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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 소감문(4) 1,033km, 호국의지와 보훈정신을 심어준 값진 여정

Written by. 손승아   입력 : 2024-08-23 오전 10: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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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14기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 소감문 우수작으로 선정된 글입니다.)

프롤로그

배경은 창원종합버스터미널. 서울로 향하는 버스를 탑승하고자 이동하던 때였다. 늘 그렇듯 투명한 유리문을 밀고 나간다. 그런데 그날은 유리문이 투명하지만은 않았다. ‘제14회 대학생 국토대장정’ 글자가 큼지막하게 적힌 대원 모집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국토대장정을 늘 꿈꿔왔지만 코로나19, 교내외 활동 등의 이유로 졸업을 앞둔 올해까지 참여하지 못했던 나에게 이런 기회라니. 흑백이던 세상이 갑자기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중에서도 포스터 속 펄럭이는 태극기에 눈이 멈췄다. 

곧바로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친구 역시 나만큼이나 다양한 경험을 즐기는 타입이라 분명 좋아할 것 같았다. 예상은 적중했다. 포스터 사진만 보낸 나에게 친구는 대장정 코스부터, 이전 기수 활동 기사까지 보내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렇게 우리는 사이좋게 신청서를 제출했고, 제14회 대학생 국토대장정으로의 첫 발을 내디뎠다. 

선발 확정 문자를 받고, 오리엔테이션과 활동 관련 내용을 전달받았다. 필요한 준비물을 확인하며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대학생 국토대장정을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노력했다. 오리엔테이션 당일에는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다. 재향군인회관 건물 외벽에 큼지막하게 붙은 문구에 시선이 멈췄다,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안보 의식에 대해 평소에 깊은 고민 없이 지내왔던 터라 해당 문구가 머리에 맴돌았다. 어쩌면 앞으로의 7일을 통해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안내 책자를 받고, 향군 거수경례법을 배우고, 출범식을 연습했다. 이승훈 부단장님의 부드러운 카리스마 덕분에 우왕좌왕하지 않을 수 있었다. 커다란 배낭을 짊어지고 뚜벅뚜벅 걸을 생각을 하니 벌써 강인해진 느낌도 들었다. 조끼, 모자를 비롯한 많은 물품이 구비되어 있는 가방을 받아 들고, 감사한 마음과 함께 건물을 나섰다. 

 

 ▲ 오리엔테이션 당일 배낭과 지급받은 물품들 ⓒkonas.net

 

첫째 날(6/25) 

출정 신고 – 국립서울현충원 – 12보병사단 서화대대

무거운 배낭을 메고 기숙사를 나왔다. 설렘 때문인지 잠을 설쳤지만 마음은 산뜻했다. 날씨도 좋았다. 출정식을 치르며 크게 “향군! We are the one! 야야야! 화이팅!”하고 외쳤고, 이후 제복 차림의 재향군인회 원로분들과 악수를 하며 출정길에 올랐다. ‘출정’이란 단어의 정의는 ‘군에 입대하여 싸움터에 나감’이다. 군대와는 거리가 멀었던 내가 출정길에 오르다니, 생경하면서도 좋았다. 7일간의 프로그램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배우고 오리라 다짐했다. 

첫 장소는 국립 현충원이었다. 기념비적인 날에 현충원에 방문해서인지 그 위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의장대 공연은 절도와 카리스마로 가득했다. 현충탑 앞에서 묵념의 시간을 가졌는데, 20대 중반이 될 때까지 6월 25일에 6·25 전쟁을 추도하며 묵념 한 번 올린 적 없다는 사실이 부끄러워졌다. 6.25전쟁 74주년인 올해를 기점으로 매년 이 날이 오면 짧게라도 묵념을 드리면서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을 기려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현충원에서 점심을 먹은 뒤 강원도 인제군으로 향했다. 육군 12 보병사단 서화대대가 목적지였다. 대대에 들어서기 전, 배낭을 메고 30분 가량 걸었다. 푸릇푸릇한 잎들이 오후의 햇살에 빛나고 있었다. 앞으로의 일정을 기대하라는 듯한 신호로 느껴졌다. 부대 내로 들어서기 전 군사 보안 문제와 관련하여 카메라를 차단해야 했다. 스태프분들의 안내에 따라 어플을 설치하고, 고유 정보를 입력하고 실행하니 카메라 사용이 차단되었다. 일반인들은 쉽게 하지 못하는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했다. 

