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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보다 떡’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3-04-04 오전 7: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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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점심시간이 되지도 않았는데 허름하게 차린 사람들이 길게 줄을 지어 서 있었습니다.

 서울역 앞을 조금 지났는데, 물건을 싸게 판다고 광고를 크게 써 붙인 가게 앞도 아닌데, 웬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저렇게 서서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바로 그 곳에 허름하게 생긴 무료급식소가 있었습니다.

 경제가 “좋다, 나쁘다” 떠들면서, 잘 먹고 잘 사는 인간들이 많은 반면에 오늘 배고픈 동포들이 또한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일단 불쾌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세금을 포탈하고 비자금을 조성할 목적으로 해외 경매장을 통해 비싼 그림들을, 그 가치도 모르면서 몇 십 억 몇 백 억 씩 주고 마구 사들인 대기업의 아낙네들이 있었다는 신문보도에 분노를 느끼는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닐 겁니다. “대한민국이 이래서야 되겠는가!”라며 흥분하는 ‘우국지사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일본의 속담에, ‘꽃보다 떡’이라는 말이 있습니다.(‘하나요리 당고’) 우리말로 옮기면 ‘그림보다 밥’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회사 돈으로 멋도 모르고 비싼 그림 사들인 아주머님들, ‘디오리시모’ 향수냄새 풍기는 귀부인들, 감옥에 쳐 넣으면 며칠 만에 다 죽을게 뻔 하니, 제발 그 그림 팔아서 ‘무료급식소’나 시중에 여러 개 만들고 거기서 날마다 점심때가 되면 ‘자원봉사’ 아닌 ‘강제봉사’하게 해요.

 배고픈 동포들을 위로하기 위하여!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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