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에게도 쉽지 않은 고공낙하를 4천 회 이상 기록한 베테랑 여전사가 눈길을 끌고 있다.

 육군 특수전사령부의 대테러부대인 707 특임대대 소속 강명숙(41.여군 준사관 1기) 준위가 그 주인공이다.

 강 준위는 최근까지 헬기나 수송기 등 1만피트(3천300ｍ) 이상에서 점프하는 고공낙하를 4천2회나 기록했다. 군내 여군 가운데 고공낙하 부문 최고기록이다.

 강 준위는 낙하산과 특전복에 대한 동경, 여성으로서 좀 더 특별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에 1984년 11월 부사관에 지원, 1986년부터 특전사에서 고공낙하를 시작했으며 이듬해인 1987년 준사관으로 전환했다.

 이후 한창 전성기 때는 하루에 9∼10차례씩, 1주일에 3∼4일을 공중에서 살다시피 하며 쉼없는 점프를 했다.

 낙하산이 제때 개방되지 않아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모면한 순간도 많았고 때때로 불의의 사고로 동료가 부상을 입거나 목숨까지 잃는 견디기 힘든 아픔도 겪어야 했다.

 또 고공낙하 훈련중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산속에서 착지를 했는데 수상한 사람으로 오인돼 주민의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는 웃지 못할 사건도 있었다.

 이런 어려움을 딛고 갈고 닦은 강 준위의 고공낙하 실력은 각종 국내외 대회에서도 빛이 났다.

 강 준위는 1990년대 후반 호주에서 열린 국제군인고공강하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데 이어 1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특전사령관배 고공낙하 대회에서 수차례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강 준위는 2004년부터는 고공낙하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707 특임대대에서 낙하산 등의 각종 장비의 정비를 담당하는 정비반장을 맡고 있다. 그러나 요즘도 기량유지를 위해 3개월마다 한 번씩 고공낙하를 계속하고 있다.

 2004년 회사원 남편과 결혼한 강 준위는 "고공낙하를 4천 회 이상 기록한 특전요원이라 강하게 보일지 몰라도 내유외강형"이라며 부드러움을 강조했다.

 그는 또 "앞으로 기회가 닿는 데까지 고공낙하를 계속할 것"이라며 "후배들이 잘 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싶고 부대원들에게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정비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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