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그동안 식량수입의 90%를 외국과 국제기구에 의존해 왔으며, 식량구입에 충당해야 할 자금을 전투기 등의 구입에 전용해 왔다고 일본의 산케이신문(産經新聞)이 3일자로 보도했다. 아래는 기사의 全文이다.

▲미국의 NGO단체인 'UCHRNK'는 최근 자체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식량구입에 사용해야 할 자금을 무기구입과 간부를 위한 사치품의 구입에 충당해왔다고 밝혔다. 사진은 북한이 카자흐스탄으로 구입한 것과 동일한 기종의 Mig-21 전투기의 모습.(사진출처: 美 군사전문사이트 'Global Security')

 미국의 비(非)정부조직(NGO)인 'UCHRNK'(U.S. Committee for Human Rights in North Korea)는 지난 1일 'Hunger and Human Rights: The Politics of Famine in North Korea'라는 제목의 조사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그동안 국제기구와 민간단체의 활동을 제한해 왔으며, 대북 식량지원이 주민들에게 전달되고 있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조사까지 방해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세계식량계획'(WFP)과는 별도로 북한에 식량지원을 하고 있는 최대의 원조국, 중국과 한국에 대해 WFP를 통한 대북(對北) 지원으로 전환하도록 요구했다.

 이번 보고서는 북한 경제에 밝은 美 국제경제연구소(IIE)의 마커스 놀랜드(Marcus Noland) 연구원 등이 '세계식량계획'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통계와 탈북민 1,000명의 인터뷰 등을 기초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북한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식량 지원비율은 1995년 이후 계속 늘어 지난 2001년부터는 전체 식량의 90% 이상을 외부 지원으로 충당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북한이 식량구입에 사용해야 할 자금을 무기구입과 간부를 위한 사치품의 구입에 충당해왔다"며 지난 1999년 식량구입을 20만 톤 이내로 억누른 대신, 카자흐스탄으로부터 Mig-21전투기(40대)와 군용 헬리콥터 등을 구입한 것을 구체적인 사례로 들었다. 

 한편 보고서는 대북(對北) 지원물자는 일반주민에게 전달되지 않고, 軍과 고급관료 등에 밀매 됐으며 최근에는 시장에 나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보고서는 탈북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40%가 외국으로부터의 지원을 몰랐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원을 받고 있음을 알고 있었던 탈북민 중에서도 지원물자를 받은 것은 불과 7%밖에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UCHRNK'의 데브라 리앙-펜턴(Debra Liang-Fenton) 사무국장은 "북한은 원조국의 관대함을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은 1990년대 가뭄과 홍수로 인한 대기근의 결과 60~100만 명이 사망했으며, 지금도 여전히 수백 만 명의 주민들이 만성적인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konas)

 김필재 (코나스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