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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대학생 국토대장정] 소감문(5) 76년 전 그날, 우리의 걸음으로 답하다

Written by. 가천대학교 이목연   입력 : 2026-08-13 오후 3: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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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16회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 소감문 우수작으로 선정된 글 입니다.)

[어색한 6월 24일 수요일]

오전 09시까지 재향군인회 건물에 도착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서울 도심을 지나 집합 장소로 향하는 길, 수많은 비둘기가 내 앞을 가로질렀다. “구구... 구구구국...”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소리였겠지만, 이상하게도 그날은 모든 것이 조금 특별하게 느껴졌다. 아마도 새로운 여정이 시작된다는 설렘과 긴장 때문이었을 것이다.
 집합 장소에 도착해 물품을 받고 안내에 따라 움직였다. 잠시 후, 단장님의 간단한 설명과 함께 3조 조원들과 처음 마주했다. 3조는 총 7명의 대원으로 구성되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 사이에는 어색한 공기가 흘렀다. 나는 원래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지만 침묵이 이어지는 상황을 더 어려워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결국, 먼저 말을 걸기 시작했다. 대화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MBTI였다. 우리 조 7명 가운데 E는 단 1명이었고, T가 5명이었다. F인 나는 “아! 이곳에선 공감을 바라면 안 되겠다.”하고 속으로 웃었다. 그렇게 어색한 첫 만남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었다.

처음으로 이동한 장소는 국립서울현충원이었다. 전라북도에 있는 국립임실호국원에는 가족이 있어 종종 가봤지만, 이곳은 처음이었다. 마치 선배 전우들께서 우리를 반겨주듯이 날씨 또한 무척이나 맑았다. 선배님들께 예를 갖춘 뒤 용산 전쟁기념관으로 이동했다. 도착해서는 곧바로 점심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미리 말하자면, 7일 내내 밥이 맛있었다.) 전쟁기념관은 탱크 및 전투기 그리고 참전용사들의 헌정 사진전 등 상당히 전시가 잘 되어있었다. 그중에서도 내 눈에 밟힌 것은 “사람들은 ‘잊혀진 전쟁’이라고 부른다. 시간은 많은 것을 데려간다. 한때 신문을 가득 채웠던 기사들은 사라지고, 빛나던 훈장은 낡아가며 그들의 이름은 점점 희미해져 간다.”라는 글귀였다. 이를 읽고 이 글귀와 비슷하게 살아가는 듯한 나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다. 부끄러움을 뒤로한 채 조원들과 사진을 어떻게 찍으면 좋을지 얘기를 나누며 계속해서 작품을 구경했다.

이곳에서 출정식을 무사히 마치고 군악대의 연주 속에 캠프 그리브스로 이동했다. 버스에서 잠깐 졸았던 내 눈앞에 바로 보였던 문구는 “통일의 관문 파주”였다. 그렇다. 우리는 민간인 통제선 즉, 영상에서나 접했던 민통선을 통과하기 위해 검문소 앞에 대기하고 있었다. 그 현장에 내가 있다니 마음이 살짝 들떴다. 검문소를 통과하고 목적지에 금방 도착했다. 숙소에서는 군복 입기와 군번줄 만들기 체험을 했다. 두 개의 군번줄에는 먼저 고양이 별로 떠난 두 녀석의 이름을 새겼다. 작은 물건 하나에도 나만의 의미를 담고 싶었다. 첫날 밤, 숙소 평상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하루를 천천히 되돌아봤다. 몸은 피곤했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사실,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지원 마감이 임박했을 무렵 우연히 국토대장정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국토대장정’이라는 다섯 글자였다. 평소 걷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그 글자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여기에 군 전역과는 별개로 병영 체험과 안보 현장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까지 더해지자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호기심이 내 대학 생활에서 아니, 평생 기억될 추억으로 남을 6박 7일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그때의 나도 알지 못했다. 첫날 밤은 그렇게 약간의 긴장, 그리고 기대와 설렘을 품은 채 깊어 갔고, 어느새 국토대장정의 둘째 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분단의 아픔 6월 25일 목요일]