짐을 풀고, 모포와 깔개를 보급받고 저녁 식사를 했다. 본인이 먹은 식판과 수저를 직접 설거지해야 한다고 했다. 든든하게 식사를 마치고, 강원도 우유도 마신 뒤 설거지까지 완료했다. 저녁을 먹은 뒤에는 조별 활동 시간을 가졌고, 처음으로 점호 구호를 알게 됐다. 같은 조에 군사학과 학생이 있어 점호를 먼저 했는데, 절도 있는 제식과 힘 있는 목소리를 갖춘 모습이 멋있었다.

둘째 날(6/26) 

서화대대 – DMZ 박물관 – 통일전망대 – 백골병단전적비 – 7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

점호를 하며 단장님 말씀을 들은 뒤, 아침을 든든히 먹고 이틀차 일정을 시작했다. DMZ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에 제진검문소를 통과하고 민간인 출입통제선도 넘었다. 박물관에서는 6·25 전쟁과 참전 군인들에 대한 전시가 있었다. 임춘수 대위가 가족에게 보냈던 편지가 기억에 남는다. 그림까지 그려가며 본인의 경험을 가족에게 알리려 한 그의 모습이 애틋하게 느껴졌다. 

다음으로는 통일전망대로 향했다. 눈앞에 펼쳐진 수많은 산 풍경 중 일부는 북한의 것이었다. 전쟁 당시 어떤 산에서 어떤 전투가 일어났는지 설명해 주시고, 망원경을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게끔 효율적으로 설계된 안내였다. 앞서 박물관에서 설명 들었던 백마고지를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 

점심을 먹고는 백골병단 전적비로 향했다. 백골병단은 6·25 전쟁 당시 창설된 국군 최초 정규 유격대로 설악산, 오대산 일대에서 첩보 수집 임무를 맡아 수행한 부대라고 한다. 유격대 대원으로 짊어질 무게와, 산을 누비며 게릴라전을 펼쳤을 호국 군인들의 정신력에 대해 생각해 본 시간이었다. 백골병단 전적비 일정을 소화하고 7 보병사단 신병교육 대대로 이동해 하루를 마무리했다. 저녁 점호를 자진해서 했는데, 작은 실수가 있었다. 점호가 처음이기도 하고, 미숙한 제식과 함께 병행하려니 오류가 난 것이었다. 내가 생활관 점호를 한다는 사실과 오류가 나서 뚝딱이는 상황, 그리고 모르던 것을 또 배웠다는 뿌듯함이 점철되어 웃음도 났지만, 큰 목소리로 점호를 마치고 단장님의 격려를 들을 수 있었다. 

 

 ▲ 2024년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 ⓒkonas.net

셋째 날(6/27)

7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 – 평화의 댐 – 칠천교/오천터널/오미리 마을 – 붕어섬 – 15사단 신병교육대대

셋째 날 첫 일정은 화천군에 위치한 평화의 댐이었다. 북한 임남댐의 수공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평화의 댐은, 영상으로 확인했을 때도 그 위엄이 대단했다. 안내사분의 설명을 듣고 실제로 평화의 댐을 마주했을 때는, 그 잔잔함과 평온함에 압도되는 느낌이었다. 

평화의 댐 방문 뒤에는 이번 국토대장정 동안 가장 힘든 구간이었던, 칠천교와 오천터널을 거쳐 오미리 마을로 향하는 행군 코스가 이어졌다. 걸은 시간은 두 시간 정도였지만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오르막을 오르는 건 여간 쉽지 않은 일이었다. 배낭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고 햇빛이 시야를 따갑게 해도, 함께하는 대원들이 있어 힘을 낼 수 있었다. 동시에 완전 군장을 한 채 훈련할 군인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일상 속에서 군인을 마주할 일도, 떠올릴 일도 드문 터라 이번 국토대장정 일정 내내 그들을 향한 감사함과 경외심을 품고 지냈다.

