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아침 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 에 출연한 가칭 '평화재향군인회' 표명렬(예 육 준장) 상임대표가 진행자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와의 대담에서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는 국가 주권과 관련한 문제라며 정부 주장을 대변하고, 북핵 문제를 이미 실험이 끝나 전쟁에 사용할 수 있는 형태도 아닌 일종의 정치적 시위로 보면서 핵 하나로 우리사회가 큰 문제나 있는 것인 냥 호들갑을 떤다는 등의 주장에 대해 네티즌과 향군회원들의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표명렬씨는 이 날 아침 방송된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한이 개발, 보유하게 된 핵무기 자체를 저평가하고 전작권 환수와 관련한 군 원로(일부 육군참모총장) 들을 "항일독립운동의 반대편에 서서 군 내 민족의식을 갖지 못하게 한 군인"으로 표현하면서 "군 장병에 대해 민족교육을 시키지 못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표씨는 또 지난 21일 盧 대통령의 군 폄훼 발언에 대해 전직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각 군 참모총장들이 모임을 갖고 "국민과 국군장병에게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한데 대해서도 평가절하 했다.

 그는 여기서 "소위 과거 군에 중요한 책임 자리에 있었던 그런 분들이 떼를 지어 가지고 국군 통수권자에게 반항하면서 사사건건 발목을 잡으면서 우리는 북한보다 못하다, 힘이 없다, 약하다, 이런 쪽으로 강조하는 이런 나라가 지구상에 어디 있겠습니까?"고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는 또 이날 KBS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도 최근 군 복무기간 단축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반드시 단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기서 "1년 이하로 단축할 수는 없다"면서 "1년 6개월, 18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서 단축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며 여러 가지 인력수급면과 예산 등을 고려해 급조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하는 사람들을 냉전 지향적인 사람으로 몰아 부쳤다.

 또 동일한 내용으로 26일 표씨와 인터뷰한 진보성향의 인터넷 신문인 데일리서프라이즈 관련 댓글에는 표씨의 주장을 동조하고 원로들을 비판하는 네티즌의 글이 주류를 이뤄 일반적인 사회적 분위기와는 대조를 이뤘다.

 이 매체의 관련 댓글에 의하면 '진정한 별은'으로 글을 쓴 이는 "사사로운 욕심과 판단으로 국가를 흔드는 자들은 진정 대오각성해야 한다"면서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썼다.

 '준마'는 "표 회장님! 사랑합니다"로. 그리고 '역시나' 는 "진짜 장군의 목소리를 들으니 그래도 좀 장군들 욕을 덜하게 된다. 표 장군님 같은 분들이 큰 목소리 내야합니다" 고 표명렬씨를 옹호했다.

 이에 비해 재향군인회의 입장은 판이했다. 재향군인회 정일훈 안보부장은 표씨의 주장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 부장은 "그렇잖아도 오늘 아침 표 장군의 발언 내용과 관련해 예비역 여러분들의 항의성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면서 "도대체 이 나라의 안보를 위해 일심전력했던 군 원로들을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는다고 해서 마구잡이식으로 매도한 대통령의 발언만을 옹호하고 군의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는 인기영합주의적 발언을 하는 표씨의 의도가 뭐냐고 항의하고 있다" 고 예비역들의 불편한 심기를 대신 전했다.

 한편 각 방송사와 인터넷 매체를 포함한 언론매체들이 앞다퉈 표씨와 인터뷰를 하는 것은 지난해 가칭 평화재향군인회를 설립해 기존 예비역 재향군인들의 최대 단체인 대한민국재향군인회(회장 박세직)에 반기를 들고 각을 세우면서 성우회와 향군, 육사총동창회 등 예비역 단체로부터 제명처분돼 보수단체와는 상반된 입장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표씨는 지난해 9월 29일 좌파 성향의 인물들을 규합, 제2 재향군인회 기치를 내걸고 가칭 '평화재향군인회'를 창립하고 활동에 나섰으나 3개월도 안돼 자체 내분에 휩싸여 조직자체가 지지부진한 상태로 알려지고 있다.

또 서울 북부지법은 9월 31일 재향군인회가 7월 초 신청한 '유사명칭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재향군인회 명칭 사용은 위법"이라고 판결해 재향군인회 명칭사용을 금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Konas)

 이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