오전 05시,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수원컨벤션센터까지 내달려야 했기에 서둘러 움직였다. 우리가 참가할 행사는 6.25전쟁 제76주년 행사 “영웅이 지켜낸 대한민국, 세계 속에 빛나다”였다. 행사를 통해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도와준 여러 나라의 희생과 헌신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에티오피아 강뉴합창단 아이들이 청아한 목소리로 부른 아리랑은 예상보다 깊이 마음에 남았다.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데 금일은 대한민국의 월드컵 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그러나 다소 아쉬운 경기력에 버스 내부가 한동안 소란스러웠었다. 점심엔 맛있는 자장면을 흡입했는데 식사 도중 단장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 음식이 우리의 최후의 만찬이라고 하셨다. 하지만 괜찮다. 배고프면 다 먹게 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식사를 마치고 원주 현충탑에 잠시 들려 호국영령들께 묵념을 올렸다. 계속해서 우리는 공군 제8전투비행단으로 이동해 부대 답사를 진행했다. 전투기 위에 직접 올라가 보기도 하고 가까이서 실체를 관찰하니 가슴이 웅장해졌다. 또한 전기를 공학하고 있는 나는 “배선을 도대체 어떻게 구상했을까..?”와 같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가히 예술이었다. 저녁에는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안보 교육을 들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는 단장님의 깊은 말씀이었다. 

그렇게 교육을 듣고 강당으로 이동해 재향군인회에서 제공해 준 치킨을 먹으며 조원들과 소통의 밤에 진행할 발표에 대해 토의를 진행했다. 또한, 우리 조는 지금부터 나이 불문 말을 편하게 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여기서는 뻔뻔하게 행동하는 것이 오히려 더 자연스러울 것 같다고 생각한 하루였다. 조별 활동을 마치고 공지사항을 전달받은 뒤 오늘 하루를 끝마쳤다.

[금단의 6월 26일 금요일]

이른 아침 눈을 떠 준비를 마친 후 통일전망대로 향했다. 그곳에서 마주한 금강산 1만 2천봉의 마지막 봉우리 구선봉과 금단의 앞바다는 맑은 날씨와 함께 엄청난 풍경을 자랑하였다. 구선봉을 바라보며 단장님과 강사님의 구선봉에 얽힌 일화와 비무장지대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해안경계선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걷다 보니 남방한계선 위에 “DMZ 접근 중”이라는 표지판이 나타났고 우리는 그곳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한 뒤 제자리로 복귀했다. 곧바로 통일전망대 해금강 식당으로 이동해 한우가릿국밥을 먹었는데 소고기뭇국의 상위 버전 느낌이었다. 너무 맛있었다!! 점심을 먹은 후 조원들과 사진을 찍었는데 하늘과 풍경이 너무 좋아서 사진이 상당히 잘 나왔다. 많이 내성적인 나지만.. 조원들과 어색함을 깨기 위해 최대한 말을 걸고 다녔다. 그래도 좋은 건 조원들이 대화에 함께 응해줘서 되게 고마웠다. 

오전 일정을 마치고 버스에 오른 뒤 12사단 신교대대를 향해 한동안 달렸다. 신교대대에선 개인화기 및 완전군장 체험 그리고 전투차량 구경을 진행했는데 군 복무 시절에 쉽게 접하지 못했던 것을 경험해 볼 수 있어서 되게 흥미로웠다. 체험을 마치고 저녁 식사 및 PX를 이용했다. PX는 얼마 전에 예비군을 다녀오기도 했고 딱히 살 것도 없어서 가볍게 과자 한 개 정도 구매했다. 대부분 로카티와 화장품을 많이 구매하는 것 같았다. 뒤이어 18시 30분부터 군 안보 분야의 전문가인 강동화 교수님께서 강연을 진행했다. 교수님이 너무 유쾌하셔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내용도 매우 알찼으며 마지막엔 함께 애국가를 불렀는데 애국가는 항상 뭔가.. 마음이 뭉클해지는 것 같다.

이렇게 오늘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불침번 초번을 선 후에 곧바로 취침에 들어갔다. 신교대 훈련병들의 모습을 보니 안쓰럽기도 하고 새삼 논산훈련소 시절이 새록새록 생각났다. 오늘 하루도 너무 알찼다!

