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과 대표적 親北 단체인 '통일연대'가 지난 5일 자유진영 청년단체 회원들이 경기도 파주 보광사 내 간첩·빨치산 묘역을 해체한 것에 대해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 "천인공노할 수구세력의 만행"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대한민국 H.I.D 특수임무청년동지회'(회장 오복섭)회원들이 5일 오전 해머를 이용해 완파한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보광사 소재 간첩-비전향장기수 묘역/사진 김필재 기자

 민주노동당의 박용진 대변인은 6일 국회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H.I.D 특수임무청년동지회'(회장 오복섭)가 묘역을 해체한 것에 대해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이 유골에까지 색깔론을 덧씌우는 태도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한나라당이 이 문제와 관련 2일 주요 당직자 회의를 통해 원내대표까지 나서서 '국가정체성' 운운한 것에 대해 반성을 촉구한다"며 "어제 일은 우리 역사에 있어서는 안 될 부끄러운 한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삼고 있는 NL(민족해방)계열의 극렬 左派 성향의 親北단체인 '통일연대'(상임대표 한상렬)는 6일 성명을 통해 "6.15 통일시대에 소위 '부관참시' 깡패만행이 대한민국 땅에서 벌어졌다"며 "살인적인 고문에 맞서 싸우고, '조국통일'만을 바라며 투쟁하다 살다 가신 장기수 선생님들의 묘역을 만든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통일연대는 이어 "골동품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은 6.15공동선언발표 이후 민족의 통일대하속에서 반통일반민족적인 자기 정체성을 더는 존속시켜나갈 수 없게 되자, '대한민국 정체성을 앞세워 좌익, 우익 색깔논쟁수법'을 택했다"고 언급한 뒤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생각이 틀리다는 이유 하나로 해머를 휘두르고, 묘역을 파헤치는 이들은 사실 '수구'단체도 아니요, 인륜도 져버린 깡패집단으로 조선일보, 한나라당의 행동대원일 뿐이다. 골동품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은 색깔논쟁 중단하고 당장 해체하라! 묘역훠손에 관여한 단체들은 무릎꿇고 사죄하고 당장 해산하라!"

 코나스와 미래한국신문은 지난 달 19일 경기도 파주시 보광사에 간첩·빨치산 출신 6명의 유해가 안치된 소위‘통일애국투사묘역’이 조성돼 있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이후 조선일보는 본지의 기사 및 제공된 자료를 근거로 1일과 2일 묘역 문제를 이슈화했고, 2일 동아·문화·세계일보도 비판적 사설과 칼럼을 게재했다.

 언론보도 이후 한나라당과 시민단체들의 규탄이 잇따랐다.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는 2일 "보광사 묘역 조성은 대한민국 정체성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일이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묘역을 둘러 본 '통합미래특위'소속 한나라당 최병국 의원과 주호영 의원은 성명을 통해 "간첩과 빨치산이 그토록 미화되었음에도 정부가 방치했다면 중대한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 5일 오전 11시경 대한민국 H.I.D 특수임무청년동지회(회장 오복섭) 소속 회원들이 묘역 내 간첩과 빨치산 출신들을 각각 ‘의사(義士)’와 ‘애국통일열사’로 새겨놓은 비석들을 해머 등을 동원해 철거했다. (konas)

 김필재 코나스 객원기자 climb1@hanmail.net