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영령 5만기를 수용하는 납골탑 형태의 호국용사묘지 건립사업이 첫 삽을 떴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회장 李相薰)는 13일 경기도 이천시 설성면 대죽리 공사현장에서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했다.

▲ 이상훈 재향군인회 회장과 이해찬 총리,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13일 경기도 이천시 설성면 수도권 호국용사묘지 기공식에 참석, 발파 축하 버튼을 누르고 있다.ⓒkonas.net

 이날 기공식에는 이해찬 국무총리와 박유철 국가보훈처장을 비롯한 정부요인과 손학규 경기도지사와 각 군 총장 및 원로 장성회원, 무공수훈자, 참전단체 대표, 향군 임직원, 지역주민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오는 2007년 12월에 완공될 예정인 이천 호국용사묘지는 이천의 명산 노성산(老星山)기슭의 9만 2천여평 규모의 부지 위에 건립되며 총 공사비 383억원의 예산을 들이게 된다.

 호국용사묘지 조성사업은 국립묘지 안장요건이 엄격히 제한되어 있는 현실을 감안, 일반 참전용사들에게도 안장혜택을 주기 위해 재향군인회가 추진해 온 역점사업 중의 하나. 향군은 또한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과 장제 문화 개선을 선도하기 위해 이천 호국용사묘지를 야외 납골탑(5만기)으로 조성하는 한편, 현충탑을 비롯한 각종 조형물을 조화롭게 설치해 명실상부한 호국성지로서의 면모를 갖출 계획이다.

▲ 호국용사 기공식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konas.net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이해찬 국무총리는 치사를 통해 "오늘의 조국을 지키기 위해 신명을 바치신 호국용사들의 안식처가 될 호국용사 묘지 기공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우리 조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사망하신 호국영령들을 가슴깊이 추모하며 참전용사들을 비롯, 호국용사들에 대한 경애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재향군인회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노고가 크셨으리라 생각한다"고 이날 기공식의 의미를 되새기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 총리는 이어 "우리 민족은 전쟁폐해를 딛고 일어나 세계 11위 GDP의 강국이 되었고 베이징 6자회담에서 보듯 동북아 국제질서의 한 축으로서 확고한 위상을 가지게 됐다. 이 모든 것은 조국수호와 조국 현장에서 자신의 몸을 다 바쳐 헌신한 호국용사들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이젠 지역과 세대를 넘어 신뢰와 관용을 기반으로 국민통합을 이뤄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훈 재향군인회 회장은 "오늘날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국가정책의 최우선 과제의 하나로 호국용사들의 명예와 권익을 보장하고 있다. 특히, 호국용사들과 그들의 가족에 이르기까지 안장혜택이 주어지는 국립묘지를 지역단위로 만들어서 그곳에서의 추모행사를 통해 호국정신을 선양하고 있다"며 "이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전대미문의 6.25전쟁을 치른 세계유일의 분단국가이면서도 호국용사들에 대한 국가차원의 보훈혜택은 아직까지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 기공식 버튼을 누르자 '축하포탄'이 터지고 있다. ⓒkonas.net

 이 회장은 이어 "연금을 못 받고 훈장을 받지 못한 많은 6.25 및 월남전 참전용사들에게는 혜택이 주어지지 않고 있다. 설사 법 개정을 통해 참전용사들에게 안장 혜택이 주어진다 하더라도 국립 현충원에서 수용 가능한 잔여 안장 기수가 3만 2천여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70만 참전용사들의 안장 수혜는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이와같은 현실을 감안해 저희 향군이 주관하고 있는 호국정신 선양 운동의 일환으로 5만여기를 수용할 수 있는 호국용사 묘지를 13개 시.도에 1개소씩 조성해 모든 참전용사들에게 안장 혜택을 부여한다는 목표 아래 호국용사 묘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호국묘지 조성 배경을 밝혔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축사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2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고 아시아의 모범적인 민주국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불굴의 민족혼을 물려주신 애국선열들이 계셨기 때문"이라며 "호국용사들께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신명을 바쳐 싸워주시지 않았다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 당면하고 있는 경제적·안보적 어려움 역시 참전용사들께서 보여주신 위국헌신의 정신을 오늘에 되살린다면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 이상훈 재향군인회 회장이 식사를 낭독하고 있다.ⓒkonas.net

 손 지사는 이어 "그런 의미에서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하신 분들에게 응분의 보답을 하고 그 뜻을 널리 기리는 일은 참으로 중요한 국가적 과제이다. 많은 선진국들이 보훈제도 개선에 노력하고 있는 것은 국가공동체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힘이 보훈에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저는 오늘의 이천 호국용사묘지 조성과 내년 1월의 '국립호국원' 승격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도 참전용사와 가족들을 진정으로 예우하는 풍토가 뿌리내리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보훈문화 확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이날 기공식에는 20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konas.net

 한편, 이날 기공식에는 호국·참전용사 단체 회원과 이천시 주민들의 높은 참여와 관심으로 준비한 1500여 석의 좌석이 행사 시작 전에 동이 나는 등 성황을 이뤘다.

▲ 수도권 호국용사 조성사업 조감도.ⓒkonas.net

▲ 이날 기공식에는 군악대가 지원돼 각종 행사음악을 연주했다.ⓒkonas.net

▲ 재향군인회 여성합창단이 군가 등을 합창하고 있다.ⓒkonas.net

▲ 윤광웅 국방부장관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등이 축하화환을 보내왔다.ⓒkonas.net

▲ 기공식을 축하하는 애드벌룬이 띄워져 있다.ⓒkonas.net

▲ 즐비하게 서 있는 포크레인이 호국용사 묘지 건립의 첫삽을 뜰 준비를 하고 있다.ⓒkonas.net

(konas)

 윤경원(코나스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