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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철학의 빈곤’ 때문에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4-07-18 오전 10: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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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을 ‘생각하는 갈대’라고 말한 사람은 프랑스가 낳은 천재 철학자 파스칼이었습니다. 오늘 한국인의 최대의 약점이 무엇인가 하면 한국인은 너나 할 것 없이 생각 없이 세월만 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생각이 없기 때문에 철학이 없는 겁니다. 오늘 한국이 겪는 이 위기는, 한 마디로 하자면 그 원인이 ‘철학의 빈곤’에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생각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국회를 만듭니다. 이 나라 국회의원들 중에 자기가 누군지를 아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습니까? 저마다 저 잘난 맛에 사니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습니다. 공자께서는 사람이 두려워해야 할 것이 셋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첫째가 천명(天命)이고 둘째가 대인(大人)이고 셋째가 성인지언(聖人之言) - 이 세 가지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지도자가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사람구실을 하기도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가 됩니다.

 나라를 지키겠다는 사람들이 모여서 음모를 일삼고 법의 칼날을 잘 갈아 날이 세게 해야 법관이 업자의 돈을 먹고 ‘성(性) 접대’를 받고 ‘혼외정사’로 생긴 아들을 자기 아들이 아니라고 하니 이런 검사‧판사가 수두룩한 나라가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

 이 나라에는 어른(大人)이 없습니다. 어른이 있어도 그대로 두지 않습니다. 젊은것들 중에는 어른들의 이마를 치고 발로 차고 욕설을 퍼붓는 파렴치한 놈들이 많습니다. 어른 노릇을 할래야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젊은 놈들에게 훈계하다가 매 맞아 죽은 노인도 있습니다. 청소년의 비행을 제 눈으로 보고도 노인은 말 한 마디 못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성현들의 가르침이 엄연히 존재하지만 거들떠보지도 않고 완전히 무시하고 사는 이 시대의 한국인들! 오늘 한국인의 꼴이 이게 뭡니까? 그 잘난 ‘한류’가 오래 갈 것 같습니까? 그것은 허망한 꿈입니다. 이제부터 ‘생각하는 갈대’가 되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합니다. 생각 없는 사람들이 권력의 높은 자리를 다 차지하고 앉았으니 무슨 일이 제대로 되겠습니까?

 ‘철학의 빈곤’이 대한민국을 멸망의 위기로 몰고 가고 있는 겁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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