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의 양민들을 기름으로 태워 죽인 그자 맥아더"(가수 박성환의 '맥아더' 中)

 인천 자유공원의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 문제를 두고 좌-우익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맥아더 장군은 은인이 아니라 살인자'라는 요지의 가사를 담은 노래가 발표돼 논란이 예상된다.

▲박성환씨.

 민중가수로 알려진 박성환씨는 7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맥아더'라는 노래를 발표했다. 이 노래는 '인천바다에 맥아더가 왜 서있나' , '통일독립 염원하던 제주도민 학살하던 생각나느냐', '노근리의 양민을 쏴죽이라 명령했던 그자 맥아더', '신천의 양민들을 기름으로 태워죽인 맥아더', '핵폭탄을 터트려서 이민족을 다 죽이려했던 맥아더', '이게 무슨 은인이냐 끌어내려 살인자의 동상 맥아더' 등의 자극적이며 과격한 가사를 담고 있다.

 또, 노래 2절과 3절 사이에는 "서울을 탈취하라. 그곳에는 아가씨도 부인도 있다. 3일 동안 서울은 제군의 것으로 될 것이다. 1950년 9월 유엔군사령관 맥아더"라는 박씨의 나레이션이 삽입되기도 했다.

 박성환씨는 '박성환 밴드'의 리더로, 그 동안 반미 노래를 주로 불러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2년 일어난 '여중생 장갑차 사망사건' 당시 생겨난 'fucking usa'(윤민석 작사 작곡)이라는 노래를 불러 이름이 알려졌다.

 박씨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맥아더 동상 철거를 위한 집중 투쟁이 계획돼 있는 11일에 앞서 노래를 발표한 것"이라며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맥아더의 모습을 정확히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노래 가사를 홈페이지에 같이 올린 이유도 사람들이 맥아더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사가 너무 과격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박씨는 "맥아더는 양민학살 등을 직접 지시한 일종의 전범(戰犯)"이라며 "당시 유엔군 사령관으로서 이에 책임질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맥아더 장군의 나레이션 부분에 대해서 박씨는 "사료를 통해 확인한, 맥아더가 직접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을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이디 'wangdaepo'는 "원인 제공자인 북한 김일성은 배제하고 작전상 몇몇 과오에 치중하여 대중에게 선택적 내용만을 제시한다는 것은 지극히 아메바(단세포)적인 사고방식"이라고 비난을 가했다. 또, 'aoma000'은 "안중근을 일본에서는 테러리스트라고 하고, 우리는 우국지사라고 하듯이 맥아더는 북한에 있어 철천지원수일 것"이라며 "북한의 인권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노래도 못하는 자가 창작이란 가면을 쓰고 이런 노래를 부르는 것은 정말 이율배반적이다"라고 지적했다.

 'hydin'는 "자신의 목숨 아끼지 않고 위태로운 대한민국을 도와주려 온 사람을 이렇게 매도해도 되는 것인가?"라며 "이런 자들이 판치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여기가 북한인가? 아니면 구 소련인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고 한탄했다.

 한편, 오는 11일 전국민중연대와 통일연대, 범민련 등 좌익단체들은 인천 자유공원에서 대규모 '맥아더 동상 철거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이날 북한의 이른바 '6.15공동선언실천을 위한 북남해외 공동행사 북측준비위'등 북측 11개 단체도 같은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onas)

 다음은 '맥아더' 가사 전문

1.남의나라 인천바다 바라보며 무슨 생각 그리 하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