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 가성비 기반의 한국군 대(對)드론체계 구축 방향과 발전방안
러-우 전쟁과 미국·이스라엘 대 이란 전쟁이 보여준 드론 위협의 실체 인식
현대전에서 드론은 더 이상 보조 전력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이 감시정찰, 표적 획득, 화력 유도, 자폭 공격, 인지전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핵심 전력으로 변화하였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FPV(1인칭 시점) 자폭드론과 자폭형 무인기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전차, 장갑차, 포병장비, 방공무기체계 등 고가 장비를 타격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는 FPV 드론을 “비대칭 대응수단”으로 평가하며, 2026년 기준 연간 800만 대 이상의 FPV 드론 생산능력을 언급했다. 이는 드론전이 일회성 전술이 아닌 드론의 대량 생산과 소모전을 전제로 한 새로운 전쟁 방식으로 진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이스라엘 대 이란전쟁 사례도 시사점이 크다. 이란은 탄도·순항미사일, 드론을 혼성 운영하여 중동지역 내 미군기지, 호르무즈해협 해상교통로(SLOC), 사우디, UAE 등 미국 동맹국의 원유 및 LNG 채굴·저장시설과 제3국 상선을 공격 및 압박하는 방식의 복합 위협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이제는 드론이 전술급 제대의 소형 편제 무기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전략적 압박수단·해상교통로 위협수단 및 미사일방어·방공망체계 소모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비용에 있다. 전시에 수백만 원짜리 자폭드론을 수억 원짜리 요격미사일로 격추하는 방식은 효율성과 지속성이 낮다. 북한군은 저가의 드론을 계속 날리고, 우리 군은 고가 방공자산으로 계속 대응하여 소모한다면 방어가 성공한다해도 전략적으로는 손해다. 대드론체계의 본질은 “잡을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싸고 빠르고 지속 가능하게 잡을 수 있느냐”에 있다. 한국군의 대드론체계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전통적 방공체계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드론전을 감당하기 어렵다. 이제부터 방공체계는 탄도·순항미사일, 방사포, 로켓 방어뿐만이 아니라 저고도·저속력·소형 드론 표적을 상시 탐지하고 무력화시키는 일상형 통합전장방어체계로 확장되어야 한다.
북한군의 드론전력 운용 실태와 운용 전술 판단
북한의 드론 위협은 이미 상시 위협화 수준임을 확인하였다. 2022년 12월 북한군 무인기 5대가 우리 영공을 침범하여, 이 중 1대는 서울 북부 상공까지 진입했다. 나머지 4대는 강화도 상공 일대에서 교란 목적의 비행을 시도하여, 우리 군은 대응 사격을 했지만 격추에는 실패했다. 당시 사건은 북한이 소형 무인기를 이용하여 수도권 방공망, 민간공항 항공기 운항 통제 및 접적지역 군의 대공 탐지·식별·요격체계를 동시에 흔들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였다.
북한군의 드론 운용은 앞으로 더 공세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기존의 소형 정찰무인기 뿐 아니라 중·대형 정찰·공격형 무인기, 자폭형 드론, 군집 자폭드론, 전자전 회피형 무인기 개발을 확대할 것으로 판단된다. CSIS Beyond Parallel은 2026년 2월 위성사진에서 북한 방현비행장에 새별-4·9 무인기가 함께 포착되었다고 분석했으며, 이들은 미국의 글로벌호크(MQ-4)와 프레데터(MQ-9) 계열 외형을 모방했지만 아직 운용장비 수준에서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북한군이 러-우전쟁에 참전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이란제 드론 운용 경험을 습득하여 무인기 운용전술과 교리를 빠르게 학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북한군의 예상 운용전술은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평시 및 위기 시 수도권과 접경지역을 대상으로 한 감시정찰·심리전 활동 수행이다. 둘째, 전시 군 지휘소, 방공포대, 탄약고, 공군기지 및 공항, 해군기지 및 항만, 발전·통신시설 인프라를 겨냥한 선제적 교란활동이다. 셋째, 여러 대의 저가 군집드론을 동시에 투입하여 우리 군 방공망의 경계태세를 분산시키고 고가의 요격미사일을 소모시키는 포화·기만전술이다. 넷째, 드론의 정찰활동 후 장사정포, 대구경 방사포, 단거리탄도·순항미사일, 특수작전부대 침투와 연계하는 복합타격 전술 가능성이 높다. 쉽게 말해 유사시 북한은 드론을 ‘소형 비행체’ 수준이 아니라 한국형 3축체계와 지휘통제체계를 마비시키는 비대칭 전력으로 운용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진다.