점심으로 먹은 막국수는 정말 맛있었다. 두 그릇을 해치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분명 함께 참여한 친구도 좋아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몇 그릇을 먹었냐고 물어봤고, 친구는 당당히 세 그릇이라고 답했다. 함께 뜻깊은 순간을 함께하고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즐기는 우리가 웃기고 좋았다. 또 맛있는 식사 장소를 마련해 주신 재향군인회 측에 감사의 마음도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북한강을 따라 붕어섬을 향해 걸었다. 완만한 길에 나무가 만들어주는 그늘, 북한강 풍경까지 더해지니 힘든 줄 몰랐다. 조원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도착한 붕어섬. 붕어 모양이라 붕어섬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안내도를 보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15사단 신병교육 대대로 향했다. 

저녁에는 이화수 안보국장님의 인사말이 있었다. 40년 넘게 군 생활을 하셨다던 안보국장님은 잠시 군 시절 얘기를 해주시며 모두 건강하게 즐기며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이후 간식을 먹으며 문화제 무대를 준비했고, 생활관으로 돌아가 점호를 진행했다. 조기 귀가한 인원을 대체할 불침번을 정했는데, 자진해서 내가 맡았다. 처음 해보는 불침번이 어색하면서도, 의자에 앉아 하루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좋았다. 

안보국장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포기하는 것도 습관이 되고 성취하는 것도 습관이 돼요. 그러니 삶에 작은 성취를 늘려야 해요. 작은 성취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큰 성취도 보다 쉽게 해낼 수 있습니다.” 울림이 있는 말이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작고 사소한 일들도 진심을 다해 해내고 성취하는 습관을 들이다 보면, 그런 태도가 결국 큰 성취를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오늘의 포기는 무엇이었나 돌아보고, 오늘의 성취는 무엇이었는지 되뇌어보았다. 하루를 오롯이 적립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넷째 날(6/28)

15사단 신병교육대대 – 15사단 수색대대 – 금성지구전투 전적비 – 주상절리길  - 6사단 신병교육대대

생활관을 빠져나와 15사단 수색대대에서 장비 체험을 시작했다. 보기만 해도 묵직해보이던 군장부터, 수통, 총, 망원경 등 신기한 군 물품들이 가득했다. 가벼워 보이는 총을 들어보려고 손을 뻗은 나는 무게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총이 가장 가벼운 축에 속한다고 하셨다. 군인들이 짊어지는 무게는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위장복을 입으신 군인분께 말을 걸어봤는데 대답을 하지 않으셨다. 그런 것조차 위장의 한 부분인 것 같이 느껴져 재밌었다. 

 ▲ 2024년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 ⓒkonas.net

 

다음으로는 금성지구전투 전적비로 향했다. 금성지구전투는 지금의 철원군인 지역에서 벌어진 6·25 최후의 전투이자, 중공군을 크게 제압하는데 성공한 사상 초유의 승리를 가져다 준 전투라고 한다. 전적비를 향해 계단을 오르는데, 가까워질 수록 전적비의 끝은 보이지 않고 우뚝 솟은 느낌이 들었다. 큰 승리를 기리는 전적비여서 그런지 괜히 나까지 위풍당당한 느낌이 들었다.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주상절리길로 발길을 돌렸다.

점심 식사를 마친 뒤 주상절리길을 탐방했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주상절리를 실제로마주하다니, 설레고 값진 경험이었다. 조원들과 사진도 많이 찍고, 곳곳의 안내표지판을 확인하며 주상절리에 대해 공부도 하며 말 그대로 탐방의 시간을 보냈다. 주상절리 탐방이 끝난 뒤에는 삼부연 폭포의 멋진 풍경과 아이스크림을 즐기고, 6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잠을 청했다. 

