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인쇄

거친 바다를 잘 다스려 선진국으로 가자

Written by. 남성욱   입력 : 2014-05-22 오전 9:15:05
공유:
소셜댓글 : 1
facebook

  7년 전 일본 도쿄에 출장을 갔었다. 공식 일정을 마치고 일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박물관에 걸린 한 장의 지도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에도시대(1603~1868)에 제작된 바닷길이 표시된 해로지도였다. 북쪽 센다이에서 남측 오키나와까지 수백 개의 바닷길이 표시돼 있었다.

 필자가 놀랐던 것은 바다에 대한 일본인의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의식의 표현이었다. 섬나라인 일본은 바다가 길이었다. 일본인들은 바다에 출몰하는 이양선을 보고 새로운 세계가 존재하고 새로운 문명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했다.

 바다에 대한 관찰을 게을리하지 않고 바다를 응시하며 진지하게 저편에 존재하는 다른 세계에 호기심을 가졌다. 결국 1867년 메이지유신 이후 자본주의적 군주 국가로서 급속히 발전했다.

 반면 당시 조선은 바다를 봉쇄하는 해금정책을 강력히 시행했다. 바다는 낮에 물고기를 잡거나 해수욕을 즐기는 소극적인 장소에 불과했다. 밤에는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금단의 지역이었다.

 바다에 대한 한일 간의 인식 차이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서양 세계에 대한 관심 차이로 이어졌다. 결국 일본은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했으나 조선은 중국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일본에 강제 병합되는 비운을 맞게 된다.

 17세기 조선에 표류하다 13년 만에 탈출해 네덜란드로 돌아간 하멜은 ‘하멜표류기’에서 전망했다. 자신들을 심문하는 제주 목사와 나가사키 영주 사이에 심문 차이를 두고 조선은 언제가 일본에 지배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주 목사는 하멜 일행에 대한 단 한번의 심문으로 조사를 마치고 결과보고서인 장계를 한양에 보냈다. 그러나 나가사키 영주는 다른 통역을 사용해 같은 질문을 일주일 후에 다시 퍼부었다. 혹시 통역이 잘못된 것은 없었는지, 당사자들이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는지 크로스체크를 하고 최종보고서를 도쿄에 보냈다.

 하멜은 “조선은 허술하고 일본은 치밀하다”라고 평가했다.

 세월호 사고를 보며 우리는 안전에 대해 너무 허술하지 않은 것인지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바다는 위험한 곳이나 결코 피할 수는 없는 곳이다. 위험하다고 해서 바다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우리의 시각과 영토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 영토의 삼면이 바다다. 사고가 났다고 해서 바다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섬에 갇히는 격이 된다. 거칠고 폭풍이 부는 바다지만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선박이 위험하다고 여객선 승선을 거부하고 뱃길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선박은 빈곤의 악순환이 될 수밖에 없다.

 승객이 배를 안 타면 배는 교체되지 않는다. 바다가 무서워 배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영세한 선박은 영원히 신형 선박으로 교체될 수 없다. 안전규정에 따라 선박을 이용해 사람과 화물을 체계적으로 움직여 바다를 다시 한번 살려야 한다.

 모든 선진국은 해양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왔다. 바다는 그 국가의 영토다. 해양을 관리하지 못하는 국가는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세월호 사고, 바다에 대한 안전과 적극적인 사고와 생명에 대한 존엄함을 살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출처 : 국방일보 22일자 20면 ‘오피니언’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 살인미소(pjw3982)   

    바다를 지배하는자 ,,,세계를 지배한다,,로마,영국,미국을 보라

    2014-05-22 오전 9:49:53
    찬성1반대0
1
    2026.9.27 일요일
안보칼럼 더보기
[안보칼럼] 북한의 드론 전력 위협에 대비한  민·관·군 입체적 대응 방안
한반도 안보 지형의 지각변동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첨단 ..
포토뉴스 더보기
핫클릭 뉴스
깜짝뉴스 더보기
6·25 호국영웅 故한길진 하사 유해 신원 확인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6·25전쟁에서 전사한 호국영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