북한군 보유 예상 드론의 유형별 대응방안
북한 드론 위협에 대한 대응책은 유형별로 달라야 한다. 모든 드론을 동일한 방식으로 차단하겠다는 접근은 비효율적이다.
첫째, 소형 정찰드론과 상용 개조형 드론에 대해서는 저비용 탐지·교란체계가 우선이다. 전방부대, 해안경계·도서부대, 중요시설에는 RF 탐지기, 소형 레이더, 전자광학(EO)·적외선(IR) 장비, 음향센서를 결합한 근거리 탐지망을 배치해야 한다. 드론 발견 즉시 휴대용 전파방해 Jammer, 지향성 전파교란장비(EMP), 산탄형 총기, 요격드론 등으로 대응하는 방식이 적합하다. 자폭드론에 고가의 지대공·공대공미사일로 대응하는 것은 말 그대로 “모기 잡자고 집을 태우는 격”이다.
둘째, 2m급 이상 저고도 정찰무인기에 대해서는 권역별 저고도 방공망을 강화해야 한다. 2022년 북한 무인기 침투 시 드러난 문제는 탐지와 식별, 교전 결심, 민간지역 피해 우려가 동시에 얽혀 있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수도권과 접경지역에는 저고도 대공표적 감시레이더, EO/IR 추적장비, 자동경보체계, 민항기 운항정보와 연동되는 통합대공상황체제 구축이 필요하다. 격추수단도 기관포, 레이저, 요격드론, 헬기 탑재 무장 등 여러 수단을 단계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셋째, 자폭드론과 FPV 드론에 대해서는 부대 단위 생존대책이 중요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차와 장갑차도 드론 앞에서는 취약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전방부대는 위장망, 차폐시설, 이동식 엄폐물, 안티드론 그물망, 전자전 보호막을 갖춰야 한다. 포병부대와 기계화부대는 진지 노출 시간을 줄이고, 사격 후 신속히 회피하는 전술을 교리화해야 한다. 대드론체계은 장비의 문제가 아니라 전 부대의 생존 유지 차원의 핵심문제이기 때문이다.
넷째, 새별-4·9과 같은 중·대형 정찰·공격형 무인기에 대해서는 기존 방공체계와 연동된 상위 단계의 대응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들 무인기는 작전반경이 확장되므로 감시·정찰·표적획득 지원 임무에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탐지 즉시 공군 방공통제체계, 지대공미사일, 전투기, 전자전 자산과 연계해야 한다. 다만 이 경우도 무조건 고가 요격수단에 의존하기보다, 먼저 전파·위성항법 교란 및 통신 차단을 시도하고 필요시 하드킬(반도체 소자, 직접회로 고장 강요 및 제어기능 상실 조치)로 전환하는 대응 방식이 합리적이다.
다섯째, 군집드론에 대해서는 AI 기반 통합대응체계가 필수적이다. 수십 대의 드론이 동시에 접근하면 상황조치 요원이 화면을 보면서 판단 조치하는 방식으로는 대응이 늦다. AI가 표적을 자동 분류하고, 위협도를 산출하며, Jammer·Laser·고출력마이크로파 EMP Gun·요격드론 등을 자동 배분하는 ‘다계층통합 대드론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특히 군집 드론은 개별적인 공격보다 통신망과 항법망을 동시에 마비시키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다.
