 올해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행사 슬로건이 “강한 국군 국민과 함께!”이었다. 필자의 개인적 견해로는 매우 적절했다고 평가한다. 2년 연속으로 이루어진 시가행진은 대통령을 포함하여 함께 동참한 많은 사람들, 그리고 연도에 늘어선 많은 시민들이 이들을 향해 환호하는 모습을 보면서 절로 신바람이 나고 뿌듯함이 생겼다. 이러한 행사는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계속 이어져서 나라에 대해서는 충성을, 군인에 대해서는 신뢰와 존중의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렇게 될 때 군을 더욱 사랑하고 군인을 평생직업으로 선택하려고 하는 자가 늘어날 것이다. 또한 전역한 뒤에도 군 생활에 대한 자긍심과 자부심이 계속될 것이다.
넷째, ‘국군의 날’과 ‘재향군인의 날’의 국가공휴일 지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올해 ‘국군의 날’이 임시공휴일로 되어서 무척 좋았다. 임시공휴일로 인해 오전과 오후의 행사를 각 방송사에서 생중계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어서 많은 국민들이 대한민국 군대와 국방력을 더욱 신뢰하게 되었다. 이러한 차원에서 ‘국군의 날’과 ‘재향군인의 날’을 국가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konas)
이영석 : 한국의병연구소장, 재향군인회 안보교수, 안보전략연구원 및 논문심사위원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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