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법은 대한민국수호와 헌법정신 실현해야
1.
국가정보관련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국가정보원직원법', '비밀의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 '국가대테러활동기본법', '국가사이버위기관리법',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 등 6개 법안이 국회에서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국가정보원직원법'은 공채가 어려운 특수 분야 전문가 영입을 위한 '전문관' 제도 신설, 임용대상자의 애국심, 성실성, 보안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신원조사 등이다. '비밀의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은 1962년 7월 '비밀보호규칙(대법원규칙 제130호)'이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조차 비밀로 지정하고 있는 불합리를 고친 법이다.
비밀 관리자 명시, 산업기밀도 국가안보와 관련된 것에는 이 법을 적용해 관리하도록 하였다. '국가대테러활동기본법'은 1981년 88올림픽에 대비해 만들어진 '국가대테러활동지침(대통령훈령 제47호)'을 다국적 테러단체의 위협으로부터 국내외의 우리 국민을 보호하도록 만든 법이다.
'국가사이버위기관리법'은 국가기반시설 및 기간망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기존의 사이버안전센터 등을 개편해 국가사이버안전센터 등의 조직을 새로 만드는 법이다.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은 국정원의 불법감청 차단, 국가안전보장, 강력범죄 모의, 인신매매, 납치 등에 대해서만 적용하도록 한 법이다.
이철우의원 대표발의(61인 발의) 國家情報院法 일부개정법률안은 현대 입헌주의 헌법에 있어서의 국가안전보장이라는 국가적 목적 가치의 포괄적 광범성을 고려하면서도 이를 실현하는 국가의 정보권력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려는 가치의 균형을 잡고자 하는 목적의 이해를 가능케 하는 것이라 본다.
2.
국가안보 내지 국익 개념은 확정되어 있거나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때마다의 상황과 정책에 따르는 무작위적, 가변적인 것은 아니다. 개념 자체가 헌법적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률에 명백하게 금지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보활동 영역을 확대하는 등 전방위적 정보활동을 벌이고 있는 세계 각국의 현실에 맞추어, 1961년 제정이래 13차례에 걸쳐 개정됐으나 1960∼1970년대 골격을 유지하고 있는 현행 국가정보원법의 전체적 조망에 따른 법개정은 필수적이다.
국가정보원 역시 1961년 5월에 설치되어 1988년까지 정권안보를 포함한 체제안보와 북한 관련정보를, 1990년을 전후한 탈냉전기를 맞아 산업정보수집 등 경제안보까지 포괄하는 정보활동을 하여왔으나 정치관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가정보원법은 1994년 1월에 방첩·대테러·국제범죄조직에 대한 정보업무를 추가하였으나, 현대적 국가안보와 국익 그리고 법치국가적 명확성 원칙에 의거하여 정보기관의 권한의 범위를 분명하게 정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국가기밀을 취급하는 인원에 대한 보안업무'와 '국가정보통신망에 대한 사이버안전업무'의 법률적 근거의 확정과도 연결되며, 국정원직원의 직무 관련 범죄(국정원에서 퇴직한 자의 재직중 직무와 관련된 범죄 및 퇴직이후 재직중 직무상 지득한 비밀을 누설하는 범죄를 포함한다) 수사권, 국가정보기관 요원의 인적사항 비공개 등의 법적근거 등과도 연결되는 문제라 판단된다.
문제는 안 제3조 제1항 제1호이다.
1. 정보의 수집·작성 및 배포
가. 국가안전보장 및 국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정책의 수립에 필요한 정보
나. 국가 또는 국민에 대한 중대한 재난과 위기를 예방·관리하는데 필요한 정보
다. 대공, 대정부전복, 방첩, 대테러, 국제범죄조직, 산업기술유출에 대한 보안정보
위 가, 나, 다의 세 항목에서 가. '국가안전보장' 개념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정하여진 것이라서 그 해석과 범위 확정에 어려움은 덜하리라 생각되나, '국익' 개념은 헌법상 용어가 아니어서 개념과 범위 확정의 어려움이 있다.
3.