[행군의 6월 27일 토요일]

신교대에서 조식을 먹고 버스에 올라 딴산 유원지 및 파로호 안보전시관으로 이동했다. 파로호 추모비 앞에서 호국영령들께 묵념을 올렸고 곧바로 기념관으로 들어가 강사님의 설명을 맨 앞줄에서 들었다. 파로호라는 명칭의 유래와 연관 사건에 관해 설명해 주셨다. 이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참 많이 알게 되는 것 같다. 우리는 다시 버스에 오르고 내려 이온 음료를 받은 후 점심을 먹게 될 시골쌈밥 식당까지 약 1시간 30분 정도 행군했다. 메뉴는 제육볶음, 된장찌개 그리고 우렁쌈밥이 나왔는데 개인적으로 편식을 많이 하는 편이라 우렁을 안 먹을까 했지만 두 눈 꼭 감고 먹었다. 맛은 생각보다 되게 담백했다. 결론적으로는 뚝배기의 모든 내용물을 싹싹 긁어먹었다. 또한, 고추도 있었는데 먼저 먹어본 결과 맵진 않았지만, 끝부분에 알싸함이 이따금 올라와서 조금 당황했다. 배도 든든히 채웠겠다. 붕어섬을 향해 재행군을 시작했다! 날이 덥긴 했지만 너무나도 맑아서 덩달아 기분도 좋았다. 조원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걷다 보니 어느새 커피차 앞까지 도착했다. 커피차에서 소떡소떡과 아이스티를 받아먹었는데 너무너무 맛있었다.. (이쯤 되니 국토대장정을 하러 온 건지 맛있는 걸 먹으러 온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잠시 휴식 후 오늘의 숙소인 아침햇살 청소년수련원으로 이동했다. 도착해서 평소처럼 똑같이 정리 및 저녁 식사를 마치고 강당으로 모였다. 강당에선 군가 레크레이션을 진행했는데 ‘전선을 간다’라는 군가를 배웠다. 현역 시절에 군가를 불렀을 때 아마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군가였던 것 같다. 그만큼 매력적인 군가다. MC님의 유려한 진행으로 오락 프로그램과 군가 부르기를 마쳤다. (모든 분이 노래를 너무 잘 불러서 깜짝 놀랐다.) 또한 이 활동을 통해 다들 한 발짝 더 친해진 것만 같다!!

첨언하자면 ROTC 친구들도 몇 명 있었는데 분위기를 너무 잘 띄워줘서 더 재밌지 않았나 싶다. 레크레이션을 마치고 우리는 모두 잠에 들었다.

[평화의 6월 28일 일요일]

아침부터 새들이 재잘거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부지런한 향군 러닝크루는 일찌감치 러닝을 마치고 대화방에 인증 사진을 올렸다. 참으로 대단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역시나 준비를 마치고 걷기 시작했다. 눈앞에 나타난 풍경은 푸르른 시골 풍경이었다. 언제나 이 장면은 늘 정겨운 것 같다. 나의 목표는 “활동이 끝나기 전에 조원들과 많이 친해지기!”였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 매일 아침 활동을 시작할 때 조원들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 척 대화의 포문을 열었다. 결과적으로는 매우 성공적인 것 같다!! 또한, 우리 조는 소통의 밤에서 영상물을 발표하기로 했기에 나는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정은이와 재영이는 평생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영원의 끝말잇기를 시작했고 나는 로봇 인간 정원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으며 소연 누님과 태원이는 하하호호하며 행군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버스에 올라 에어컨 바람을 쐬니 이곳이 천국이로구나 했다. 다음으로 이동할 장소는 제2땅굴이다. 땅굴? 시원하겠다!! 제2땅굴에 도착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모두 헬멧을 착용한 후 들어갔다. 땅굴 내부는 촬영할 수 없어 찍진 못했지만 걸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걸 어떻게 파고 내려온걸까..”싶었다. 그만큼 층고도 낮고 좁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발견하지 못했다면 또 어떤 결과가 나타났을지.. 아마 결과가 좋은 방향은 아닐 것만 같았다. 사실 땅굴을 구경했다기보다 분위기를 느껴보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추가로 기억에 남았던 건 앞뒤 친구들이 천장에 머리를 찧을 때마다 쿵! 쿵! 소리와 함께 짧은 비명이 같이 들렸는데 그게 웃음 포인트였다. 물론 나도 놀리다가 5번 정도 찧은 것 같다. 아마 헬멧이 없었다면 머리에 구멍이 나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 동굴 체험을 마치고 철원평화전망대로 이동했다. 모노레일을 타고 전망대까지 올라가서 망원경으로 북측을 구경했다. 인공기를 망원경으로 직접 보니 신기했다. 그리고 새로 알게 된 사실은 백마고지(395고지)는 철원 읍효성산 언저리의 야산인데, 그곳이 무수한 포격으로 황폐해져 마치 하얀 말이 누워있는 것 같다고 하여 백마고지라 부르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백마고지’라는 단어는 들어봤으나 그 유래에 대해서는 한 번도 들어본 적도 찾아본 적도 없었으나 이번을 통해 머릿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

