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親김정일 세력은 을사5적 보다 나쁘다"며 남한의 親北 흐름을 강도 높게 비판한 황장엽 前 북한 노동당 비서(現 북한민주화동맹 위원장)가 이번에는 "북한 노동당은 김정일의 의도를 집행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했고 軍이 당위에 오르게 되었다"며 김정일 정권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 황장엽 북한민주화동맹 위원장

 황 위원장은 지난 2일 '미국의 소리'(VOA)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김정일 독재정권의 본질에 대해' 설명하며 "선군 사상은 완전히 군국주의적 이념으로 주체사상의 진수는 선군 사상"이라고 말한 뒤 "이것은 북한 체제가 김일성 때보다 훨씬 후퇴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김정일 독재체제가 독재의 가장 나쁜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위원장은 김일성 집권 당시에도 북한에는 '군국주의적 경향'이 있었지만 이는 "군사독재가 아닌 黨의 독재를 기본으로 했고 군대 또한 黨의 영도를 철저히 강조했다"며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北 선군 정치를 '김정일 주의'로 승격

 "김정일 시대에 들어와서 黨은 수령의 의도를 집행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됐고, 군대를 黨 위에 올려놓게 되었다. 黨이 포괄적인 통치수단이기 때문에 당을 내놓지만 실지 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본 수단은 군대다. 독재는 이기주의를 폭력과 기만의 방법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폭력의 대표적인 역량은 바로 군대다. (이 때문에) 김정일은 자신의 독재체제를 폭력으로 유지하기 위해 군대를 계속 강화해 왔다"

 이처럼 북한의 선군 사상을 앞세운 선군 정치가 '김정일 주의'로 승격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난 5월 연합뉴스에 보도된 바 있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당시 정부관계자는 "1995년 선군 정치가 나온 이후 심화 발전과정을 거치고 있다"면서 "선군 정치 개시 10돌을 맞은 올해 내부적으로 '김정일 주의'로의 승격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관계자는 "선군 정치가 주체사상처럼 정치·사상, 혁명과 건설, 정책의 근원으로 지위가 격상되는 과정으로 보인다"면서 "1970년대 주체사상을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새로운 높은 단계로 규정한 것처럼 최근 선군 사상을 '주체사상의 새로운 높은 단계'로 규정한 점이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김정일 독재, 한국에서 지지·타협해 문제" 
 
 한편 황 위원장은 "주권은 국민의 생명, 운명에 대한 권리이기 때문에 주권은 절대로 개인이 가질 수 없는 것이지만 김정일은 세습을 통해 주권을 독점하고 있다"고 말한 뒤 북한의 김 부자 세습독재에 대해 다음과 비판했다.

 "김정일은 지금 주권을 완전히 독점했을 뿐만 아니라 세습적인 방법으로서 아버지에게서 그것을 물려받았을 뿐 아니라 자기 아들에게 그걸(주권) 물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것 하나만 보더라도 얼마나 철면피한 독재인가. 반봉건 민주주의 혁명 때 벌써 세습제도는 안 된다고 하는 것. 신분제도가 세습적으로 계승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이, 세계적인 범위에서 다 확정됐는데 오늘날에 와서 세습적으로 자기 독재권을 넘겨준다는 게 말이 되는가."

 황 위원장은 이어 "이렇게 명백한 독재를 민주주의 입장에 서있는 한국에서 지지하고 타협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독재를 지지하고 타협하는 사람들이 민주주의적인 입장을 가졌다고 볼 수 없고, 인민을 사랑하고 국가를 사랑하는 애국주의적 입장을 가졌다고 볼 수 없다"고 못박았다. (konas)

 김필재 (코나스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