이 때문에 국정원 직무범위가 제한 없이 확대되어 정치사찰을 합법화하고 조직이기주의를 강화하는 반대 의견이 나오게 된다. 현행 국가정보원법이 '국외정보 및 국내외 대공, 대정부 전복, 방첩, 대테러 국제범죄조직 정보의 수집 작성 및 배포'로 한정하는 것에 대비하여 제기되는 반론이다. 국정원의 직권남용 사례로 들어지는 대통령독대 부활, 한반도 대운하 반대 교수모임 사찰, 비비케이(BBK) 관련 민사소송 관여, 국정감사 상황 실시간 보고, 언론사 담당 언론단의 확대재편, 국정원 고위간부의 언론대책회의, 종교대책회의 참석, 시민사회단체 후원기업에게 후원한 내역자료 요구 등은 국가정보의 범주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의 문제의식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라 본다.
이를 정치사찰이라고 할 것인지 전체적으로 국정원의 정보권의 범위를 국가 발전적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인지는 관점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 본다. 다만 우리 헌법의 권력분립주의 원칙 및 이에 따른 행정권의 정부조직법상의 분할 등에 비추어 대통령 소속하의 국정원에 행정권 전반에 관한 정보권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를 '국익'이라는 포괄적인 문언으로 대체하는 것보다는 좀 더 구체적으로 특정 시킬 수 있는 한정어를 붙이는 것이 권력의 배분을 정한 헌법 정신에 합치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야 국가정보원 외에 기무사령부나 경찰, 검찰 등의 정보 기구와의 관계에서 조정할 여지도 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 정보의 경우에는 국가안전보장 및 국가안전보장에 관련되는 국익 관련 정보로 한정하고 국외 정보의 경우에 한하여 국익 관련 정보를 개방적으로 터 준다든지 등으로 한정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정치사찰 의혹은 국정원에 대한 감독권을 예산 등으로 확보한다든지 하는 문정인교수의 대안에 찬성한다.
4.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지난 10년 국정원의 정보 획득 역량 특히 대공 및 국내 정보 수사 능력은 그 인적 자원 및 활동 경비 등이 상당히 축소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반공정신이 좌천의 인자가 되기도 했었다. 노무현 정부 때는 통일부 내에 별도의 정보 본부를 만들면서 국정원이 대북정보에서까지 보조적이 되었다.
해외정보 또한 파견 요원들의 숫자와 예산을 줄였다. 그 결과 국정원은 북한 핵 개발 관련 주요 정보를 입수하지 못해 정부의 대북 협상 역량을 감소시키고, 2007년 해외에서의 자국민 납치에도 거의 힘을 쓰지 못하였다.
의외로 국가정보 획득 및 유지 등에 관련한 전체적이고도 일관된 법률이 없어 법치국가적 안정성과 신뢰성을 주지 못하고 그때마다의 정치세력이 국가 정보조직과 권한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도록 하여 헌법에 보장된 국가안전보장의 국익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비현실이다.
미국이 국가안보법, 애국법, 중앙정보국법, 국토안보부법, 방첩활동강화법, 해외첩보활동법, 연방정보보호관리법, 사생활보호법, 비밀보호절차법, 정보공개법, 군사조치법, 미국 보호법 등의 법률과 함께 수많은 대통령령, 시행규정 등에 비교하면 우리는 안보 무방비 국가이다. 가장 취약한 안보 상황의 지정학에도 불구하고 그런 상태이다.
정보와 안보 그리고 국익의 정치적 중립성과 법적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하여서는 최소한의 정보기관 관련법이 제정되어야 한다. 그래야 허울에 불과한 국가정보원의 정보취득 능력이 활성화되고 구질구질하게 연명하는 구멍가게식 정보관리의 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공중분해 되다 시피한 국정원 본질의 업무를 살리는 길은 정치적 편향성에 휘둘리지 아니하고 정보기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는 것만이 헌법정신에도 합치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직업공무원제도의 충실화가 있다. 대한민국수호라는 헌법정신 수호를 본연의 임무로 삼는 국가정보원법의 전면적 개정이 필요한 시기라 하겠다.
5.
대한민국수호라는 헌법정신에 합치하는 국가정보원법은 국정원을 효과적인 통치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발상이 아니라 해외정보 역량 및 국내방첩기능 그리고 대북-대중 정보기능 강화 및 예산 확대를 위하여 일본 내각조사실, 미국 정보기관, 포괄적 안보 개념 등을 담은 법 제정을 위한 전 단계적 개정이 이번에 이루어져야 하며, 그 핵심에는 정권교체에도 흔들리지 않는 정보기관 직업공무원제가 구상되어야 국정원의 대국민적 정통성이 이루어질 수 있다.(konas)
강경근(숭실대 법대 교수, 헌법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