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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칼럼] 제복 근무자에 대한 예우의 당위성

Written by. 장재필   입력 : 2025-01-15 오전 1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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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복근무자(저연차)들의 직무유형별 특성 및 고충

○ 군 초급간부

군 소부대의 실질적인 기둥은 병사들보다 비교적 장기 복무하는 중·하사, 중·소위들이다. 주요무기도 대부분 이들의 손에 의해 다뤄지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들이 스스로 대거 군문을 떠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배경은 무엇보다도 군 복무와 관련된 사안을 정치적 포퓰리즘으로 악용함에 따른 폐단, 즉 점점 열악해져가는 현실에 대한 회의감일 것이다. 낮은 봉급, 경찰·소방관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당직근무비, 매월 10만원에도 못 미치는 주택수당, 전방 격오지의 낡은 주거시설(독신숙소), 최전방 수색부대 간부들의 컨테이너 가건물 기거 등이 군의 현 실태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군복을 자랑스럽고 영광스럽게 생각하면서 힘들어도 초급리더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임했으나, 병사 봉급 월 200만원 시대 예고로 인한 역전현상 우려와 병사 복무기간 18개월로 단축 등의 국방정책시행으로 맹목적인 충성과 자부심으로 이들을 붙들어 놓기에는 역부족이다.

초급간부들은 1주일에 1∼2회의 당직근무(평일·주말 각 1회)를 꼬박서면서 1∼2만원의 보상비로 버티고 있으며, 병사들의 휴대폰 소지 및 사용허용으로 언제든 지휘부실에 따른 무분별한 신고로 처벌에 취약한 상태이다. 또한 이 처벌은 장기복무 지원, 승진 등에 있어서 많은 결격사유로 귀결된다. 휴가 또한 밀린 행정업무와 크고 작은 부대의 행사·훈련으로 인해 제때에 갈 수도 없다. 병사들과 나이차이가 많지 않은 초급간부들은 국방 포퓰리즘의 수혜자인 병사들보다 위에서서 솔선수범으로 지휘통솔해야 하는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생활하는 소부대의 핵심자원인바, 이들의 이탈은 해 부대의 중추가 휘청거릴 정도로 지탱하기 어려운 상황으로까지 몰고 있다. 이에 따른 대책의 일환인 ‘2025년 장병 복지개선비 등의 상향분’ 반영이 부결됨으로써 이들에 대한 처우개선은 요원해졌다. “언제까지 군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심을 바라고 이들을 묶어 놓을 것인지?”, 안타까움을 더해 본다.

○ 경찰 초급간부(신세대 경찰관)

주지하듯이 경찰이란 직업은 좋고 잘하는 점을 찾아다니며 부각시키기보다는, 부정적 시선으로 보면서 문제점을 찾아내어 계도하고 처벌해야 하는 극한직업의 감정노동자이다. 치안업무의 강도는 점점 강해지고 넓어지고 있으므로 이들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보훈제도의 손질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기대한다. 얼마 전 모 매체에 “실적 압박과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경찰들”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최근 5년간 경찰청이 제시한 사망(자살)사고 현황에 따르면, 매년 약 23명 및 매월 2명의 전문직 경찰관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한다. 주요 원인은 IT산업의 발달로 점점 늘어나는 사건사고에 비해 배당받는 경찰 인력의 부족, 계속되는 실적 압박 및 막중한 업무에 부담, 무분별한 민원에 따른 처리 등으로 요약된다. 경찰업무 특성상 야간근무가 많아 연차가 적은 직원들이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고, 지방 일반공무원에 비해 승진의 속도가 느리며, 현장근무 경찰의 젊은 인력 또한 부족한 실태이다. 또한 일반 공무원보다 평균 소득월액이 낮아 퇴직연금도 적다. 낮아진 공권력에 더해 민원인들로부터 이유 없이 욕을 먹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일선 경찰들은 저 연차 경찰관들의 퇴직은 점점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서 현역근무자 및 보훈대상자에 대한 제도의 해결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 소방관(저 연차 포함)

