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아, 언제까지
지난 7월 24일자(조선일보)에 이런 기사가 실려 있었습니다.
“23일 네덜란드 애인트호번 공군기지. 지난 17일 피격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MH17) 사망자를 실은 네덜란드‧호주 군용기 두 대가 활주로에 차례로 도착했다.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부부는 검은 상복 차림으로 활주로에 직접 나와서 희생자들의 시신을 맞았다. 희생자 유족들과 호주‧말레이시아 등 10개국 대표도 참석했다. 군용기가 착륙하기 5분 전부터 네덜란드 전역에서는 교회 종소리가 울렸다.”
“전체 희생자 289명 가운데, 우선 수습된 40여구가 사고 6일 만에 ‘귀환’한 것이었다. 이 희생자들은 친러 반군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지대공(地對空) 미사일에 피격된 이후, 소련 시절부터 쓰였던 낡은 기차의 냉동 차량에 줄곧 ‘누워’있었다.”
네덜란드 정부는 희생자 시신이 도착한 23일 하루를 국가 추모일로 지정했는데 사고 희생자 289명 가운데 193명이 네덜란드인이었습니다. 이 희생자들의 ‘귀향길’은 매우 고달픈 것이었습니다. 기계적 결함, 반군의 검문소 통과 등으로 인해 기차는 수시로 멈추어야 했고, 3시간쯤이면 충분했던 열차이동은 16시간이나 걸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네덜란드의 일상생활은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하였습니다. 로테르담에서는 20일로 예정됐던 일렉트로닉 야외음악 축제인 ‘크레이지, 섹시, 쿨’ (Crazy, Sexy, Cool) 페스티벌이 예정대로 열렸을 뿐 아니라 몰려든 관객만도 1만 여명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사고 이후에도 취소된 행사는 없었다고 시 당국은 발표하였습니다.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네덜란드인은 남들 앞에서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데다, 고난 속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는 걸 명예로 여긴다”고 전했습니다.
세월호의 참변을 겪은 한국은 어떻습니까? 그날부터 이 날까지 100일 넘게 우리는 제 정신이 아닙니다. 하기야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로 목숨을 잃은 네덜란드인은 193명인데 비해 우리의 세월호 희생자는 304명이나 됩니다. 111명이 더 많습니다. 아무리 그렇기로니, 세월호와 함께 정치도 경제도 우리들의 일상생활도 다 침몰하고 유병언의 해골만 남았으니, “이게 뭡니까?”라고 한 마디 안할 수 없습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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