다섯째 날(6/29)

6사단 신병교육대대 – 제 2땅굴/평화전망대 – 철원역사문화공원 – 백마고지전적지 – 태풍전망대 – 28사단신병교육대대

대장정 5일 차는 아쉬움과 함께 눈을 떴다. 어느덧 막바지에 다다라 있는 일정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제2 땅굴을 견학하면서도 곳곳을 눈에 생생하게 담아두려 애썼다. 자꾸만 머리를 통통 부딪히는 탓에 정신이 없긴 했지만 말이다. 땅굴을 나와서는 평화전망대로 향했다. 안내사님의 설명을 듣고 전시물과 통창으로 들어오는 풍경을 비교하며 살펴 보았다. 군사분계선, 남방한계선, 북방한계선 등 이름만 들어보았던 것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철원역사문화공원에서 전투식량을 먹었다. 재향군인회 여성회에서 직접 음식을 나눠주시며 응원해 주셨는데, 그게 그렇게 따뜻하고 힘이 될 수 없었다. 처음 보는 전투 식량은 데우는 방식이 굉장히 신기했다. 소불고기 덮밥을 골랐는데, 당연히 딱딱한 밥을 먹을 것이라 예상한 것과는 다르게 잘 데워진 촉촉한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백마고지 전적지로 이동했다. 

백마고지 전적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백마상과 백마고지 전적비 위령비에서 내려오며 행진했던 장면이다. 위령비 앞에서 묵념을 드린 뒤 열을 맞춰 내려갔는데,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들과 정렬된 발걸음, 양옆으로 수놓은 태극기까지, 벅찬 순간이었다. 백마고지 전적지를 내려온 뒤 5일 차의 마지막 일정인 태풍 전망대까지 둘러본 뒤, 28사단 신병교육대대로 향했다.

5일 차 점호는 다시 김성래 단장님께서 진행하셨다. 하루하루의 습관이 쌓여 인생이 된다는 말을 해주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늘 하루 정도는…, 오늘 하루만…’ 하며 날려 보낸 시간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런 말들로 하루의 불성실함을 덮어버린 적이 있다. 결국 인생을 잘 살아내는 것은 하루를 잘 보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곤했는지 금세 잠에 들었고, 1시부터 2시까지 불침번을 선 뒤 마저 잠을 청했다. 나중엔 이 조각잠이 그리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밤이었다. 

여섯째 날(6/30)

28사단 신병교육대대 – 평화누리길 8코스 – 평화누리공원 – 애기봉전망대 – 해병2사단 동원교육대대

땅을 촉촉이 적신 비 냄새와 함께 시작한 하루였다. 지급받았던 우의를 꺼내 입고 빗 속을 걸었다. 늘 비가 올 땐 우산과 함께 했었는데, 우산 없이 비옷에 모든 것을 맡기니 더 자유로워진 기분이었다. 조원들이 부르는 군가를 따라 불렀다가, 또 신나는 노래를 틀었다가, 하면서 행군을 즐겼다. 휴식 지점에서 받은 초코파이는 정말 맛있었다. 왜 군대의 최고봉 간식이 초코파이인지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간식을 먹고 에너지를 충전한 뒤 발걸음을 재촉했다. 약 세 시간가량 걸어서 도착한 곳은 임진강 역이었다. 사진을 찍고, 이동해서 점심을 먹은 뒤, 평화누리공원으로 향했다.

 

 ▲ 2024년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 ⓒkonas.net

 

임진강 평화누리공원에는 바이킹 등 놀이기구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케이블카도 있었다. 빗속 행진에 지쳤던 탓인지 나는 근처 매점들만 둘러보았다. 다음으로는 애기봉 전망대로 향했다. 담당 군인분께서 설명해 주시는 내용을 듣는데, 자기가 주둔하는 지역, 담당하는 업무를 완벽하게 설명하시는 게 정말 멋있어 보였다. 눈 앞에 펼쳐진 한강 너머에는 개성시가 있었고, 전망대 기준 왼쪽 편의 유도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셨다. 망원경으로 북한 쪽을 살펴보자, 마을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소도 보았고, 밭일하는 북한 주민들도 보았다. 가까우면서도 먼 듯한 북한이었는데, 그들의 일상을 직접 확인하니 기분이 더 묘했다. 

일정을 마무리한 뒤 해병 2사단 동원교육 대대로 이동해 짐을 풀고, 청룡회관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삼겹살 파티를 하고 문화제 행사를 했다. 모두들 어디서 나오는지 모를 에너지로 신나게 춤추고 놀았다. 우리 조가 준비한 까탈레나 무대도 성공적으로 마치고, 친구의 차례가 됐을 때 동영상을 찍으며 열심히 무대를 관람했다. 기분 좋은 행복으로 가득했다.