고난이도 직종인 소방공무원은 10명 중 7명이 ‘건강이상’으로 관찰이 필요하거나 질병 소견이 있다고 한다. 소방업무 특성상 적시 출동에 따른 상시 긴장감, 사이렌 등 장기간 높은 소음과 스트레스에 노출, 화재·구조 현장에서 유해성 가스나 분진을 흡입할 수밖에 없는 평소 근무환경 때문이다. 특히 암 발병률이 높은데, 소방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디젤 연소물질과 진압 후 발암물질에 오염된 장비에서 나오는 가스 때문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소방공무원은 신체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우울증이나 수면장애와 같은 정신적인 문제에서도 발병률이 높다고 한다. 생명수당과 피해보상금에 관한 문제도 심각한데, 목숨을 걸고 현장에 뛰어드는 생명 수당은 6만 원 정도이며, 설상가상으로 진압과정에서 발생한 피해보상금을 직접 해결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또한 소방청의 제시자료에 따르면, 18개 광역시·도 소방본부별 소방서는 공무직, 기간제 또는 용역 등의 방법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119 안전센터의 경우 18곳 중 13  곳은 소방관이 청사청소를 직접하고 있다고 하며, 이외 5곳마저도 용역을 통해 주 2∼3회만 방문 청소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급박한 화재사고 현장에서 끼니를 제때 해결할 수 없다보니 대부분 컵라면으로 그때마다 버티는 소방대원들이 많다고 한다. 불길 속에서 오로지 의지하는 방화복 상태 또한 많이 낡아서 제 기능 발휘에 문제가 있다. 특히 목숨을 담보로 하는 소방 개인안전장비는 3∼5년 주기로 교체돼야 하지만, 보급률 저조로 방화복을 빌려 입거나 직접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 제복근무자에 대한 예우조사 및 사례

○ 국가보훈부의 보훈정책 인식조사 결과

2023년 8월 국가보훈부에서는 18세 이상 국민 1,005명, 보훈대상자 204명을 대상으로 보훈정책(제복근무자의 노고에 대한 예우)에 대한 국민인식을 조사하였다. 군인·소방관·경찰관 등과 같은 제복근무자의 노고에 대한 예우를 위해 공익광고, 감사문화제 등의 진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 결과, 일반국민의 39.6%가 ‘부족’, 36.3%가 ‘적당’, 15.1%가 ‘매우 부족’, 2.7%가 ‘과도’, 1.6%가 ‘매우 과도’, 모름/무응답 4.7%로 응답하였다. 그리고 보훈대상자의 경우 43.1%가 ‘적당’, 39.2%가 ‘부족’, 16.7%가 ‘매우 부족’, 1.0%가 ‘과도’하다고 응답했으며 ‘매우 과도’ 응답은 없었다. 이를 종합해보면 일반국민들은 예우가 약 55%가 부족하다고 답변하였으며, 보훈대상자 역시 약 56%의 부족하다고 답변하였다.  

○ 외국 사례

먼저,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포괄적이고 다양한 보훈제도를 가지고 있다. 군을 모병제로 운영하고 있는 미국은 군인들에게 제대 이후까지 다양한 복리후생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제복차림의 군인을 보면 어떻게든 더 예우해 주려는 사회 풍조가 깔려있다. 미국에서는 ‘군인증, 제대군인증’을 제시하면 언제라도 신용카드, 멤버십 카드보다 상당히 많은 할인혜택을 준다고 한다. 신분증이 없어도 군복을 입었거나, 머리 깎은 모양새가 군인이면 물어보지도 않고 할인해주기도 한다고 한다. 비행기의 일등석·비즈니스석에 빈자리가 있을 때 무료로 앉혀주거나, 야구·골프·풋볼 등 인기 스포츠 경기장에선 군인을 위한 좌석이 따로 있거나 할인해 주기도 한다.

영국의 보훈문화는 역사적 전통으로 깊게 뿌리 내려있다. 왕실에서는 왕위 계승자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고 있으며, 군복(제복)을 명예롭게 여기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국민들은 제복 입은 공무원의 역할과 위상을 아주 높게 생각한다. 프랑스는 ‘상이군인 및 전쟁희생자 연금법’을 통해 보훈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호주는 우리보다 보훈예산이 50%가 더 많은 보훈선진국으로서 각종 보훈행사를 국가행사로 명예롭게 치르고 있다. 이상과 같이 주요 국가의 군인 및 제대군인으로 국한하여 예우 면을 살펴보았다. 경제·국방 선진국들은 보훈 면에서도 선진국임을 볼 때, 우리나라보다는 경찰·소방관 등 제복근무자들에 대한 예우 역시 훨씬 잘 갖춰져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요즘 같은 시대에 제복근무자(특히 초급간부)들에게 맹목적인 희생과 충성심을 강요해선 안 된다. 젊은이들은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도 상당히 중요시 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군 및 경찰, 그리고 소방관 직업에 대한 젊은이들의 기피 및 지원율 저조, 이탈현상은 인구절벽이라는 상수와 함께 빠른 시일 내에 풀어야 할 국가적인 과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차원에서 진력으로 존중 및 대우를 실천하고, 제복을 벗었을 때는 외국 보훈선진국에 준한 예우가 가능토록 기틀을 잡아야 한다. 특히 ‘정치적 포퓰리즘'에 휘둘린 병 복무기간 단축 및 봉급 200만원 시대 예고로 인한 초급 군 간부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없도록 해야 한다. 제복근무자들이 본연의 복장(제복) 착용으로 출근 후에는 생동감 있게 훈련하고, 퇴근 후에는 부대와 부하를 위해 어떻게 더 잘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풍토로 회귀되기를 기대해본다. (konas)

장재필 :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선임연구관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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