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에서 청춘과 생명을 기꺼이 바치고 전사한 형제가 전쟁 발발 73년 만에 현충원 묘역에 나란히 묻혔다.

 국방부는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유가족, 정부 주요 인사, 군 주요 지휘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故 김봉학 일병(형)의 안장식을 거행했다.

이번 안장식은 고인들의 형제애와 희생정신을 기리는 차원에서 ‘호국형제’라고 명명했으며 현충일 추념식 전에 최고의 예를 갖춰 진행됐다.

행사는 영현봉송을 시작으로 고인에 대한 경례, 헌화 및 분향에 이어 하관후 두 형제의 고향인 대구광역시 비산동의 흙으로 허토를 하고, 조총 및 묵념 순으로 진행됐다.

 또한 ‘호국형제’의 묘가 국민 모두에게 고귀한 희생의 의미를 일깨워 주는 호국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묘비 앞에 고인의 조카가 보낸 추모글과 전투경로가 새겨진 추모석을 설치했다. 故 김봉학 일병 유해는 동생이자 전우인 故 김성학 일병 바로 옆에 묻혔다. 동생인 故 김성학 일병의 유해는 전투에서 전사한 직후 수습되어 1960년에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되었지만, 형인 故 김봉학 일병의 유해는 찾지 못해 현충원에 위패만 모셔둔 상태였다.

형제는 전쟁으로 헤어진 지 73년 만에 넋으로나마 다시 만나게 됐으며 6·25 전사자 형제가 국립서울현충원에 나란히 묻히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故 김봉학 일병 유해는 지난 2011년 강원도 양구군 월운리 수리봉에서 최초 발굴되었고, 2016년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수습되었다.

신원확인 과정에선 2021년 민·관·군이 협업하여 실시한 대구·경북지역 유가족 집중 찾기 기간에 예비군 지휘관이 지역별 전사자 명부를 통해 고인의 동생 김성환 옹의 소재를 찾은 뒤 직접 방문해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다.

이후 발굴한 유해와 채취한 유가족 유전자 시료를 정밀 분석한 결과, 유해의 신원이 故 김봉학 일병으로 확인되었다. 故 김봉학 일병은 1923년 9월에 태어나, 전쟁이 한창이었던 1950년 8월경 부산에 있는 제2훈련소에 입대 후 국군 제5사단에 배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인은 횡성-포동리 전투, 태기산 전투, 인제 지구 전투 등에 참전하였으며, 1951년 9월 5일 5사단 35·36연대와 미 2사단 9연대가 북한군을 상대로 수리봉 일대의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피의 능선 전투」(1951.8.18.~9.5.)에서 장렬히 전사하였다.

형을 뒤따라 1950년 11월경 대구에 있는 제1훈련소에 입대한 동생 故 성학 일병은 국군 8사단 21연대 소속으로 평안남도 순천 인근까지 진격하였으나 중공군의 2차 공세로 38도선까지 철수 후 1950년 12월 24일 38도선 일대를 방어하는 강원-춘천 부근 전투에서 전사하였다.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은 “조국을 위해 산화한 형제가 뒤늦게 넋이 되어 만난 사연은 매우 드문 경우”라며 “이들의 형제애와 고귀한 희생정신의 의미를 기리는 차원에서 한자리에 나란히 모셨다.”고 밝혔다.

막내 동생 김성환 옹은 “죽어서도 사무치게 그리워할 두 형님을 넋이라도 한 자리에 모실 수 있어 꿈만 같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