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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이 北의 반발 두려워하는 건 北核·인권만이 아니다

Written by. 정용석   입력 : 2014-10-02 오후 12: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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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은 9월30일 국무회의에서 “북한의 반발이 두려워서 북핵과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소극적이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그러나 북한의 “반발이 두려워”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것은 북핵과 인권 문제만이 아니다. 북한의 1인독재를 비판하고  풍요로운 남한 삶의 소식을 북한 주민들에게 전하는 대북 전단 살포도 그렇다.

 통일부는 지난 2월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자제토록 권고했다.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 “북한이 해당 지역에 포격을 가한다는 식으로 위협할 경우 자제를 권고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해당 지역 포격” 협박에 겁을 먹고 자제를 권고한 것이다. 주권국가로서 자존심도 팽개치고 북한의 “포격” 위협에 굴복한 비굴한 몰골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 정부가 북의 협박에 겁먹는다는 사실을 간파한 북한은 대남 협박 수위를 갈수록 높여가며 날뛴다. 지난 9월 북한은 남조선의 “삐라 살포 행위를 전쟁 도발 행위로 간주하고 도발 원점과 지원·지휘 세력을 초토화해 버리겠다.”고 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2000년 6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한 후 “이 땅에는 전쟁이 더 이상 없다. 북 심리전 조차 중단시켰다. 노무현 대통령은 물론이려니와 이명박 대통령도 남북관계 악화를 거론하며 대북 전단 살포를 저지했다.

 대북 전단 살포 지역 주민들은 한 술 더 떠 전단 살포를 몸으로 가로막고 나섰다. 2011년 3월 파주 문산읍 이장단협회는 북한의 보복이 두렵다며 문산읍장을 찾아가 임진각에서의 대북 전단 살포를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그 무렵 국민행동본부도 강원도 철원군 백마고지 인근에서 대북 전단을 날려보내려 했지만, 주민들이 트랙터로 진입로를 막아 실행치 못했다. 철원 주민들은 “북한의 조준 격파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우리 군도 2011년 11월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 등 정치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대북 전단 작전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탈북민 모임인 자유북한연합 등은 2003년부터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북 전단을 간헐적으로 날리고 있다.

 북한의 “조준 격파” 협박에 떤다는데서는 박근혜 정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작년 말 우리 군 당국은 경기도 화성면 군사분계선 인근에 위치한 155m 애기봉 정상의 대형 성탄트리에 점화하지 못하도록 했다. 김정은 북한 로동당 제1서기의 고모부 즉결 처형 등 북한 정세가 불안한 때에 성탄트리에 불을 밝힘으로써 북한 군부를 자극,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은 1954년부터 시작되었고 노무현 정권 시절인 2004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에 따라 중단되었으나 2010년 천안함 피침 이후 재개되었었다.

 북한은 군사 공격 협박에 남조선 정부와 국민들이 벌벌 떤다는 약점을 간파, 날이 갈수록 보복공격 협박 수위를 높여갔다. 이젠 청와대 “조준 격파” 위협도 서슴지 않기에 이르렀다. 북한의 대남 군사도발 협박 증대는 남한 정부와 국민들의 나약한 대북 자세가 빚어낸 패배주의의 소산이다.

 북한의 대남 군사도발 협박이 계속 거칠어져 간다면 끝내 북한은 협박이 빈말이 아니라는 객기를 보여주기 위해 실제 특정지역을 대상으로 공격하고 나설 수도 있다. 그래서 북한의 협박 증폭은 실제로 대남 군사도발로 이어질 수 있다. “천둥 번개가 잦으면 비가 내린다”는 말과 같이 북한의 군사도발 협박이 잦아지면 군사공격 가능성도 증폭될 수 밖에 없다.

 정부와 국민들은 북한의 “원점 타격”등 북한의 “반발이 두려워” 북의 군사도발 위협에  굴복해서는 아니 된다. 남한이 겁낼수록 북한의 도발 협박은 더욱 강렬해지고 끝내 재앙을 몰고 올 수 있다.

 북한의 군사도발 협박에는 우리도 도발 원점 초토화 맞대응으로 나서야 한다. 그렇다고 전쟁나지 않는다. 북한이 6·25와 같이 기습 공격하지 않는 것은 남한을 봐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남한에는 주한미군이 주둔해 있기 때문에 섣불리 달려들었다가는 평양이 쑥대밭이 된다는 데 연유한다.

 북한의 인권문제 제기나 대북전단 살포 반대 이유로 남북관계 악화를 들이대는 논리는 유치하다. 비굴한 사람들의 자기 방어를 위한 둘러대기 이거나 종북세력의 북한 섬기기 괴변이다. 북한은 지난날의 관행으로 볼 때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남한의 대북전단이나 인권문제 제기 또는 남북관계 대결 상태와 관계없이 대화와 교류에 나선다는 데서 그렇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인권 개선은 인류 보편적 가치이며 인도주의 문제라는 데서 남북관계와 관계없이 동족으로서 반드시 시공을 초월해 제기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중국과의 관계가 친밀해져도 인권문제는 반드시 제기한다. 한국도 남북관계가 개선된다 해도 인권문제는 변함없이 제기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대북 전단 살포는 계속되어야 하며 금년 성탄절에는 애기봉 성탄트리에 불을 밝혀야 한다. “북한의 반발이 두려워서 북핵과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소극적이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박 대통령의 말이 빈 말이 아니기를 기대한다. (Konas)

정용석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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