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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장교들의 임관을 축하하며

내 조국을 갖는다는 것처럼 간절하고 자랑스러운 것은 없다
Written by. 이원복   입력 : 2013-03-08 오후 5: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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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뉴질랜드의 최대 공동 기념일은 매년 4월 25일 엄숙하게 거행되는 앤작데이(ANZAC-Day)이다. 앤작이란 호주-뉴질랜드 연합군대를 의미하는 Australia and New Zealand Army Corps 의 약자로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투의 하나이자 연합군의 가장 치욕적인 패전의 하나였던 갈리폴리전투에서 전사한 만여 명의 이 두 나라 병사들을 추모하는 엄숙하고 경건한 기념일로 우라나라로 친다면 현충일과 유사한 날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아무리 격식을 따지지 않고 소박하기 이를 데 없는 이 나라에서도 어떤 외국인도 이날을 주제로 농담을 하거나 가벼운 행동을 하는 것은 묵시적으로 엄금되어 있다. 조국에 젊은 생명을 바친 호국영령들을 기리는 날이기에 옷깃을 여미고 경건한 태도로 임하기는 그 나라 사람들이나 외국인들이 모두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입장에서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것은 갈리폴리 전투에서 앤작이 대승을 거둔 것도 아니고 쌍방에 25만의 전사자를 내면서도 처절하게 실패로 끝난 작전이었고, 호주, 뉴질랜드가 "조국과 같은 영국"을 위해 충성스럽게도 세계적인 전쟁에 처음 참전한 전투에서 영국 지휘부의 무리한 작전계획으로 적의 총알받이가 되어 1만여명이 전사하고 수만명이 부상하고도 끝내 패전으로 피눈물을 뿌리며 물러서야 했던 전투가 시작된 날을 이처럼 추모하고 기억한다는 사실이다.

 갈리폴리(Gallipoli: 터키어로는 겔리볼루)는 지중해에서 흑해로 들어가는 좁디좁은 해협을 이루고 있는 다르다넬스 반도의 작은 지점이다.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은 1차대전이 터지자 즉시 이곳에 군대를 상륙시켜 오스만 터키 군대의 허리를 자르고 이스탄불을 점령한 뒤 러시아함대를 흑해를 통해 남하시켜 합류한다는 작전을 세우고 1914년 9월부터 과감한 상륙작전을 시작하였다.

 이때 총 지휘를 맡은 사령탑이 해군장관(영국은 해군 국가이니 사실상 국방장관)이었던 윈스턴 처칠 경이었다. 그러나 당시의 터키군의 지휘관은 전설적인 명장 무스타파 케말, 즉 뒷날 터키공화국의 초대대통령이자 지금도 국부(國父)로 추앙되는 "터키의 아버지" 아타튀르크, 즉 케말 파샤였다.

 작전은 끝내 실패로 끝났고 처칠 경은 그 책임을 지고 해군장관 직을 사임했으며 그 뒤를 이어 I.해밀턴 장군이 바톤을 이어받아 갈리폴리 상륙작전을 재개했는데 그 공격개시일이 바로 1915년 4월 25일이었고 이때 연합군이 최선봉에 세운 부대가 바로 호주-뉴질랜드 연합군인 앤작부대였다.

 이 두 나라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신분에서 벗어나 영국부대의 일원이 아닌 당당한 신생국 호주 뉴질랜드의 군대로 영국 편에 서서 국제전쟁에 첫 투입된 것이었으므로 이들 군사들의 자부심과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역사에 처음으로 영국기인 유니언 잭이 아니라 자신의 조국 깃발을 들고 연합군 전체의 최선봉에 서서 적진을 향해 상륙하게 된 그들은 이때 비로소 자신들의 나라가 영국의 품에서 벗어나 당당한 한 나라로 우뚝 서게된 정체성과 긍지에 한껏 고무되어 절벽위에서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포탄을 뚫고 용감하게 전진했고 그리고 영국이 아닌 조국 호주와 뉴질랜드를 위해 장렬하게 산화했던 것이다.

 이러한 영웅적인 죽음을 두 나라의 국민들은 100년 가까이 흐른 지금까지도 엄숙하고 경건하게 최고의 존경과 명예를 바쳐 기리는 앤작데이로 엄수한다. 결과적으로는 진 전쟁이지만 전쟁의 승패를 떠나 이 전쟁에서 스러져간 1만여명의 호주, 뉴질랜드 병사들의 넋은 말 그대로 자랑스러운 조국의 명예를 드높이고 국민들에게 이 나라의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가슴깊이 애국심을 심어준 호국의 영령이자 영웅들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 날은 호주 뉴질랜드의 현충일이자 전 세계에 자신들의 존재감을 분명히 각인시킨 정신적인 독립기념일이기에 앤작데이는 호주 뉴질랜드라는 나라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가장 중요한 기념일로 자리매김할 것이 분명하다.

 내 조국을 갖는다는 것처럼 간절하고 자랑스러운 것은 없다. 앤작부대의 예는 세계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작은 예에 불과하다. 이들이 전쟁에서 그렇게 앞장서서 진군할 수 있었던 것은 역사에 처음으로 내 나라를 위해 싸운다는 자부심 때문이었다.

 자주와 독립을 위해 싸우다가 스러져간 수많은 젊은들- 나폴레옹에게 침략당한 조국 스페인을 되찾기 위해 일어선 의용군들은 군 역사에 게릴라전을 도입해 역사를 쓴 동네방네 젊은이들이었으며, 4백년간 외적 오스만 제국의 압제사슬을 끊기 위해 봉기한 그리스의 병사들도 오로지 자유와 독립을 열망하던 열정하나에 생명을 바쳤다.

 이제 건국 65년과 휴전 60년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은 과거의 가난과 아픔을 딛고 세계 선진국의 대열에 화려하게 부상하고 있다. 우리에겐 더 이상 나라 잃은 설움도 없고 민주주의를 향한 목마름도 해소되어 자유와 민주를 위해 피를 흘릴 일은 없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아직도 우리 심장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수백만명의 인민을 굶겨 죽이면서도 대량살상무기 보유에만 매달려 우리의 안보와 평화를 위협하는 제정신 아닌 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더욱이 이 대한민국 안에는 이런 무리들을 따라 우리의 안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자들이 존재하는 만큼 우리들이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는 더욱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자랑스러운 조국을 지닌 대한민국 국군, 그리고 이들을 지휘하는 대한민국 장교들이야 말로 국가 안보와 평화를 지키는 든든한 기둥들이다.

 그들은 그 영광과 의무를 충성과 열정으로 보답해야 하며 국민들은 이에 대해 뜨거운 사랑과 신뢰로 화답할 것이다.희망찬 계사년 새해에 새로 임관하는 육해공군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신임 장교들에게 무한한 영광과 축복을 보낸다.

젊은 그대들이여, 푸르고 높은 대한민국의 하늘을 마음껏 비상하라!(konas)출처:월간자유

이원복(덕성여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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