일곱째 날(7/1) 

해병 2사단 동원교육대대 - 해군 2함대 – 천안함/서해수호관 참배 – 해단식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서해 해역을 방위하는 해군작전사령부의 2함대로 향했다. 서해수호관 내부에서는 바닥에 그려진 지도와 실제 북방한계선 위치에 맞춰 그어진 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평해전, 대청해전,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사건 등에 관한 기록물과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많은 군인들을 보며 전쟁은 모두에게 재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안함 46 용사 중 한 명인 민평기 상사의 어머님께서는 326 기관총을 해군에 기부하셨다고 한다. 아들을 잃은 슬픔이, 국가의 해군력을 보강하고자 기부하는 행동으로 이어진 것이 대단하고 존경스러웠다. 

피격 당한 천안함 선체를 보고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말 그대로 두 동강이 나있었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고통받았을 해군 대원을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불편했다. 그들이 지켜준 해역을, 이 대한민국을 잘 보전해 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온 마음을 다해 참배를 드리고 해단식 장소로 향했다. 

해단식은 출정식보다 더 크고, 웅장하게 진행됐다. 수료증과 군번줄을 받고 나니 프로그램이 끝났다는 게 실감이 났다. 모든 과정을 잘 마무리한 것이 뿌듯하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아쉽기도 했다. 해단식을 연습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상태 향군회장님이 도착하셨다. 

해단식은 빠르게 진행됐다. 사회자님의 진행 하에 학생 대표들이 수료증을 수여받고, 조장들은 깃발을 들었다 내렸다 하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해단식에 참석하신 원로분들의 얼굴을 보니 뭉클하면서도 벅찬 기분이 들었다. 주름에 가려져 있는 그들의 젊은 시절의 열정이 대한민국 곳곳에 닿아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감격적이기까지 했다. 출정식과 마찬가지로 한 줄로 서서 모든 분들과 악수를 했는데, 출정식 때는 느낄 수 없던 많은 감정이 느껴졌다. 잘 마친 우리를 대견해하시는 표정, 반짝이는 휘장들, 6박 7일간 보고, 들었던 수많은 군사 관련 내용들. 다시는 없을 뜻깊은 경험을 한 것에 감사하며 한 분 한 분께 눈을 맞추고 인사를 드렸다. 마지막으로 버스를 타고 떠나며 진태현 의료팀장님, 이종현 사진팀장님과 인사를 나눌 때는 울컥하기까지 했다. 늘 웃는 모습으로 맞아주시며 아름다운 장면을 담아주시려고 노력하시던 장면이 눈에 선했기 때문이다. 서울에 도착해서는 이승훈 부단장님이 한 명씩 이름을 부르며 수고했다고 토닥여 주셨다. 그 따뜻한 눈빛과 마음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 2024년 향군 대학생 국토대장정 ⓒkonas.net

 

에필로그 

국토대장정이 끝난 뒤 나의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늘 그랬던 것처럼 대학생으로서의 활동을 이어 나가고, 취업에 대한 고민을 하고, 친구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 그러나 호국 의식과 관련해서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1,033km의 동서횡단을 하며 방문한 군사 관련 시설, 관람했던 전시, 눈으로 보았던 한강 이북의 땅. 이 모든 것들은 내 마음에, 그리고 머리에 고스란히 남아 호국, 방위, 국방 관련 감각들을 심어주었다. 이제 나는 엉성하지만 제식과 함께 점호도 할 줄 아는, 해군 2함대의 위치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재향군인회와 스태프분들이 아니라면 없었을 소중한 경험이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쳤던 그들이 없었다면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순간들이다. 그 노고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나라를 지키고 부강하게 할 것을 이 기회를 빌려 다짐한다. 그리고 이번 국토대장정에서 그 길을 함께 걸어갈 수있었던 많은 동지들을 확인했다. 

이전에 보았던 한 드라마의 엔딩 문구가 떠오른다. ‘먼저 가신 분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소중한 이땅에서, 마음껏 행복하십시오.’ 소중한 이 땅을 앞으로 더 사랑하고, 마음껏 행복하며, 후대에 이 문구를 그대로 전해줄 수 있도록 아낄 것을 약속한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마무리하고 싶다. 감사드립니다.

We are the One! Yaah!  Yaah!  Yaah! (konas)

손승아 : 경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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