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역 "군인연금, 특수성을 왜 모르나?"
"(군인연금은)오직 명령에만 따르는 군 생활 20년 이상 생활한자에게 지급되는 생명의 보상이요, 노후생활 수단인데 특별한 제약과 어려움 없이 평범하게 근무한 일반공무원과 동일시함은 사리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작금의 국내외 정세를 보아 군인연금은 현행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올려주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시절 20년 이상을 전·후방 각급 부대에서 청춘을 바쳐 오직 국가를 위해 헌신했던 영관장교 출신으로 구성된 친목단체인 예비역 육·해·공군·해병대 영관장교연합회(회장 권오강, 예. 대령, 이하 예·영관장교연합회)가 최근 청와대와 국방부 등 정부 요로에 '군인연금'과 관련한 탄원서를 발송했다.
지난해 12월30일 공무원연금법이 국회를 통과한데 이어 최근에는 군인연금법과 관련한 이견들이 정부 내에서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의견조율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주요 군인연금 수급자인 예비역들의 관심이 비등하고 있다. 이는 또 현행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거론될 때마다 정부 관계자나 이들 관련 단체들이 군인연금법을 앞세우며 형평성과 균형론을 들먹이는 처사와도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이에 대한 예비역들의 입장 또한 분명하고 명확한 의견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예·영관장교연합회'와 같은 예비역 단체들은 군인연금과 일반 공무원 연금과의 차이점을 들면서 '차별화'를 내세우며 연금법이 동일하게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인의 특수한 상황을 알고 거기에 맞게 적용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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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영관장교연합회 권오강 회장은 18일 기자와 만나 지난 2000년 이후 군인연금법 개정에 따른 변천사항과 그로 인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들면서, 특히 김대중 정권 당시인 2002년 11월8일 국회본회의에서 통과돼 개정한 군인연금법을 동일 정권에서 2년 만에 다시 재 개정해 원상 복귀한 사실을 목소리를 높여 가며 설명했다.
군인의 특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변별력 없이 형평성 논리만을 고집하거나 여론의 추이에 의해 무리하게 적용했다가 어쩔 수 없이 다시 개정하게 된 사실을 꼬집은 것이다.
권 회장은 "이로 인해 당시 예비역 연금 수급자는 물론, 현역들의 반발에도 이 법의 개정을 수용했던 조성태 국방부장관은 우리들에게 만고의 역적이 되었다"며 법 개정에 관련되었던 당시 정부 관계자와 국회의원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 했다.
재향군인회 추천으로 예비역을 대표해 2008년 4월 국방부 군인연금제도 발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돼 효율적인 군인연금제도 개선안을 마련하는데 열정을 쏟았던 권 회장은 군인연금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공무원과 전문가들의 근시안적 사고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자아냈다.
권 회장은 "수급자 대표인 저를 포함해 정부측 대표 3명과 민간 전문가 8명 등 14명의 위원이 편성돼 있었는데, 전쟁은 물론 군인의 존재의의마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위원들은 심의 도중 군의 특수성을 이해 못하고 공무원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많아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었다"고 의사반영에 고충이 많았음을 그대로 털어놨다.
그는 관계부처에 보낸 탄원서에서도 "(2002년 이후) 8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우리들이 선택하고 신뢰하는 현정부에서도 인권위에서 언급했다 하여 김대중 정권 때보다도 이유에 맞지 않은 군인의 사기와 직결되는 전례 없는 군인연금을 공무원 연금과 동일시 하려하니 우리들의 분노는 더해만 간다"고 예비역들의 생각을 분명히 밝혔다.
물론 우리사회에서 공무원연금의 적자누적으로 인한 문제점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만큼 정부나 사회의 부담금이 증가될 수 있다. 하지만 20대 초반에 군문에 들어가 20년 이상을 오직 국가방위에 헌신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자녀와 가족들의 희생까지도 강요케 해야 하는 군인의 특수성을 인정해야 함은 국민의 보편적 정서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며, 이 같은 논리는 사회 저변에서도 차츰 설득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예·영관장교연합회가 군의 특수성과 차별화를 강조하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들은 "전쟁터에서 사선을 넘나들며 죽음을 무릅쓰고 싸웠고 평시엔 전쟁을 대비한 전투훈련으로 고된 훈련과 비상근무, 제한된 활동, 엄한 군법하의 긴장된 생활, 격오지 근무, 잦은 이사로 가족생활과 자녀교육 문제 등 참기 어려운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는 탄원서 내용을 통해서도 알다시피 여타 다른 연금법과는 형평성에 차이가 있어야 함을 적시하고 있다.
탄원서는 또 "오직 명령에만 따르는 군 생활 20년 이상 생활한자에게 지급되는 군인연금을 특별한 제약과 어려움 없이 평범하게 근무한 일반공무원과 동일시함은 사리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구상 어느 나라에도 찾아볼 수 없으며, 작금의 국내외 정세를 보아 군인연금은 현행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올려주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기준과 타당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예·영관장교연합회가 정부(국방부)측에 촉구하는 가장 구체적인 내용은, 정책조정율 2%(군인연금이 물가상승률보다 크게 인상될 때 2%를 뺀 나머지 인상률을 연금에 포함시켜주는 제도)를 삭제하고 유족연금을 현행 70%에서 60%(공무원연금과 동일)로 하향 조정한 것은 잘못이고 최소한 현행대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사회에서는 군복무기간을 두고 정부여당과 야당간에 설왕설래가 한참이다. 노무현정부 때 수립된‘국방개혁 2020’에 따라 병(兵) 복무기간이 2014년에는 육군과 해병대는 18개월, 해군은 20개월, 공군은 21개월로 복무기간 감축 직전보다 6개월씩 줄어들게 돼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의장 이상우)가 지난달 이명박 대통령에게 복무기간 단축을 백지화하고 24개월(육군 기준)로 환원하자고 건의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21개월에서 동결하는 쪽으로 의견이 정리돼 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구태여 여기서 현정부 각료를 위시한 주요 관료나 선량(選良)들의 병역이행 여부를 거론할 필요성은 느끼지는 않는다. 유명 연예인이 병역을 미필하기 위해 고의로 생 이빨을 뽑아(고의발치) 병역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거나 스포츠 선수, 비보이 그룹 댄서들 마찬가지로 어깨 탈구 등의 행위를 자행, 병역을 기피하다 적발된 게 얼마 되지 않았다. 어찌 이런 일이 한 두 번이겠는가. 우리사회의 병역관련 현주소다.
청춘을 국가를 위해 헌신·봉사하고 희생한 초로의 예비역들이 준비된 노후는 고사하고 현시점에서까지 연금을 문제로 목청을 돋구어야 한다는 현실에서 나라를 위해 신명을 바친 예비역 용사들을 국가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곰곰 되씹지 않을 수 없다.(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 2026.9.29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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