대(對)드론체계 전력 확충과 제도 발전 방향
한국군의 대드론체계 발전 방향을 제시해 보면, 첫째, 다계층·복합 방어체계 구축이다. 원거리에서 레이더와 RF탐지기로 조기경보를 하고, 중거리에서는 EO/IR 장비와 AI 영상분석으로 식별하며, 근거리 단계에서는 Jamming(전파방해)·스푸핑(눈속임)·요격드론·레이저·기관포 등으로 대응해야 한다. 또한 탐지·식별·추적·교란·타격 및 전투피해평가(BDA)는 중단되지 않고 연결되어야 한다. 장비 몇 대로 운영되는 대드론체계가 아닌 통합방공대응 차원에서 지휘통제체계의 완비가 우선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둘째, 비용 대비 효과 중심의 교전원칙을 확립해야 한다. 고위험 표적에는 고성능 무기를 사용해야 하지만, 저가 소형 자폭드론에는 저가 대응수단을 우선적으로 적용해야 하겠다. 이에대한 기본 원칙은 “소프트킬 우선, 저비용 하드킬 보완 및 고비용 요격수단의 최종 운용” 방식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전파교란으로 무력화가 가능한 드론에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은 전술적으로는 적절해 보이지만 전략적으로는 큰 손해다. 이는 전쟁에서는 효율성과 지속성이 전승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셋째, 첨단 민간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신속획득 방식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드론 기술은 수 년 단위가 아니라 몇 개월 단위로 변화한다. 기존 무기체계 획득 절차만으로는 발전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완벽한 장비를 오래 기다리기보다 70점짜리 장비를 빨리 배치하고, 야전 운용을 통해 90점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을 대드론 분야에 적용하는게 맞다고 본다.
넷째, 성능평가와 표준화의 중요성이다. 국가기술표준원은 대드론시스템의 레이더, RF 스캐너, EO/IR 카메라, 재머 등에 대한 성능평가 국가표준 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탐지거리, 식별 정확도, 전력화 성능 등을 검증하는 시험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군과 공공기관이 검증된 장비를 도입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된다.
다섯째, 민관군 통합 대드론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북한군의 자폭드론은 군사시설만 노리지 않는다. 공항, 항만, 발전소, 지자체 시설, 대규모 행사장도 표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군, 국정원, 경찰청, 해양경찰청, 소방청, 국토교통부, 발전소, 공항·항만공사, 지자체 등이 함께 대응할 수 있는 통합상황공유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GPS 교란은 민간 통신과 항공·선박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법적 권한, 교전규칙, 책임소재, 피해보상 등의 기준도 사전에 정리해야 한다.
여섯째, 대드론작전에 대한 교육훈련과 교리 발전이 병행되어야 한다. 대드론체계는 방공부대만의 임무가 아니다. 지·해·공군·해병대 전 부대 및 후방 군수기지 모두가 드론 위협의 대상이다. 따라서 드론 탐지 시 보고절차, 은폐·엄폐 요령, 전파교란 요청, 요격수단 운용, 민간피해 방지 절차 등을 반복 숙달해야 한다. 대드론 대응훈련도 단순 침투상황이 아닌 군집드론 활동양상, 야간 침투, GPS 교란 및 민간 드론 위장, 드론-포병 연계타격 상황까지 포함하여 실질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결론
한국군 대드론체계 구축의 핵심은 가성비에 있다. 북한은 저가의 드론으로 우리의 고가치 방공망과 지휘통제체계를 흔들려 할 것이다. 이에 한국군이 지대공미사일 등 고가의 대응 무기체계로만 대응한다면 전술적인 승리를 하더라도 전략적 측면에서 패배하는 전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한국군은 저비용·다계층·지능형 기반의 대드론체계를 구축하고 신속획득 구매 방식으로 민간 첨단기술을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향후 추진해야 될 한국군 대드론체계는 첫째, 북한의 다양한 드론 위협을 유형별로 구분하여 소프트킬과 저비용 하드킬을 대응하며 둘째, AI 기반의 ‘다계층통합 대드론체계’를 구축하고 셋째, 민간 최첨단 기술을 군에 신속하게 적용해야 하겠다. 동시에 기간산업 및 발전·통신인프라가 포함되는 국가 핵심시설과 군사시설을 아우르는 민관군 통합 대드론체계로의 구축을 적극 추진해야 하겠다.
박범진: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향군 안보교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군사연구위원, 한국핵안보전략포럼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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