 곧바로 우리는 노동당사로 이동하여 앞에서 단장님의 설명을 들었다. 노동당사 건물의 외벽을 보면 총흔 등 여러 흔적이 보이는데 단장님께선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전사자 및 전투가 발생했다고 말씀해 주셨다. 왜인지 그때의 모습이 상상됐다.

구경을 마치고 소이산 두부촌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 또한 맛있었다!! 밥은 항상 맛있다!!! 식사를 마친 뒤 백마고지의 영령들을 추모하고 ‘DMZ 평화의 길’을 걸었다. 내부는 보안상의 이유로 사진 촬영이 불가했으나 두 눈으로 보니 그곳은 말 그대로 평화 그 자체였다. 하지만 곳곳에 설치되어있는 군사시설이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무더운 날씨 속, 길이 생각보다 길고 경사가 있어 몇몇 힘들어하는 인원들이 있었으나 대부분 무사 완주했다. 나는 이곳을 단순히 걷기보단 6.25전쟁 당시의 분위기를 상상해 보며 걸었다. 아무래도 이곳 또한 선배님들께서 사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 않았을까 싶다. 괜스레 마음이 울컥했다.

행군을 마치고 5사단 근방까지 버스로 이동했다. 5사단까지 걸어서 이동하기 위해 버스에서 내렸는데 이게 웬걸?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 기간에 땡볕과 폭우를 모두 경험하다니.. 진귀한 경험이었다. 비가 내리고 걷기 시작할 때 조원들에게 물었다. “기분이 어때?” 물으니 모두 “시원하니 좋은데?”라고 답했다. 아무래도 다들 더위로 지쳤나 보다. 모두가 빗속을 뚫고 걸어가니 하나의 그림과도 같았다. 

5사단까지 무사히 도착해 정리 및 식사를 마치고 약간의 조별활동 시간이 주어졌다. 점점 완성되어 가는 영상물과 더욱 친해져 가는 우리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그렇게 대장정의 끝이 한 발짝씩 다가오고 있었다.

[대장정의 마지막 밤 6월 29일 월요일]

오전 5시, ‘빰빰빰빰빰’ 훈련병들의 기상나팔 소리에 자연스레 눈이 떠졌다. 벌써 적응해 버린 것일까.. 이후 여느 때와 같이 식사 및 정리를 마치고 일정을 소화했다. 우리는 평화누리(반구정길) 길에서 임진강역을 향해 걸었다. 오늘도 찾아온 토크 시간~! 나는 조원들에게 돌아가며 물음표를 엄청나게 던졌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내가 ‘물음표 살인마’ 같았다. 하지만 조원들이 반응을 너무 잘해줘서 목적지까지 금방 도착했다. 건표와 소연 누님은 첫날부터 기를 들고 행군을 하다 보니 배로 힘들 텐데 힘든 내색 하나 없이 해내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또한 누님께선 깃발을 등과 가방 사이에 꽂고 걷는 노하우를 터득하셨다. 이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단장님도 “이제 기수들도 힘드니까 방법을 찾네. 잘 꽂았다. 파이팅!!”이라며 인정하셨다. 

임진강역에 도착해 그늘진 곳에 자리를 잡고 나눠준 설레임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우리는 뒤이어 애기봉 전망대로 이동했다. 전망대 아래 넓은 곳에서 점심으로 유사 전투식량을 섭취했다. 군대에서 먹었던 전투식량은 정말이지.. 맛이 없어서 정이 안 갔는데 이건 양반이었다. 점심을 먹은 후 재향군인회에서 제공해 준 스타벅스 쿠폰을 활용해 음료를 마시며 멋진 풍경을 옆에 두고 단장님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또한, 특히나 오늘은 더욱 더웠는데 더 이상 더위는 우리에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것일 수도 있다.) 추가로 전망대에는 ‘애기봉’ 글자 포토존이 있는데 우리 조는 ‘애기’처럼 행동하며 사진을 찍었다.

전망대에서의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이동해 늘 그래왔듯 정리하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잠시 후 강당으로 이동해 1차 소통의 밤을 진행했다. 그간 조별로 촬영했던 사진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고 간단한 게임을 했다. 그러다 보니 금세 저녁 식사 시간이 찾아왔는데 오늘의 저녁은 삼겹살이었다!! 나는 고깃집 알바 경력을 살려 고기를 열심히 구웠다. 옆에서 조원들이 칭찬해 주니 더욱 뿌듯했다. 조장 및 영상 제작을 담당했던 소연 누님은 영상 제작을 마무리하느라 약간 늦었으나 뒤늦게 연회장으로 입장하는 누님의 모습은 너무나도 듬직했다. 맛있는 고기 파티를 마치고 2차 소통의 밤을 위해 다시 강당으로 모였다. 그간의 국토대장정 활동을 조별로 발표하고 분위기를 즐기다 보니 얼마 안 가 날이 어두워졌다. 소통의 밤까지 끝나고 단체 사진을 찍으니 정말 끝이 다가왔음이 느껴졌고, 한편으로는 시원섭섭했다.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법이니 그냥 지금 이 순간을 최대한 보고 듣고 느끼는 게 최선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마지막 밤이 저물었다.

[이별의 6월 30일 화요일]

날이 갈수록 잠을 더 편안하게 자는 것 같다. 과연 인간의 적응력이란.. 준비를 마치고 우리는 유엔군 초전기념관으로 이동했다. 한미장병들과 함께 단장님의 설명을 듣고 참배 및 견학 그리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미장병들에게 부탁하여 사진을 찍었는데 그들 사이에 서니 그들의 풍채에 압축될 것만 같았다. 뒤이어 제2함대에 출입하여 서해회관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천안함 및 연평해전 영령들을 추모했다. 실제로 본 천안함의 모습은 놀라우면서도 가슴 아팠다. 또한, 오늘은 유난히 날씨가 더욱 푸르렀는데 선배 전우들께서도 이러한 우리의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만 같았다. 천안함 견학을 마치고 해단식을 진행하며 ‘제16회 대학생 휴전선 전적지 답사 국토대장정’을 끝마쳤다.

[당신의 7일은 어땠나요?]

해단식을 마치고 정들었던 얼굴들을 뒤로하려니 괜스레 마음이 아팠다. 그러다 문득 76년 전 그날, 선배 전우님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뒤로한 채 총알과 포탄이 빗발치는 전쟁터로 향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나는 6박 7일을 함께한 사람들과 헤어지는 것만으로도 아쉬움이 컸는데, 그분들이 감당해야 했을 이별과 두려움은 감히 쉽게 짐작하기 어려웠다.

오늘날 우리는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다. 클릭 몇 번이면 수많은 기록과 자료를 찾아볼 수 있지만, 이상하게도 호국영령들의 이름과 희생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희미해지고 있는 것 같다. 소감문을 쓰며 수업 시간에 교과서 한 장으로 지나갔던 6·25전쟁, 시험 범위 속 비중이 크지 않다고 여겼던 역사들을 다시 떠올렸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그 시간을 깊이 생각하지 않은 채 지나쳐 온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이번 대장정을 통해 6·25전쟁을 넘어 우리 역사에 대한 나의 무지함을 느꼈고, 그 사실이 부끄러웠다. 그렇지만 부끄러움에서 멈추고 싶지는 않다. 이번 6박 7일 동안 나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걸으며 느꼈다. 선배 전우님들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겠지만, 그분들의 발자취를 조금이라도 따라 걸으며 희미해져 가는 기억을 다시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이 경험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번 대장정의 의미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이 프로그램은 대학생일 때 꼭 한 번쯤 참여해 보았으면 한다. 신청 동기는 무엇이든 상관없다. 걷는 것이 좋아서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든, 평소 쉽게 가볼 수 없는 곳을 보고 싶어서든 모두 괜찮다. 당신이 어떻게든 이 현장에 오기만 한다면, 평생 잊지 못할 무언가를 얻고 돌아갈 것이라고 장담한다.

[무더운 7월 어느 날]

 문득 비둘기 한 마리가 울음소리를 내며 내 앞을 지나갔다. "구구.. 구구구국.." 평소 같으면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을 소리였지만,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다르게 들렸다. 어쩌면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구국의 영웅이었던 호국영령들을 대신해 우리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다시 평범한 하루를 보내본다. (konas)

가천대학교 4학년 이목연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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